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모든 군인상과 인민군을 연기한 신영균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모든 군인상과 인민군을 연기한 신영균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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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마후라', '5인의 해병', '잊을 수 없는 애정' 등 늠름한 군인상으로 스크린으로 장식한 배우 신영균
신영균 주연의 영화 '빨간마후라'(1964) 포스터 ⓒ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1960년대 우리나라 영화계를 양분했던 배우 김진규와 최무룡을 제치고 영화 '상록수'와 '연산군'으로 이른바 '트로이카 남배우'를 구축한 신영균은 조긍하 감독의 '과부'로 데뷔하여 60년대초를 화려하게 스크린을 장식하였다.

특히 6·25전쟁에 참전한 군인상의 면모는 늠름한 외모에서 풍기는 강인한 체격이 어필이 되어 1961년 김기덕 감독의 첫작품 '5인의 해병'에서 인민군 탄약고를 습격하는 해병대 특공대로 출연한다. 영화 속 그는 최무룡, 황해, 박노식, 후라이 보이를 인솔해 임무를 완수하고 귀대하면서 고무보트에서 유일한 생존자 최무룡의 품에서 전사한다. 

신영균 주연·김기덕 감독의 '5인의 해병'(1961) 포스터 ⓒ정종화

실제로 해군 군의관(치과대학) 출신인 신영균은 1962년 박찬 감독의 '잊을 수 없는 애정'에서 6·25전쟁으로 헤어진 애인 문정숙을 해군 장교로 복무하면서 재회하는데, 진해의 해군기지에서 늠름한 제복의 해군장교로 기품을 내보여 '연산군'의 포악한 이미지를 씻기도 했다.

'빨간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로 시작하는 1964년 한운사 작사·황문평 작곡의 '빨간마후라'는 공군영화의 대표작으로 쟈니 브러더스의 주제가와 함께 신영균이 라스트 신에서 다리를 폭파하고 산화하는 모습은 보라매의 귀감이 되었다.

신영균 주연·박찬 감독의 '잊을 수 없는 애정'(1962) 포스터 ⓒ정종화
신영균 주연·신상옥 감독의 '육군김일병(1969) 포스터 ⓒ정종화

1969년 신영균·백일섭·김상국과 펼쳐보이는 신상옥 감독의 '육군김일병'은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는 희비쌍곡선과 전우애를 명랑터치로 묘사했다. 정민섭 작곡의 주제가를 봉봉4중창단이 영화를 수놓으며 최은희와 남정임의 에피소드를 깔았다.

지상의 육군과 바다의 해군 그리고 하늘의 공군은 물론 상륙전의 해병대 군인상을 모두 연기한 신영균은 1965년 김기덕 감독의 '남과북'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찾기위해 휴전선을 넘은 북한의 인민군 소좌 역을 맡아 6·25전쟁으로 헤어진 단장의 이별을 그려내며 엄앵란, 최무룡과 불꽃 뛰는 열연을 보였다. 

신영균 주연·정창화 감독의 '사르빈강에 노을이진다'(1965) 포스터 ⓒ정종화

1965년 정창화 감독의 '사르빈강에 노을이진다'에서는 학도병으로 일제의 버마전선의 정글에서 조센징이란 학대를 받으며 대동아공영권의 미명하에 희생당하는 학도병의 비애를 그렸다. 

영화배우로 1960년 부터 1980년까지 20년간 320편을 내놓은 원로 신영균 스타의 연기세계는 바로 우리나라 인물열전의 재생이며 늠름한 군인상은 21세기에도 부활하고 있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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