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한 영화에 함께 출연한 '부전자전' 스타 (10)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한 영화에 함께 출연한 '부전자전' 스타 (10)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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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부자(父子)영화는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5살 안성기-부친 안화영과 동반 출연
-신성일-아들 강석현과 '비오는날의 수채화' 등 15편 함께 호흡
'청춘스타의 전설' 신성일이 아들 강석현과 함께 연기한 영화 '비오는날 수채화' 장면/사진=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우리 영화 100년사에서 별별 진기록이 많지만, 스크린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출연한 이색 기록은 흔치 않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부전자전(父傳子傳)의 영화로 이름을 올린 작품은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였다. 

보육원에서 장난을 치다가 손바닥으로 벌을 받는 장면에서 남자 꼬마가 울지 않아 NG를 내고 있는데 마침 안성기의 부친 안화영 씨에게 5살 아이를 핀치 히터로 데려와 촬영한 것이 오늘날 국민배우의 고고성(呱呱聲)이었다. 김지미도 이 영화로 데뷔하였으며 부친 안화영씨도 오빠 역할로 출연하면서 국내 첫 부자(父子)가 함께 출연한 영화로 기록됐다. 

5살이었던 안성기가 부친 안화영 씨와 함께 영화에 출연한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 포스터. 한국 영화 최초로 부자가 함께 출연한 영화다./사진=정종화

1961년 무더운 여름 신상옥감독은 일제강점기 농촌계몽에 헌신한 심훈의 '상록수'를 경기도 광능에서 촬영을 진행하였다.  

영화에서는 신영균과 함께 농촌 계몽을 하고 있는 허장강과 도금봉이 가난한 부부로 나온다. 당시 허장강은 부인과 헤어져 혼자였는데, 그는 형제인 허기호와 허승호를 데리고 현지 촬영지에 함께와 있었다. 이를 본 신상옥감독이 허기호를 즉석에서 부부의 아들로 픽업해 출연시키는 기발한 연출력을 보였다. 

신상옥 감독의 '상록수'포스터/사진=정종화

60년대 초 사극영화의 붐을 타고 충무로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안현철 감독은 '성춘향'의 배우 김진규를 내세워 임진왜란에서 호국불교의 기치아래 나라를 구한 '사명당'을 촬영했다.

이 영화를 통해 김진규의 전처 여배우 이민자와의 장남 김진철을 데뷔시켜 왜병을 무찌르는 승병으로 아들과 함께 연기하는 열기를 보였다.

가수 겸 배우 전영록이 아버지인 황해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 최기풍 감독의 '독불장군'(1987)장면/사진=정종화

7~80년대 하이틴물과 청년문화의 영화들이 쏟아졌는데, '부전자전'의 혈통은 1987년 최기풍감독의 이색전쟁물 '독불장군'으로 이어졌다. 전영록은 아버지 황해와 '부전자전'의 진가를 스크린에 유감없이 내뿜어 보였다.

영화 속 전영록은 6·25전쟁시 적군에서 람보처럼 고군분투하며 북한군 탄약고를 활의 명수 황해의 후원을 받는다. 솜사탕 같은 하이틴 스타의 이미지를 일신한 전영록의 전천후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이다. 

'청춘스타의 전설' 신성일도 아들 강석현과 함께 '내일은 뭐할꺼니'와 '젊은밤 후회없다'에 이어 1989년 곽재용감독의 '비오는날의 수채화'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출연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들의 공동출연은 '비오는날 수채화 2'까지 이어졌다.

신성일은 2013년 '야관문:욕망의 꽃'까지 노익장을 보였지만, 아들 강석현은 15편으로 연기 생활을 접고 스크린과 아듀하였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27일에 개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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