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가수 조영남의 스크린 파노라마(12)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가수 조영남의 스크린 파노라마(12)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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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영화 '명동나그네' 출연 후 '푸른사과' 주인공 대열에 합류
-'내생애 단한번만'에서는 트로이카 여배우 남정임과 호흡
-'서울 에비타'에서 영화음악과 특별출연 재능 발산
조영남이 주인공 대열에 합세한 영화 '푸른사과'(1969) 포스터/사진=정종화 제공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1968년 '포옹'으로 메가폰을 잡은 조문진 감독은 데뷔작의 신선한 감각으로 1969년 무려 7편의 작품을 내놓아 무서운 저력을 보였다. 특히 무명에 가까운 가수 조영남을 스크린에 픽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숙생'의 김석야 작가의 라디오 드라마를 각색한 '명동나그네'는 1960년대말 유행의 1번지 명동의 애환과 낭만을 묘사한 청춘 풍속도를 신성일과 윤정희를 내세웠다. 영화엔 이낙훈과 김순철 그리고 당시 영화에 처음나오는 '신참 탤런트' 김용건도 출연하였다.

장래를 약속하고 미국에서 유학하고 귀국한 신성일이 애인 김창숙을 데려오고, 일편단심 신성일만 믿고 명동의 카페에서 일하던 윤정희는 상심에 쌓인다. 이를 본 가수 조영남이 위로를 해주기 위해 노래를 부르며 그 특유의 음성으로 윤정희의 마음을 달래준 보은으로 신성일은 과거를 뉘우치고 새로운 행복을 찾는다.

이봉조의 영화음악과 특별출연 조영남이 스크린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50년전의 스토리가 이젠 전설이 되었다.

조영남의 두번째 영화는 김응천 감독의 '푸른사과'로 당당히 남진과 최영희에 이어 주인공의 대열에 합세하여 영화를 리드한다. 학업에 싫증을 느낀 순진한 여대생이 명랑하고 발랄한 보컬팀과 그룹이 되어 전개되는 음악영화로 신중현이 영화음악을 맡고 '푸른사과'의 주제가를 조영남이 불렀다.

최인현감독의 '내생애 단한번만'(1969)/사진=정종화 제공

최인현감독의 '내생애 단한번만'에서는 트로이카 여배우 남정임과 당당히 상대역으로 그의 음악적 재질과 가창력을 스크린에 마음껏 각인시켰다.

1인2역의 남정임을 상대로 캄보밴드를 이끌고 상륙한 조영남 사단의 팝송의 물결과 꿈이 해일처럼 넘친 조영남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한동안 외국거주와 방송으로 영화와 멀어졌던 그는 22년만인 1991년 박철수감독이 이경애의 실화를 영화화한 '서울 에비타'에서 영화음악과 특별출연을 하면서 전천후 재능을 발산하였다.

박철수감독의 '서울 에비타'(1991)에서 조영남의 열연 모습/사진=정종화 제공

'서울 에비타'는 3년 동안의 암울했던 한 지식인과 프리마돈나를 꿈꾸던 여자의 열정적인 사랑의 실화를 영화화하였다.

영화 속에서 황신혜는 성악과를 졸업하고 유학준비를 하던 중 가정교사의 주선으로 시국사범인 박상원을 자기집 다락방에 숨겨주게 된다. '에비타' 공연의 주인공이었으나 당시 정치적 상황과 비슷해 공연이 취소되고 선배가수(조영남)의 주선으로 아이를 업고 야간업소를 전전하던 여자(황신혜)의 강인한 생활력과 조영남이 연기한 '체 게베라' 역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재주가 출중한 조영남의 그림 모작사건이 없었으면 지금도 동서화합의 노래 '화개장터'가 방송으로 메아리쳐 올 텐데.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27일에 개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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