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영화 '결혼교실' 남정임·윤정희·문희 트로이카 여배우의 불꽃튀는 연기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영화 '결혼교실' 남정임·윤정희·문희 트로이카 여배우의 불꽃튀는 연기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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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임·윤정희·문희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 한 작품에서 연기 경쟁
-포스터와 신문광고 여배우 이름 순서도 '가나다' 순
정인엽 감독의 '결혼교실'은 당대 톱스타 신성일과 트로이카 여배우가 함께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큰 화제였다. 사진 왼쪽부터 윤정희, 신성일, 문희, 남정임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1969년은 한국영화가 229편이 제작되어 최고의 편수로 전성시대를 구가한 시대다. 

당시 청춘스타 신성일의 천정부지의 인기와 함께 1965년 '흑맥'의 문희, 1966년 '유정'의 남정임, 1967년 '청춘극장'의 윤정희가 합세해 가히 '여배우 3국지'를 방불케 하였다.  

남정임과 문희, 문희와 윤정희, 윤정희와 남정임 조합처럼 두 명이 연기를 함께 한 적은 많았으나 거미줄 처럼 얽힌 세 여배우가 한 영화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지방흥행사의 파격적인 주문으로 트로이카 여배우가 공연하게 된다면 보통 제작비의 두 배 이상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제작된 정인엽 감독의 '결혼교실'은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낳았다.

남정임·윤정희·문희 주연 정인엽 감독의 '결혼교실' ⓒ정종화
 남정임·윤정희·문희 '트로이카' 여배우가 동반 출연한 정인엽 감독의 '결혼교실'ⓒ정종화

정인엽 감독은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 시나리오 작가 이중헌에게 각 여배우들에게 보여줄 대본을 별도로 만들어 출연을 교섭했다.

남정임에게 보여줄 시나리오는 문희와 윤정희 보다 분량이 더 많은 대본을 쓰게 했고, 문희와 윤정희에게도 이런식으로 세 권의 대본을 만들었다.

라이벌 의식이 강했던 세 명의 스타는 시나리오를 읽어보고는 모두가 상대방 두 명을 누르는 역이어서 흔쾌히 출연을 오케이 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정인엽 감독은 세 명의 여배우를 단합시키기 위해 신성일을 합세하여 공격한다는 결속대회 씬을 크랭크인의 첫날로 잡고 테이블의 배치도 제일 나이가 어린 문희를 가운데 앉혀 맥주잔으로 부라보를 외치는 장면을 찍었다. 

남정임·윤정희·문희 주연, 정인엽 감독의 '결혼교실'ⓒ정종화

그 후 촬영스케줄도 일체 비밀로 했으며, 세 명의 여배우가 출연하는 장소는 거짓으로 "XX 장소에 찍는다"며 '007 작전'을 무색케했다.

개봉에 앞서 또다른 난관이 봉착했는데, 포스터와 신문광고에 넣은 트로이카 여배우의 배치와 이름의 순서였다. 

각종 아이디어가 나왔으나 결국 '가나다' 순으로 정하고 1970년 봄 을지로 4가 국도극장에서 화려한 상영을 해 흥행에 성공했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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