구스타보 두다멜 LA 필하모닉 음악감독이 전하는 '마법같은 음악'
구스타보 두다멜 LA 필하모닉 음악감독이 전하는 '마법같은 음악'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03.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대 젊은 감독 구스타보 두다멜 "음악을 사랑하고 존중"
-베네수엘라 빈민층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의 수혜자
-"치유와 화합을 이끄는 음악"
-창단 100주년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특징? "늘 도전을 추구"
구스타보 두다멜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감독/사진=마스트미디어
구스타보 두다멜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감독/사진=마스트미디어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어린 시절 나에게 음악은 선물이었다. 음악을 통해 느꼈던 마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구스타보 두다멜은 음악이 치유와 화합, 영감을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베네수엘라 빈민층 아이들을 위해 1975년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 의해 시작된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1981년 베네수엘라의 바르키시에토에서 태어난 두다멜은 하신토 라라 음악원에서 바이올린을 배웠다. 이후 라틴아메리카 바이올린 음악원에 진학해 루벤 코바, 호세 프란시스코 델카스티요와 함께 바이올린 공부를 이어갔다.

이후 19세의 나이에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으로 취임한 두다멜은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멘토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스웨덴, 보스턴, 비엔나 등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진행 중인 엘 시스테마 유사 프로젝트들을 지원하고 있다.

두다멜은 올해로 창단 100주년을 맞은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10년째 이끌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예술 확산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파에즈 메달과 파블로 네루다 문화예술공헌상, 2016년 아메리카 소사이어티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론지 음악학교로부터 레너드 번스타인 공로상을 받았다. 2013년에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상 중 하나인 뮤지컬 아카데미 선정 올해의 음악가상을 수상했으며 그라모폰 명예의 전당에 등록됐다.

LA 필하모닉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로 한국 팬들과 세 번째 만남을 앞둔 두다멜이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호텔에서 기자간담회 개최했다. 다음은 두다멜과의 일문일답.

구스타보 두다멜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사진=마스트미디어
구스타보 두다멜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사진=마스트미디어

-한국을 방문한 소감은.

서울에 오게 돼 굉장히 기쁘고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처음 서울을 방문했던 건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청소년 관현악단)와 함께였고, 그 다음엔 LA 필하모닉과 함께 왔었다. 나에게 서울은 굉장히 특별한 곳이다. 관객들이 따뜻하고 음악을 사랑한다. 무엇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영재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 유스 오케스트라 같은 경우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에서 영감을 받아 세워진 최초의 해외 유스 오케스트라다.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음악을 통해 새로운 베네수엘라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갖고 창립됐다. 아브레우는 가난한 환경에서 마약과 폭력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던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눠주고 음악을 가르쳤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올바른 인성을 갖추고 책임감, 협동심 등을 키워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데 큰 가치를 뒀다.

구스타보 두다멜은 '엘 시스테마' 출신의 가장 성공한 음악가로 불린다. 그를 비롯해 베를린필의 최연소 콘트라베이스 연주자가 된 에딕손 루이스, 플루트스트 페드로 에우스타체,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에드워드 풀가르 등 엘 시스테마의 수혜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엘 시스테마'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음악은 당신의 어린 시절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나의 어린 시절은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음악에 마법이 있고, 음악이 우리를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한 것은 살사와 같은 라틴 음악이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클래식 음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에는 경계가 없다. 음악은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음악은 선물과도 같았다 음악을 통해 느꼈던 마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본인이 경험한 음악의 마법이 있다면.

지휘를 하는 순간에도,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감상하는 순간에도 음악의 마법을 경험한다. 나의 길지 않은 인생에서 최고의 아티스트와 작업하는 특권을 가져왔다. 내가 경험한 인생의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순간을 생각해보면 유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할 때다. 그들의 공연을 보고 있으면 어린 시절 고향 베네수엘라에서 음표와 싸우며 음악을 꿈꾸던 때를 떠올리게 된다. 

어려운 지역에 가서 음악을 통해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볼 때, 그들이 책임감을 다해서 연주할 때 진정한 마법을 경험한다.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삶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게 마법이다.

또, 이번 월드투어를 LA 필하모닉의 지난 100주년과 앞으로의 100주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유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것도 나에겐 마법 같은 순간이다.

구스타보 두다멜 감독, 에스더유 바이올리니스트/사진=마스트미디어
구스타보 두다멜 감독, 에스더유 바이올리니스트/사진=마스트미디어

-한국에 처음 방문했을 때에도 말러의 교향곡 제1번 라장조 '거인'을 선보였다. 혹시 그때와 비교해 곡 해석이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이 곡을 처음 지휘한 게 16살 때였다. 그 뒤로도 오랜시간 나와 함께 한 곡이다. 아름다운 우연인 것이 LA 필하모닉에서 처음 데뷔했을 때도 이 곡을 지휘했다. 계속 이 곡과 함께하면서 새로운 관점과 요소가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곡에 담겨있는 영혼과 정신은 계속 유지해왔다. 그것만큼은 16살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곡에 담겨있는 젊은 정신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말러도 이 곡을 작곡했을 때가 28살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곡을 지휘할수록 점점 더 젊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웃음)

-그 곡을 지휘할 때 특별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있나.

이 곡을 처음 지휘 한 이후 지금까지 100회 이상 지휘했다. 그런데 할 때마다 첫 지휘 당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했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불가능한 것들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젊음을 느끼게 된다. 이번 공연에서도 어떤 느낌일지 기대된다.

구스타보 두다멜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사진=마스트미디어
구스타보 두다멜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사진=마스트미디어

-음악은 어렸을 때 자신을 사로잡았던 마법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는데, 현재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좋지 않다. 음악이 그들에게 마법 같은 순간을 선물할 수 있을까.

음악은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베네수엘라가 겪고 있는 끔찍하고 힘든 시기가 지나고 새로운 시대가 오면, 음악이 안 좋은 상황을 치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엘 시스테마에 깔려있는 정신이다. 힘든 시기일수록 사람들은 흩어지려고 하는데, 음악의 힘과 마법으로 사람을 화합시키는 것이다. 음악은 분노와 불안을 치료하는 다리가 될 수 있고, 모두가 형제라고 생각하고 화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년간 전 세계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데 특별한 체력관리 비법이 있나? 열정은 어디서 나오나.

내가 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지 않을까. 음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늘 정신을 젊게 유지하려고 한다.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 함께하는 (왼쪽부터) 사이먼 우즈 LA필하모닉 CEO, 구스타보 두다멜 감독, 에스더유 바이올리니스트, 김용관 마스트미디어 대표/사진=마스트미디어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 함께하는 (왼쪽부터) 사이먼 우즈 LA필하모닉 CEO, 구스타보 두다멜 감독, 에스더유 바이올리니스트, 김용관 마스트미디어 대표/사진=마스트미디어

-2009년부터 이끌어 온 LA 필하모닉 만의 특징이 있다면.

처음 감독을 맡았을 때부터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라고 느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지내면서 나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개성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며 도전을 추구한다. 새로운 음악과 지역 사회에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려 노력한다. 지난 10년간 LA 필하모닉과 함께하면서 이뤄왔던 많은 업적들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관련기사

관심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