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인터뷰] 유튜버로 뷰티 인생 2막 연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365인터뷰] 유튜버로 뷰티 인생 2막 연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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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부터 강다니엘까지 대한민국 패션계를 대표하는 20년 경력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현정
-독어독문학과 대학생에서 미용실 원장님 어시스턴트로 입문
-성공 비결은 '운'과 '즐기는 것'
-20대의 화려한 성공 뒤로하고 30살에 해외에서 다시 어시스턴트로
-뷰티 유튜버로 새로운 변신 '이효리 응원 노래에 눈물 왈칵'
-추구하는 메이크업?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현정 씨는 지난 20여년간 서울, 런던, 뉴욕을 누비며 전 세계 패션·뷰티 현장에 있었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여전히 현장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슈퍼스타 이효리부터 떠오르는 스타 강다니엘까지 대한민국 스타들의 패션 화보 속 얼굴을 책임지고 있다./사진=인터뷰365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현정 씨는 지난 20여년간 서울, 런던, 뉴욕을 누비며 전 세계 패션·뷰티 현장에 있었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여전히 현장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슈퍼스타 이효리부터 떠오르는 스타 강다니엘까지 대한민국 스타들의 패션 화보 속 얼굴을 책임지고 있다./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메이크업은 내 인생의 고마운 동반자예요. 운명적으로 갖게 된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줬지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현정 씨(1974~)는 90년대 후반 패션 메이크업에 입문해 20년간 서울, 런던, 뉴욕 전 세계 패션·뷰티의 현장을 누빈 국내 대표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슈퍼스타 이효리를 비롯해 이정재, 송혜교, 공효진, 강다니엘 등 수 많은 셀러브리티의 패션 화보 속 얼굴이 그의 손끝에서 완성됐다.

그는 공부만 열심히 하는 평범한 학생으로 10대를 보냈다. 패션과 뷰티에 눈을 뜬 20대는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밀려드는 스타들의 러브콜로 대한민국 패션계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명성을 날렸다. 정말 "돈을 쓸 시간도 없는" 바쁜 나날들이었다. 

그러나 홍 씨는 20대의 성공을 뒤로 한 채 해외로 떠났다. 안정된 삶을 버리고 다시 어시스턴트 생활부터 시작해야 했던 30대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홍 씨는 7여년간을 전 세계 패션의 중심지 런던과 뉴욕에서 활약했다. 해외에 있으며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성'의 즐거움을 느꼈고, 동시에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함께 일하며 자신의 재능이 특별하지 않음을 느꼈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어느덧 40대 중반을 맞은 홍 씨는 여전히 현장에서 활동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패션계 20년 지기와 함께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변신해 대중과 소통하는 즐거움도 누리고 있다.

톱스타 이효리가 오랜만에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영상은 공개와 동시에 100만 조회 수를 넘기며 뜨거운 화제에 올랐다. 이효리의 응원과 위로가 담긴 노래에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기도 했다.

인터뷰365가 서울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만났다.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독일어 전공생에서 미용실 어시스턴트로

-메이크업일은 언제 처음 시작했나?

97년에 배우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일은 99년도부터 시작했다.

-원래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았나.

고등학생때까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가 대학생이 된 후에야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독어독문과 전공이었지만, 공부엔 관심이 없었다. 그림은 어릴 적 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메이크업 붐이 일어난거다. 우후죽순 학원도 많이 생겼다. 그러던 중 친구가 "사람 얼굴에 그림을 그려보는게 어떻냐"며 권하더라. 그 당시에 유명한 패션쇼 쪽을 꽉 잡고 있던 한 미용실의 원장님 어시스턴트로 들어가게 되면서 메이크업과 첫 인연을 맺게 됐다. 내게 메이크업을 권했던 그 친구는 패션에디터를 계속하다가 지금은 자기 옷 브랜드를 하고 있다. 

-메이크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아버지께는 말씀을 못 드렸다. 메이크업이란 분야를 잘 모르시기도 했지만, 고등학교 때 성적이 괜찮았다. '꾸미는 길'로 갈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하셨을 거다. 엄마께는 살짝 말씀드리긴 했지만.

-미용실에선 어느 정도 일했나?

미용실에서는 4년 정도 일하고 독립했다. 다행히 원장님 어시스턴트여서 당대의 포토그래퍼나 스타일리스트들 패션계의 큰 사람들과 일을 했었다. 독립했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독립했다면서? 와서 이 일 해봐' 하고 기회가 주어졌다. 운이 좋았다.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독립하게 되면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나?

프리랜서니까 혼자서 가방을 가지고 다니면서 일을 했다. 당시에는 패션 잡지가 전성기여서 잡지 화보 촬영 일이 많았다. 

-독립하고 메이크업했던 모델들 기억하나?

모델 장윤주, 송경아, 장경란. 당시 송경아 씨는 신인이었고 장윤주 씨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두각을 보이던 시기였다. 

-일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일단 패션 잡지 화보를 기본으로 한다. 잡지 일을 많이 하다 보면 지면 광고 일을 하게 된다. 잡지, 지면광고, TV CF, 영화 포스터, 뮤직비디오, 패션쇼, 메이크업 브랜드 시연 행사 일을 한다. TV CF는 돌이켜 생각해보니 경력에 비해 많이 하진 않았다.

-기억나는 광고가 있다면 

초반에 참여했던 패션 브랜드 광고 모델이 송혜교 씨랑 이정재 씨였다. 그 브랜드 두 번 째 시즌부터 참여했는데 포토그래퍼가 조선희 씨였다. 다들 젊을 때였다. 당시 조선희 실장님이 나를 눈여겨보고 함께 광고 촬영을 하자고 이끌었다. 내 기억에 당시 그 광고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혜교 씨도 그 이후로 점점 더 패션 아이콘으로 성장했고, (이)정재 오빠는 늘 멋있으셨고.(웃음) 당시에 혜교 씨랑 작업도 많이 했다. 나도 점점 더 업계에서 알려지던 시기여서 일이 쏟아졌다. 

-그때가 언제 쯤인가?

2000년대 초중반이다.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나의 성공 비결은 '운'과 '즐기는 것'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업계에서 인정받았다. 일하면서 스스로 재능이 있었다고 느꼈나?

지금은 다른 생각인데 그 당시엔 그랬다. 오만했던 거다. 미용업계는 대개 어렸을 때부터 미용실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한다. 그 당시만 해도 10대에 들어가 차근차근히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게 룰이었다. 그 룰을 거치지 않아 일하면서 열등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업계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시각'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운이 너무 좋았다. 일도 너무 재미있었고.

-당시에 일을 얼마나 많이 했나?

하루에 촬영을 세 번씩 하곤 했다. 요즘엔 바쁜 친구들이 그렇게 촬영을 하지만 그 당시엔 나 뿐이었다. 오전 7시에 광고 촬영을 하고, 10시쯤엔 잡지 촬영, 저녁엔 또 다른 잡지 표지팀이 모델도 아닌 나를 기다린 적도 있었다. 하루에 18~19시간을 쉴틈없이 일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그땐 젊었으니까 괜찮았다. 지금보다 몸무게가 10kg 정도 더 나갔는데, 일을 많이 하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시간이 나면 술을 마셨다. 건강을 돌보지 않던 시절이었다. 

패션 화보 촬영 현장에서의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사진=홍현정 SNS
패션 화보 촬영 현장에서의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사진=홍현정 SNS

 

20대의 화려한 성공, 30살에 해외에서 다시 어시스턴트로

-안정된 생활을 뒤로하고 해외로 나갔던 이유는 무엇인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더 넓은 세계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또 나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어리니까, 오만하니까.(웃음) 

-처음 해외에 나갔을 때가 몇살이었나?

서른살에 런던으로 갔다. 집에 일이 생겨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30대 중반에 뉴욕에 갔다.

-해외로 가기 위해 특별히 준비했던 것이 있는지.

20대 때 돈을 차곡차곡 모아놨다. 당시에 많이 벌기도 했지만 일을 너무 많이 하니 쓸 시간도 없더라.(웃음) 해외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거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은 것도 아니고, 돈을 가지고 일단 해외로 나가서 부딪힌 경우다. 지금은 포트폴리오를 웹사이트로 보여줄 수 있지만, 그때는 직접 스크랩북을 들고 에이전시를 찾아다녀야 했다. 영어 실력은 기본적인 한국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 정도였다. 현지에서 어학 학원 다니면서 공부를 계속했다.

-외국 생활은 어땠나.

한국에서 일했던 것만큼 운이 따라주진 않았다. 그랬으면 아마 계속 있었겠지.(웃음) 런던에 갔을 때만 해도 가난하게 살았다. 런던에 1년, 뉴욕에 6년 정도 있었는데 런던과는 다르게 뉴욕에서는 돈을 벌 기회가 많았다. 뉴욕에서도 나쁘지 않게 벌었다. 그런데 생활비가 어마어마한 동네다 보니 버는 만큼 또 빠져나가더라. 

-뉴욕에서 버는 수입으로도 모자랄 정도였나?

모자랐다. 내가 만약에 좀 더 신인이고 더 어린 사람이었으면 가난하게 살았을 텐데, 20대 때 많은 사회 경험도 했고 배를 곯으면서 살지는 않았으니까. 한국에서 모은 걸 쓰고 온거다.(웃음)

사진 촬영을 앞두고 간단히 메이크업을 수정하던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파우치 안에 들어있는 제품 소개를 부탁했다. 그는 "너무 단촐하죠?"라고 멋쩍게 웃으며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메이크업 도구들을 꺼내 보였다.
사진 촬영을 앞두고 간단히 메이크업을 수정하던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파우치 안에 들어있는 제품 소개를 부탁했다. 그는 "너무 단촐하다"고 멋쩍게 웃으며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메이크업 도구들을 꺼내 보였다.

-특별히 '해외로 오길 잘했다'라고 느꼈을 때가 있었다면.

그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무엇보다 '다양성'이 정말 좋았다. 지금은 훨씬 나아지고 글로벌화됐지만 예전엔 다양성이 없고 다 똑같았다. 또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톱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그들이 메이크업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고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시 한국에 돌아오니 어떻던가.

현장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었다. 이미 나를 찾는 잡지나 셀럽도 많이 바뀌어있고, 같이 일했던 친구들도 또 다른 스태프들을 꾸려서 일을 하고 있었다. 뉴욕에서 돌아왔다고 해서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건 아니었다.

-일은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나?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들이 반겨줬지만 사실 심정은 복잡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금의환향이라고 하면 '루이비통'처럼 유명 브랜드 광고 유명 패션잡지 화보를 찍고 돌아 오는건데, 그 모습이 아니었으니까. 인생 공부하고 왔다고 마음을 추슬렀지만 속으로는 '아이고 이거 또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잘난 척하고 나갔다가 이렇게 돌아왔구나' 이런 복잡한 마음이 있었다.

-다시 20대로 돌아가도 해외에 나갈 생각이 있나?

사람인지라 '해외로 나가지 않고 미용실을 차리거나, 삶을 더 계획적으로 살았으면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들지만, 다시 20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설사 또 헛발을 내디디고 실패를 할지라도.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참여한 이효리, 강다니엘 패션 잡지 표지/사진=마리끌레르, 엘르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참여한 이효리, 강다니엘 패션 잡지 표지/사진=마리끌레르, 엘르

 

뷰티 유튜버로 새로운 변신 '이효리 응원 노래에 눈물 왈칵'

-이제 한국에서는 완전히 자리 잡은 건가?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현장 일은 몇 년 안 남았다고 본다. 전 세대 선배들에 비하면 지금도 늦게까지 활동 하는 편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활동 수명이 점점 늘어나더라. 외국은 60세가 넘어서도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왜 그런건가.

불편함 때문인 것 같다. 나이 차이가 많은 대선배들과 같이 일하면 아무래도 편친 않을테니까. 나 역시 예전에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지난해 11월에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제 후배들을 가르치는 게 수순이지만, 세상도 바뀌었고 꼭 강의실이나 학원에서 가르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유튜브를 통해서 같이 노하우를 나누자는 개념에서 시작했다. 내게도 새로운 경험이다.

-현장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쉽지는 않나.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본다. 예전엔 현장에서 밀려나면 어떻게 하나, 불안해 하고 내 존재감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 후배들이 와서 일하면 좋은 자리인데, 내가 오래 맡았던 브랜드라고 해서 내려 놓지 않는 모습은 보이기 싫다. 보기 좋은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싶다.

지난 1월 이효리가 JTBC '효리네 민박'으로 인연을 맺은 가수 아이유의 제주도 콘서트에서 오랜만에 가수로 무대에 올랐다.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길로 이효리는 제주도 자연인에서 무대 위 '슈퍼스타' 이효리로 변신했다. (왼쪽부터)유튜브 '홍쓰메이크업 플레이'를 함께 운영하는 김태은 포토그래퍼,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 이상순·이효리 부부/사진=홍현정SNS
지난 1월 이효리가 JTBC '효리네 민박'으로 인연을 맺은 가수 아이유의 제주도 콘서트에서 오랜만에 가수로 무대에 올랐다.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손길로 이효리는 제주도 자연인에서 무대 위 '슈퍼스타' 이효리로 변신했다. (왼쪽부터)유튜브 '홍쓰메이크업 플레이'를 함께 운영하는 김태은 포토그래퍼,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 이상순·이효리 부부/사진=홍현정SNS

-최근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가수 이효리의 출연이 엄청난 화제였다.

사실 나는 효리 씨와 가깝게 지낸 것은 최근이라 오랜 인연은 아니다. 물론 친분이 있기 전부터 멋진 여자라고 생각하고 좋아했다. 오래전에 몇 번 광고 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효리 씨는 기억도 못 할 거다.(웃음)

'홍쓰메이크업 플레이'란 유튜브 채널명은 뷰티와 메이크업 채널이라 내 이름을 따서 지었지만, 포토그래퍼 김태은 씨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태은 실장님과는 20대 후반부터 서로 알고 지냈는데, 영상에 '개모님'으로 등장하는 그 사람이다. 효리 씨와 상순 씨의 출연은 나보다 태은 실장님의 공이 컸다.

-당시 출연했던 이효리가 "우리 '홍언니' 한 번만 도와주세요~ 그녀의 메이크업은 아름다워요~"라는 가사를 즉흥으로 붙인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던데. 당시 이효리도 눈물 고인 모습으로 구독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어떤 심정이었나.

'주책바가지'다. 왜 거기서 눈물을 흘려가지고.(웃음) 현장에서도 영상이 공개된 후에도 주변에서 놀림을 많이 받았다. 당시 마음이 많이 연약해져 있을 때였다. 효리 씨가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차를 마시면서 차분히 준비한다는데, 유튜브 영상을 위해서 뛰어난 예능감을 뽐내며 혼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상순 씨의 기타 선율에 맞춰서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불러주는데 듣는 순간 무너졌다. '이 사람들한테 내가 위로를 받아도 되나?'라는 생각도 들고, 효리 씨가 언니들을 위해서 유튜브에 출연해 준 이유도 잘 아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유튜버 활동은 어떤가? 구독자 수는 많이 늘었나.

재미있다. 댓글도 다 읽어보고 답글도 전부 다 남긴다.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웃음) 구독자 수는 3만을 향해 가고 있다. 이효리 씨의 효과를 다시 한번 느꼈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모델, 배우, 가수처럼 잘나가는 사람들을 메이크업하면서 묻어간 경향이 있다. 내 메이크업을 보는 대중과는 호흡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메이크업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다.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더 많이 공부하게 된다.

기자의 요구에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앉아 거울을 들고 포즈를 취한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는 메이크업에서 '얇은 피부 표현'과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사진=인터뷰365
기자의 요구에 흔쾌히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앉아 거울을 들고 포즈를 취한 홍현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는 메이크업에서 '얇은 피부 표현'과 '나만의 아름다움'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사진=인터뷰365

 

추구하는 메이크업?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얇은 피부 표현이다. 그리고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 사람만이 가진 인생의 이야기가 얼굴에서 뿜어져 나온다. 무조건 셀럽이나 유행을 따라하기보다는 자기만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고 자연스럽게, 당당하게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셀럽들의 모습처럼 되고 싶은 그 심리는 이해한다. 나도 어릴 때 이승연 언니, 채리나 씨, 유리 씨를 좋아해서 그들의 메이크업과 패션을 많이 따라 했었다. 나 너무 옛날 사람인가?(웃음) 

-메이크업 아티스트란 직업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직업일 뿐이다. 사실 요즘 들어서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홍현정을 이야기할 때 메이크업 말고는 설명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그 정도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수명이 다 하더라도, 홍현정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나? 그래서 홍현정의 삶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조금씩 분리해 나가는 중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운명적으로 만난 고마운 직업이고, 또 넓은 세상을 보여줬고, 친구도 만들어줬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도 알려준 삶의 '동반자' 같은 존재다.

-어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기억에 남고 싶나.

메이크업을 열심히, 즐겁게 하고 또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 되고 싶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기자
1007@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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