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인터뷰] 달리기로 인생 역전 '러닝 전도사' 안정은 "달리기로 자존감 회복했죠"
[365인터뷰] 달리기로 인생 역전 '러닝 전도사' 안정은 "달리기로 자존감 회복했죠"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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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시절 시작한 달리기, 이젠 세계 곳곳 누비는 '런스타'

-승무원 입사 코앞에 두고 1년간의 고통스런 백수 생활...'운명' 처럼 만난 달리기로 되찾은 성취감과 자존감

-대기업 그만 두고 건강한 달리기 문화 알리는 '러닝전도사'로 활동

-컴퓨터공학도 출신...러너, 마라토너, 칼럼니스트, 작가, 강연자, 모델 등 다방면 활약

-도전의 원동력은 '성공의 습관화'
세계 곳곳 누비는 '런스타' 러너 안정은 씨는 러너, 마라토너, 칼럼니스트, 작가, 강연자, 모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안 씨는 '러닝 전도사'라고 소개한 그는 건강한 달리기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모리셔스, 스위스, 발리, 샌프란시스코, 코타키나발루 등 달리기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러너 안정은(1992~) 씨는 '런스타(run star)'로 불린다. '러닝계의 연예인'답게 러닝 영상 조회 수만 인스타 86만 뷰, 유튜브 24만 뷰에 이르는 러닝계의 유명 인사다. 

3년 전만 해도 그의 삶은 달리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대학 졸업 후 전공에 맞춰 프로그램 개발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6개월 만에 그만뒀다. 오랜 꿈이었던 항공사 승무원 시험에 합격하고도 비자 문제로 1년을 백수로 지내야 했다. 하루하루를 눈물로 밤새우던 고통스러운 시절이었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시작한 달리기는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됐다. 승무원의 꿈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한 채 마음을 접어야 했던 이때 '운명'처럼 만난 달리기는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처음 달린지 6개월 만에 첫 풀코스를 완주한 그는 마라톤 풀코스 7회 완주, 철인 3종 경기 완주, 그리고 27시간 동안 한라산 111㎞를 완주했다. 각종 대회에서 받은 완주 메달만 100개에 이른다.

달리기로 성취감을 맛볼수록 자존감도 높아졌고 하고픈 분야가 있으면 스스럼없이 도전했다. 그 결과 지금은 러너, 마라토너, 칼럼니스트, 강연자, 모델 등 20대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현재도 매주마다 국내외 러닝 대회에 참여한다. 올해 제주 100㎞대회와 호주 100㎞대회에 이어 철인3종 경기, 250㎞를 완주하는 몽골 고비사막 마라톤 대회 등 대규모 국제 대회도 줄줄이 앞두고 있다.  

안 씨의 도전은 현재 진행 중이다. 최근엔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쌤앤파커스)는 책도 내며 작가로도 이름을 올렸다. 자신이 그랬듯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시기를 보내고 있을 그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안 씨는 <인터뷰365>와의 인터뷰에서 "러닝 전도사로 불러달라"라며 당차게 말했다.  

러너, 마라토너, 칼럼니스트, 작가, 강연자, 모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정은 씨./사진=인터뷰365

-'러닝 전도사'라는 소개가 인상 깊다. 

"제가 만든 직업이다. 하하. 건강한 달리기 문화를 알리고 싶었다. 2018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후부터 "러닝 전도사 안정은"이라고 소개한다."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대기업에서 마케팅 일을 했었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회사를 마케팅하기 보다 제 자신을 마케팅해보자는 생각에 입사 1년 만에 퇴사를 결심했다."  

-러너, 마라토너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하자면.

"스포츠 브랜드나 화장품, 자동차 브랜드 홍보 모델로 활동하기도 하고, 작가, 칼럼니스트로 글을 쓴다. 동기부여에 대한 주제로 강연도 진행하고 있다. 또 많은 분들께 쉽고 재미있게 달리기를 접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기획하는 '런더풀'이란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세계 곳곳 누비는 '런스타' 러너 안정은 씨는 러너, 마라토너, 칼럼니스트, 강연자, 모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는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사진=인터뷰365

-책을 집필한 계기가 있는가.

"달리기를 설명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소재만 달리기를 빌렸다. 달리기를 통해 내 인생이 변화했고, 달리기가 인생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는 걸 쓰고 싶었다. 처음엔 500페이지 정도 됐는데 너무 양이 많아서 절반으로 줄여서 출간했다."

-러닝 대회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데 올해 계획은 어떠한가.

"일주일에 한 번씩 대회에 참가한다. 장거리나 규모가 큰 대회는 한 달에 한 번씩 참가한다. 올해의 경우 지난 4월 초 제주도에서 열린 100㎞ 달리기 대회를 완주했고, 5월 호주 블루마운틴에서 산을 뛰는 100㎞ 달리기 대회에 참여한다. 이를 위해 오늘 저녁에 호주로 출국할 예정이다.

6월엔 철인 3종 대회, 그리고 가장 기대되는 대회가 7월에 있는 몽골 고비사막에서 진행되는 '사막 마라톤'이 있다. 6일 동안 250㎞를 완주하는 대회다. 무더운 여름엔 쉬었다가 8월, 9월, 11월 풀코스 마라톤이 예정되어 있다. 풀코스의 경우 밤새워서 뛰는 하루 코스 대회가 있고, 3일에 30㎞씩 나눠 뛰는 대회가 있다."

인터뷰가 끝난 직후 러닝 대회 참가를 위해 호주로 날라간 '러닝 전도사' 안정은 씨는 블루마운틴에서 개최된 울트라 트레일 대회 100㎞부문에서 완주했다는 희소식을 전해왔다./사진=안정은 씨 제공
<인터뷰365>와의 인터뷰 직후 러닝 대회 참가를 위해 호주로 날라간 '러닝 전도사' 안정은 씨는 블루마운틴에서 개최된 '울트라 트레일 호주' 대회 100㎞부문에서 완주했다는 희소식을 전해왔다./사진=안정은 씨 제공

- 42.195를 뛰는 풀코스 마라톤도 힘들 텐데 100는 상상이 안된다. 첫 100를 완주했을 때는 언제인가.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111㎞를 뛰는 '트랜스 제주 울트라 트레일 러닝대회'란 국제 대회가 있는데 완주까지 27시간이 걸렸다. 내 첫 100㎞ 완주 대회이자, 내가 세운 최장 완주 대회이기도 하다. 뛸 때 초반에는 너무 힘들어 '내 돈 내고 아름다운 제주에서 뭐 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드는데, 어느 정도 힘든 시간이 지나니 "완주하자. 완주하면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렇게 버티면서 목적지까지 도달하면 111㎞도 완주했는데 살아가면서 못할 일이 뭐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가본 나라는.

"지난해에만 호주, 뉴질랜드, 뉴칼레도니아, 미국 등 20개국 다녔다. 마라톤 대회를 뛴 나라도 있고, 지난해 말엔 크루즈를 타고 진행하는 '크루즈 러닝 투어'를 하면서 많은 나라를 거쳤다. 제가 칼럼을 투고한 여행 매거진 측의 추천으로 모리셔스에도 다녀왔다."

안정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 마라톤
201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 마라톤'에 참여했을 당시 모습/사진=안정은 씨 제공
안정은 코타키나발루 TMBT 트레일러닝
코타키나발루 TMBT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여했을 당시 모습./사진=안정은 씨 제공

-매주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이유가 있나. 열심히 달리는 이유가 궁금하다. 

"성취감 때문이다. 직장이나 사회, 심지어 가정에서도 칭찬받기 쉽지 않은 사회다. 마라톤은 42.195㎞ 풀코스가 아니더라도 한 시간안에 완주할 수 있는 5㎞ 단축 마라톤이 있다. 완주하면 잘했다고 메달도 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칭찬'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진다.

한 시간만 뛰어도 성취감이 극도로 올라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이 한 시간으로 다음날 버틸 힘이 생기는 거다. 더 멀리 뛸수록 한주, 한 달을 버틸 힘이 생긴다. 성취감이 생기고 자존감이 높아지니 계속 도전할 수 있고, 다른 목표도 세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운동과는 거리가 먼 컴퓨터 공학도 출신

꿈이었던 승무원 합격 소식에도 1년간 백수생활

절망만 가득했던 시기, 달리기로 일어날 수 있는 힘 얻어

-전공이 운동과는 거리가 먼 컴퓨터공학인데. 평소 운동이나 달리기에 관심이 많았나.

"대학(세종대학교) 졸업 후 첫 직업이 IT 회사의 프로그램 개발자였다. 전공을 살려 4학년 1학기에 인턴으로 취업 했는데, 막상 일을 하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림이 아니었다.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컴퓨터만 다뤄야 했다. 평소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좋아하는 내겐 힘든 시간이었다. 결국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 싶어서 입사 6개월 만에 그만뒀다.

좋아하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항공사 승무원 준비에 1년을 쏟은 결과 중국 항공사에 최종 합격 했다. 그런데 당시 한중 사드 갈등으로 아무리 기다려도 취업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당시 몇 달에 걸쳐 합격자들의 비자가 나왔는데, 어떤 달은 30명씩 비자가 나오기도 했고, 어떤 달은 1명도 나오지 않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1년간 200여 명의 합격자 중 1명의 비자만 안 나왔는데, 그게 나였다. 왜 그랬는지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래서 결국 승무원의 꿈을 접은 건가. 

"항의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해도 "기다려라"라는 답변만 받을 뿐이었다. 절망적이었다. 마냥 기다릴 수도 없었지만, 완전히 포기하기까지도 쉽지 않았다. 기다림의 나날이었다. 1여 년간 무작정 비자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백수로 지냈다. 그리고 힘들게 마음을 접어야 했다. 

꿈이 좌절되니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좋아하는 것도 모르겠더라. 방 밖을 안 나갔다. 친구들로부터 "합격했다고 거짓말한 게 아니냐"라는 소리도 들었고, 친척들은 "사기 당한 것 아니냐"라며 걱정했다. 이런 말들을 듣다보니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매일을 눈물로 보내던 어느날, 우연치 않게 달리기를 접하게 된 거다." 

-어떻게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건가. 달리기를 처음 시작했던 날을 떠올려 본다면.

"2016년 4월 경이었다. 집에서 울다가 지쳐 답답한 마음에 거닐어보자는 마음에 나갔는데, 날씨가 너무 좋은 거다. 평일 대낮에 아파트 단지를 거닐면서 울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더라. 눈물이 땀처럼 보이게 하려고 무작정 뛰었다. 5분 정도 잠깐 달렸는데도 그 순간만큼 스트레스가 사라지면서 기분이 상쾌했다. 그날 푹 잤다. 그리고 다음날에도 달렸다. 처음 5분이 6분이 되고 지금은 100㎞까지 뛸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 하루를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시작한 달리기로 인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리고 재취업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달리기로 인생 역전을 일군 '러닝 전도사' 안정은 씨/사진=인터뷰365

-그 시기가 인생의 터닝포인트(전환점)였던 건가.

"달리기는 제 삶의 터닝 포인트, '러닝 포인트'나 다름없다. 그 당시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고 나만 이럴까 생각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승무원이 아닌 러닝 전도사라는 직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달리기 문화를 알리게 하려고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났구나란 생각이 든다. 그런 일들이 있어서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있고, 다른 일을 더 할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한 시간을 보낸 셈이다." 

7번의 이직 경험, 내겐 7개의 삶의 무기 

-20대에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프로그램 개발자, 승무원에도 도전했고 마케터란 직업을 거쳤다. 이 밖에 여행 인솔자, 가야금 연주자, 화보 모델로도 활동했고, 대학생 때는 소극적인 성격을 깨고 싶어서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대학로 무대에도 올랐다. 한때는 연극 배우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려한 적도 있다. 26살에 이미 7번 이직을 했고, 7번의 직종을 바꿨다. 잦은 이직이 한 때는 콤플렉스이기도 했지만, 이런 경험들이 내겐 모두 도움이 되고 삶의 무기가 됐다."

-'안정은'만의 무기는 무엇인가.

"승무원 준비를 할 때는 미소 연습을 많이 했는데 모델 활동을 할 때 적용할 수 있었고, 여행 인솔자를 하면서 익힌 다양한 돌발 상황에서의 임기응변은 현재 달리기 행사를 기획할 때 도움이 된다. 마케터로 일하면서 써봤던 수많은 기획서 경험 역시 도움이 많이 된다. 7번의 이직을 통해 7개의 무기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러닝 전도사가 될 수 있었다. 

넘어졌을 때 길가에 있는 예쁜 조약돌 하나를 주어 무기로 삼으면 된다는 문구를 좋아한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힘든 시기와 고난이 닥친다.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주위에 있는 조약돌이라도 주우면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나만의 예쁜 조약돌이란 무기가 생길 수 있다. 이 무기는 언젠간 꼭 사용할 날이 있더라. 남들이 없는 무기가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훌훌 털고 달려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처음부터 달리기에 좋은 체력은 아니었다고. 

"고등학교 시절 병원에서 폐에 구멍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행히 자연적으로 아물어서 막힌 흔적만 남았다더라. 재발 가능성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의견이었다."

-오래 달려도 괜찮은 건가. 

"단련이 되어서 괜찮다. 실제 계단을 오르면 숨이 많이 찼는데, 허벅지로 강인하게 단련하고 나니 오히려 체력이 더 좋아졌다." 

-뛰게 만드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마라톤을 뛰러 가면 응원하는 분들이 많으시다. 그리고 늘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이 제겐 큰 원동력이다."

안정은 하이원 스카이러닝 대회
'2018 하이원스카이러닝'에 참여해 완주 후 함께 기뻐하는 부모님과 함께한 러너 안정은 씨. 그는 "늘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이 달리기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사진=안정은 씨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마라톤 대회가 있다면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뛴 풀코스 마라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힘든 코스였다. 날씨가 더워서 기진맥진 상태로 뛰었다. 날씨가 덥다 보니 대회 출발 시각이 새벽 3시였는데, 내 생체 리듬과 맞지 않아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멈추고 싶었지만, 걸어서라도 완주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이까짓 4-5시간도 못 견디면서 책을 내고 스스로를 러닝 전도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싶더라.

싱가포르에서 머무른 대회 기간 내내 안 써져서 몇 달간 속앓이를 했던 책 원고의 마지막 한 꼭지도 완성했다. 싱가포르행 비행기안에서 본 창밖의 쌍무지개를 보며 꼭 원고를 다 쓰고 한국에 돌아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사실 대회 참석도 하고 여행도 할 겸 간 건데, 4박 5일 내내 호텔에서 나오지 않고 원고만 썼다. 새벽 2시까지 원고 쓰고 새벽 3시에 대회를 나가는 강행군이었다. 그리고 출판사에 투고까지 완료해서 한국에 돌아왔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전할 수 있는 힘은 '성공의 습관화'

안정은 일본 나고야 우먼스 마라톤
일본 나고야 우먼스 마라톤에 참가한 러너 안정은 씨/사진=안정은 씨 제공

-원고를 출판사에 무작정 투고한건가.

"마라톤 책은 잘 안 팔릴 거라고 주변에서 다들 그러더라. 출판사에서 제의가 들어온 것도 아니었다. 난 그저 "된다"라는 생각만으로 기획서까지 써서 출판사에 보냈다. 다행히 스무 군데가 넘는 출판사에서 관심을 갖고 연락을 해왔다. 

현재는 또 다른 책을 쓰고 있다.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책이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하며 좀 더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자기 계발서 같은 책이라면, 현재 쓰고 있는 책은 '러닝 전도사'란 특이한 직업을 가진 28살 안정은의 이야기를 다른 에세이다."  

-칼럼도 쓰고 있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나.  

"재능도 없고 글 쓰는 것도 싫어했다. 써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책은 쓰고 싶었다. 서점에 가서 마라톤 운동 책과 쓰기와 관련된 책들을 읽으면서 공부했다. 책을 쓸 수 있기까지엔 칼럼이 큰 도움이 됐다. 칼럼 역시 스물여곳의 아웃도어·여행 매거진에 메일을 보내 내 칼럼을 실어줄 수 있냐고 투고했다. 그랬더니 한두 군데서 연락이 와서 성사가 된 거다."

-늘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달라진 건가.  

"적극적으로 변한 것 같다. 그전에는 부모님이 시키는 것, 사회에서 원하는 것만 했는데, 달리기를 하면서 삶을 내 스스로 디자인하고 이끌어 나가게 됐다. 마라톤을 하면서 도전 정신이 더 강해진 것 같다." 

-계속 도전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건가.

"난 '성공의 습관화'라고 주로 말한다. 내가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것도 5분에 불과했다. 그 다음날엔 6분을 달렸고, 7분, 8분 하면서 늘어났다. 이전에 제 성격이 남들과 비교하며 자존감이 낮았다면, 달리기를 시작한 후에는 남이 아닌 어제의 나와 비교하게 되더라. 

어제 5분 달렸으니 오늘은 6분 달려볼까, 아님 10초만 더 달려볼까 이런 식이다. 10초 더 달리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나. 오늘도 성공하고, 내일도 작은 성공을 하고, 이렇게 작은 성공을 이어가면 나는 항상 성공하는 사람이 되고 성공의 법칙을 아는 사람이 된다. 큰 목표를 이루기까지 계속해서 작은 성공을 만들어서 조금씩 올라가다 보면 칭찬의 보상도 주어지고 힘들 틈도 없다. 지칠 틈도 없다. 지속 가능한 도전이 되는 거다."

'러닝 전도사' 안정은 씨/사진=인터뷰365

-초보자 러너들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처음부터 10㎞를 뛰어야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갖지 말아야 한다. 달리기의 시작은 걷기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바람도 느끼면서 즐겨야 한다. 부담 없이 즐기며 한 발자국씩 내딛다 보면 언젠가는 10㎞를 완주하고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성급해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는.
 
"힘든 시절을 달리기를 통해 버티고 이겨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을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에 강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얼마 전 감사하게도 서울시 교육청에서 연락이 와서 천여 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고, 청와대에서 강연도 계획되어 있다. 강연을 통해 건강한 달리기 문화와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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