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민 주연의 '비바리', 최민희의 '과부 3대', 심은하의 '이재수의 난', 전도연의 '인어공주' 해녀 소재 영화 명맥 이어와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우리영화 100년을 통해 제주도의 상징 '해녀'의 전모가 스크린에 보인 것은 1964년 최은희와 최지희가 자매로 출연한 '해녀'이다.
당시 제주도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신상옥 감독의 신필름에서 파격적인 기획과 1959년 '자매의 화원'에서 콤비를 이룬 두 스타의 호흡이 평가되어 사상 최초로 수중 촬영을 시도해 바다 밑의 생태를 보여주기도 했다.
평소 육지를 그리워 하며 언니(최은희)가 건장한 사나이를 따라 서울로 갔지만 꾐에 빠져 죽을 고생만 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한편 동생(최지희)도 육지를 동경하던 차 언니의 귀향과 설득을 받고 힘을 모아 해녀로 가정을 일으키는 자매의 생활상을 풍광명미(風光明媚)한 삼다도의 풍물을 보여준 영화로 기록된다.
배우 최정민과 김희라가 토착 섬사람의 우애를 묘사한 1973년 '비바리'는 고교를 졸업하고 가난 때문에 대학을 포기해야 하는 그(김희라)를 위하여 그녀(최정민)는 비바리가 되어 학업을 도와준다. 그녀는 학비는 물론 가족의 생활비까지 보태주며 해녀로서 정성을 다한다. 숱한 유혹과 시기를 극복하고 끝내는 변심한 김희라를 각성시켜 비바리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라스트 씬이 잊혀지지 않는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강대하 감독이 처음으로 감독한 '과부 3대'는 최민희의 전천후 연기가 돋보인 작품이다. 6·25가 지난 몇년 후 제주도의 해녀마을에 '상군해녀'라는 지도자가 있다. 상군해녀는 과부가 되더라도 수절을 하며 모든 해녀들의 모범이 되어 1년에 한번씩 용왕제를 부정이 타지않토록 치러야 한다. 최민희가 연기한 '과부3대'는 우리가 알지 못한 3대에 내려오는 해녀의 전통 의식과 용왕제를 둘러싼 해녀의 욕구를 보여준 신선한 영화이다.
1999년 박광수 감독이 제주도에 6개월을 체류하며 '변방에 우짖는 새'를 영화화한 '이재수의 난'에서는 당시 인기 절정의 심은하가 과감히 토착여성의 원초적 여성미를 보여준 해녀상을 보여줘 화제를 일으켰다.
영화 '밀양'의 월드 스타 전도연도 2004년 파격적인 변신을 한 '인어공주'에서 신세대 감각에 어울리는 해녀로 등장했다.
그옛날 황금심 가수가 부른 '삼다도 소식'에서 미역 따고 굴을 따는 어여쁜 비바리로 재연해 엄마 고두심의 지난날을 회상하며 해녀의 연기를 펼쳐 보였다.
'해녀'를 연기한다는 것은 육체의 자신감을 비롯하여 수영실력과 바다의 적응력이 복합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많은 여배우가 기피한 역할이지만, '갈매기의 꿈'에서 윤소라와 싱글로 나이스 선수의 면모를 보인 '인어전설'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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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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