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아프리카에서 덜덜 떨다 [인터뷰365 육홍타 칼럼니스트] 첫 번째 아프리카 여행은 당일치기였다. 스페인의 말라가에 일주일 묵고 있을 때였는데, 모로코를 당일로 갔다오는 패키지(?)가 있길래 다녀왔다. 아프리카 여행이라기보다는 아랍여행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짧은 첫걸음이었다.두 번째는 그로부터 16년뒤, 딸과 함께였다. 이 아프리카 여행은 한마디로 추위와의 전쟁이었다. 추워서 덜덜 떤 것이 전 일정을 관통하는 추억이다.아프리카 전문여행사는 세 군데가 유명한데 모두 영국계 회사들이다. 우리는 아카시아라는 회사의 상품 중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며, 텐트를 치고 야외에서 자는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모험심이 부른 만용이었다.긴 여정을 일주일 정도로 토막 내어 파는 상품이어서 자유롭게 구간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 빅토리아폭포가 있는 잠비아의 리빙스턴에서 출발하여 보츠와나를 거쳐 남아공으로 내려와 요하네스버그에서 끝나는 5박6일 코스를 골랐다.이 여행상품을 담당하는 한국대행사의 오리엔테이션에서 남반구 육홍타의 쉬다, 걷다 | 육홍타 칼럼니스트 | 2019-08-16 14:10 잘난 척의 결과 [인터뷰365 육홍타 칼럼니스트] 그리스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최근 남편과 이 문제를 놓고 이야기해 본 적이 있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같은 옛날 사람들 말고, 20세기 이후 현대 그리스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면?장관까지 역임한 반체제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 여걸형 언론인 오리아나 팔라치가 떠올랐지만 시의성 있는 인물들은 그 이슈가 사라지면 잊혀지게 되므로, 요즘 젊은이들은 잘 모를 거라는 데 의견이 일치되었다.가수 나나 무스쿠리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였지만 이 역시 흘러간 시절의 이야기... 결국 우리가 ‘예나 지금이나 인지도가 높은 그리스인’으로 꼽은 것은 소설가 카잔차키스였다.옛날 옛날 한 옛날 20세기의 어느 봄에 3주간 그리스를 여행했었다. 미운 일곱살 여덟살 두 아이와 함께 한 가족여행이었다. 그중 첫 일주일은 크레타섬에서 보냈다.아테네의 외항인 피레우스에서 배를 타고 한밤을 자고 나니 크레타섬에 도착했다. 배는 꽤 컸고 육홍타의 쉬다, 걷다 | 육홍타 칼럼니스트 | 2019-07-29 11:42 양주팔괴와 남가일몽 [인터뷰365 육홍타 칼럼니스트] 2010년 친구와 둘이서 대운하 기행을 떠났다.경항대운하라고도 부르는 중국 대운하를 보러 간 것인데, 지금 생각하면 당시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가 계속 시끄러웠던 참이라 뽐뿌를 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경항대운하라는 이름은 북경(베이징)과 항주(항저우)를 잇기 때문에 붙은 것이지만, 우리는 풀코스를 뛸만한 형편이 못 되었으므로 항저우에서 북상하여 양주(현대명은 양저우지만 문맥상 양주라는 한자음을 그대로 쓰기로 한다)에서 마치는 일정을 잡았다.양쯔강(양자강)을 건너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 것이다. 양쯔강 북쪽에 양주가 있었다.한국의 ‘양주’라고 하면 양주별산대놀이를 떠올리게 되듯이, 내게 있어 중국의 양주는 양주팔괴의 고장이었다. 무슨 무협소설의 악역쯤 되어 보이는 이름이지만 청나라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 서양식으로 말하자면 ‘에콜 드 양주’ 정도 될 것 같다.정확히 누구누구가 그 여덟 명에 들어가는가 하는 문 육홍타의 쉬다, 걷다 | 육홍타 칼럼니스트 | 2019-07-19 13:41 좌뇌형 인간의 뱃멀미 [인터뷰365 육홍타 칼럼니스트] 젊어서부터 나는 뱃멀미를 안 한다는 근자감이 충만해 있었다. 사실 아주 근거가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 남들이 다 멀미를 할 때 나홀로 의연했던 경험이 있었으니까.대학 졸업 직후 홍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배에서 풍랑을 만난 적이 있다. 이미 무슨 주의보인지 경보인지가 내려져 있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배였는데, 일기예보는 기대 이상으로 정확해서 엄청난 파도가 몰아쳤다. 배는 롤러코스터로 변했고, 사람들은 모두들 토하느라 난리였다.그런데 나는 멀쩡했다! 그래서 ‘나는 뱃멀미 안하는 체질인가 보다’하고 지레짐작한 것이다.그후 어떤 논문을 요약한 것을 읽었는데 ‘우뇌형 인간이 뱃멀미를 많이 하고, 좌뇌형은 잘 안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따지기 좋아하는, 전형적인 좌뇌형 인간인지라 금방 공감이 갔다.뱃멀미를 많이 하는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본 결과도 그랬다. 그들은 내가 그 논문의 주장을 소개하자 “그러고 육홍타의 쉬다, 걷다 | 육홍타 칼럼니스트 | 2019-07-12 09:45 [육홍타의 기행칼럼 쉬다, 걷다] 모든 여행은 시간여행이다. [인터뷰365 육홍타 칼럼니스트] 남미를 여행하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많은 개들을 만났다.소형견은 드물고, 진돗개 정도 크기의 개들이 제일 흔했다. 주인이 없는 유기견인지 잠시 외출 나온 개인지 알 수 없는 그 개들을 보면서 낯선 느낌과 낯익은 느낌이 동시에 들어서 잠시 혼란스러웠다.뭐지, 이 느낌은?낯선 느낌의 정체는 금세 파악이 되었다. 그 개들은 목줄을 하고 있지 않았다! 목줄로 이어진 누군가의 손에 끌려다니는 개들의 모습에 익숙해 있던 내 눈에 자유를 구가하는 그들의 유유자적함은 생경했다.그러자 낯익은 느낌, 데자뷰 같은 느낌도 이해가 되었다. 그 개들의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던 것이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이도 드물고, 그 개에게 목줄을 매어 끌고 다니는 사람도 드물던 시절이 있었다.아파트가 전국을 석권하기 이전, 단독주택이 대중적인 주거수단이었던 시절엔 대부분 작으나마 마당이 있는 집에 살았고, 개는 마당에 풀어놓고 길렀다.인간의 육홍타의 쉬다, 걷다 | 육홍타 칼럼니스트 | 2019-07-03 08:25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