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영화의 강렬함은 피로감을, 희미함은 물음표를 남긴다.
영화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구명회(한석규)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련화(천우희)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독립 장편 영화 '한공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수진 감독은 든든한 지원군들과 함께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배우들의 '우상' 한석규와 설경구가 불꽃 튀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천우희 역시 두 배우에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의 색은 극이 진행될수록 어두워지고 무거워진다. 강렬한 캐릭터를 내세워 관객에게 아주 조금씩 무언가를 던지며 따라오라 손짓하지만 이야기는 갈수록 희미해진다. 끌려가듯 도착한 마지막이 돼서야 비로소 긴장감이 풀린다. 상업 영화에서 긴 상영 시간 동안 관객의 시선을 잡아둔다는 것은 대단히 큰 장점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매력과 경쟁력을 찾아내긴 힘들다.
배우들의 폭발하는 감정연기에 이끌려 2시간 24분을 버텨 도착한 결말에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와 함께 피로감을 선물한다.
첫 번째 장편 상업 영화를 연출한 이수진 감독은 영화에 대해 "이루고 싶은 꿈이나 신념이 맹목적으로 바뀌게 되면 그것 또한 하나의 '우상'이 된다"고 밝혔다.
잔인한 장면이 종종 등장하지만 15세 관람가다.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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