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아역배우로 성장한 가수 윤복희 (19)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아역배우로 성장한 가수 윤복희 (19)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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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부터 무대에 선 만능 아역가수...천부적인 연기재질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가거라 슬픔이여'로 영화에 첫 출연

-작곡가 박시춘이 제작과 감독한 '딸 7형제' 캐스팅

-제주도 올 로케 영화 '안개 낀 서귀포'에서 아버지와 함께 출연하기도

-미니스커트의 선풍 이끈 주인공... 남진과 '미니아가씨'에도 출연
가수 겸 배우 윤복희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우리가 알려진 데로 윤복희는 원래 가수보다는 아역으로 성장한 소녀 영화배우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4살이 되던 해 6·25 전쟁으로 오빠 윤항기와 피난 간 부모를 찾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 천신만고 끝에 해후한다. 그때부터 극단을 따라다니며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한 윤복희는 무대의 귀염둥이였지만 7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외롭게 자랐다. 

 (사진 왼쪽) 영화 '청춘쌍곡선' 포스터. 1957년 조긍하 감독은 영화 '청춘쌍곡선'과 동시에 공연한 '윤부길과 그 악단'에 출연한 윤복희를 본 후 '가거라 슬픔이여'에 캐스팅 했다. 윤복희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사진 오른쪽) 윤복희가 부친 윤부길과 함께 출연한 '안개 낀 서귀포' 포스터. 1959년 해방 후 최초로 제주도에서 촬영한 작품이다.ⓒ정종화
 (사진 왼쪽) 영화 '청춘쌍곡선' 포스터. 1957년 조긍하 감독은 영화 '청춘쌍곡선'과 동시에 공연한 '윤부길과 그 악단'에 출연한 윤복희를 본 후 '가거라 슬픔이여'에 캐스팅 했다. 윤복희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사진 오른쪽) 윤복희가 부친 윤부길과 함께 출연한 '안개 낀 서귀포' 포스터. 1959년 해방 후 최초로 제주도에서 촬영한 작품이다.ⓒ정종화

영화와 인연을 맺은건 1957년 조긍하 감독이 '가거라 슬픔이여'에서 김영옥의 친구를 물색하던 중 우연히 윤복희를 발견하면서다. 당시 화신백화점 4층의 화신영화관에서 우리 영화 '청춘쌍곡선'과 동시에 공연한 '윤부길과 그 악단'에서 '부길 부길 뽀기'로 지칭한 윤복희의 재능을 보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윤복희는 엄마를 찾기 위해 껌팔이로 다방과 시장을 전전하며 김영옥과 함께 불량배의 위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엄마를 찾아 헤매는 역을 맡았다.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영화에서 윤복희는 더욱 열연을 펼치며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박시춘 작곡가가 제작과 감독을 맡은 영화 '딸 7형제'ⓒ정종화

1958년 '신라의 달밤'의 박시춘 작곡가가 제작과 감독을 한 '딸 7형제'에서는 어린시절 역으로 캐스팅되어 깜찍한 연기로 스태프들의 칭찬을 받았다.

'딸 7형제'에는 박시춘의 부인 김연을 비롯해 가수 신카나리아·백설희·박경원·도미와 배우 김승호·황해·최봉·이민자·이빈화와 코미디언 김희갑·구봉서·박응수가 출연하는 호화 캐스터들로 당시 엄두도 못 낼 배역진이었다.

부친 윤부길은 영화에 대한 열망이 솟구쳐 1959년 해방 후 최초로 제주도에서 촬영한 '안개 낀 서귀포'에서 딸과 함께 출연했다.

천재 소녀 윤복희는 영화에서 아버지와 성나미를 연결하는 역을 맡았으며, 풍광명미한 제주도 목장에서 마치 서부영화를 보는 느낌을 안겼지만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윤복희와 남진이 출연한 '미니 아가씨' ⓒ정종화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마저 영화 실패에 따른 후유증으로 아편으로 세월을 보내고 윤복희는 영화 '곰', '햇빛 쏟아지는 벌판', '순정의 문을 열어라'를 찍으며 소녀 가장이 되어 부친의 뒷바라지로 성장기를 보냈다.

두 번의 결혼과 미국 생활 그리고 베트남 파병 국군 위문공연 등 동남아 무대에서 가수로 인기를 끌었던 그녀는 1966년 김포공항 귀국 시 '미니 스커트'의 선풍을 일으켰다. 

남진과 함께 출연한 '미니 아가씨'로 성인으로 당당히 스크린을 누비며 '죽으면 살리라', '나는 어떡하라구', '저 높은 곳을 향하여'에 출연했다. 춥고 배고팠던 지난 날을 잊지 않았을 가객 윤복희에게 1967년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부른 '웃는 얼굴 다정해도'는 그녀의 자화상이 아닐까?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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