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인터뷰] 전주 찾은 스웨덴 여배우 전격 인터뷰
[365인터뷰] 전주 찾은 스웨덴 여배우 전격 인터뷰
  • 이찬호
  • 승인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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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방문한 스웨덴 신인 연기자 키아라 크론버그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소식 듣고 직접 배지 신청, 숙소 예약까지
-우연히 본 한국드라마에 매료되어 한국어 공부 매진...한국 영화에도 큰 관심
-영화 제작 시스템과 스토리 전개에 감동 "꼭 한국에서 일해보고 싶어요"
전주국제영화제 돔 앞에서 포즈를 취한 스웨덴 신인 연기자 키아라 크론버그. 영화제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게스트들은 영화제 출품작의 관계자이거나 출연 배우가 대부분으로 초청을 받아 전주를 방문하지만, 키아라는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소식을 듣고 배지 신청은 물론 숙소 예약까지 직접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한국 영화들을 접할 수 있었던 ‘행운’이라며 "한국 영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사진=이찬호

[인터뷰365 이찬호 인터뷰어(=전주)]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FF)'가 한창이던 지난 8일 야무진 걸음으로 전주 객사 거리의 상영관을 향해 발길을 옮기는 이가 있었다. 스웨덴에서 온 신인 연기자 키아라 크론버그(Kiara Cronberg, 24)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조금은 특별한 방문객.

영화제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게스트들은 영화제 출품작 관계자이거나 출연 배우가 대부분으로 초청을 받아 전주를 방문한다. 하지만 키아라는 스스로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고 배지 신청은 물론 숙소 예약까지 스스로 하고 영화제를 방문했다.

김영진 전주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키아라를 보며 “전주국제영화제가 진정 세계적인 영화제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게스트”라고 농담 섞인 말을 할 정도로 이런 식의 외국인 게스트 방문은 흔치 않다.

영화제에서 만난 키아라는 “이렇게 많은 한국 영화를 보게 되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서 2년 간 배우 트레이닝을 받은 바 있는 키아라의 고향은 스웨덴 남부의 작은 도시로 도시 전체에 극장이 한 관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그런 이유 때문일까, 한국의 멀티플렉스 극장들과 한 영화제에 출품되는 한국 영화들 수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275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이 중 상당수가 한국 영화다.

스웨덴에서 한국 TV 드라마를 접할 기회는 있었다는 키아라. 하지만 한국 영화는 거의 만나지 못했다며 이번 영화제 방문을 다양한 한국 영화들을 접할 수 있었던 ‘행운’으로 표현한다. 실제로 그녀는 영화제 기간 내내 하루의 대부분을 영화 보는 데 할애했다. 

우리에겐 ‘말괄량이 삐삐’, ‘이케아’의 나라로 각인되고 있는 스웨덴.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 시장은 크지 않다며 아쉬움을 드러낸다. 그에 비해 한국에서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속도는 키아라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키아라는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국에서도 연기활동을 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그녀와의 일문일답.

전주국제영화제 돔 앞에서 포즈를 취한 스웨덴 신인 연기자 키아라 크론버그./사진=이찬호

- 자신에 대해 조금 알려달라. 고향은 어디이고, 어떤 일을 하는가.

나는 원래 스웨덴 남부의 작은 도시 외곽의 한 마을 출신으로 시골 출신이라 할 수 있다. 몇 년 전 가족들과 도시로 이주해 그 곳에 살고 있다.

2년 동안 영국 런던에서 살면서 본격적인 연기 트레이닝을 받았다. 2년간의 풀타임 프로그램을 공부하며 다른 학교에서도 수업을 들었다. 서로 다른 두 학교의 수업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연기 외에 내가 몰두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무에타이다. 스웨덴에서 1년 동안 수련했고 한국에서도 좋은 체육관들이 많아서 수련을 이어오고 있다.

- 전주국제영화제의 인상은 어땠나. 가장 좋았던 점을 꼽는다면? 

내가 살던 곳에서도 영화제가 열렸었지만 그에 비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지역의 축제임에도 규모가 상당히 크고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 영화 축제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멋있기도 하고 가장 인상 깊었다. 많은 수의 영화 만큼이나 많은 극장들이 있다는 점도 좋았다.

- 이번에 영화는 많이 봤나.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라면?

내가 원하는 만큼 많이 보진 못했다. 하지만 그 영화들을 보며 놀라고 감동 받았다. 특히 내가 본 한국 영화들은 시각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너무나 아름다웠다. 특히 모든 영화들이 각각의 스토리 라인들을 가지고 있고 그 스토리 라인들은 아주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꼭 한 작품을 골라야 한다면 ‘아무도 없는 곳’(Shades of the Heart, 연출 김종관)을 꼽고 싶다. 첫 장면부터 깊은 감동을 받을 정도로 진정 나를 유혹하는 영화였다. 그 매혹적인 느낌은 영화 끝까지 지속됐는데, 내 모든 관심을 끄는 영화를 만나는 것은 결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우연히 본 한국 드라마 신선한 경험

한국 드라마 산업에 흥미...한국어 공부 매진

전주국제영화제서 한국 영화 매력에 푹 빠져

- 한국은 어떻게 찾게 된 것인가.  

1년 전 쯤 우연히 한국 TV 드라마를 보게 됐는데, 그동안 내가 봐왔던 TV 드라마들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과 대화들, 그리고 주제들, 심지어 촬영에 사용되는 카메라의 앵글이나 영상이 편집되는 방식과 음악까지 무척이나 새로웠다.

호기심에 더 많은 한국 드라마를 찾아 보기 시작했는데, 내게 큰 흥미로 다가왔다. 자막에만 의존하지 않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언어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 여행을 결정했다.

스웨덴 연기자 키아라 크론버그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알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한국의 작은 도시인 전주를 스스로 찾아왔다는게 놀랍다.

한국어 공부를 위해 잠시 동안 한국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참여할 수 있는 영화제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는 일정을 고려해 계획을 짜게 됐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올 계획을 세우고 난 후 더 많은 한국 드라마를 챙겨 본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진짜 모습과 문화를 보기 위해서는 서울이나 부산 같은 큰 도시도 좋겠지만 작은 도시를 방문하는 것이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고 전주에 와서 많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

- 한국 문화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있나?

나는 영화 연기를 공부해왔지만 TV 드라마 산업에도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특히 한국의 드라마 산업과 작품 생산 방식은 유럽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 나은 배우, 예술가가 되려면 이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야기 풀어가는 스타일이 매우 인상 깊었다. 배우로서 더 많이 성장하고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성장에도 도움을 주는 것 같다.

게다가 시각 콘텐츠를 접하는 것은 언어를 배우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내가 가진 많은 감각으로 콘텐츠를 접하다 보면 즐거움은 더욱 배가 된다. 비록 한국 문화를 접한 기간이 길지 않아 내 지식은 보잘 것 없지만 그 만큼 앞으로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런 측면에서 전주국제영화제는 내게 다양한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뜻 깊다.

 한국의 영상 콘텐츠 강점은 신속한 기획력과 실행력  

한국어 실력 쌓아 꼭 한국에서 일해보고 싶어

- 스웨덴과 비교했을 때 한국 영상 콘텐츠의 특징이 있다면?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들은 스토리의 결말이 확실해서 좋다. 이야기의 구조가 탄탄하니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의 갈등이나 인물들의 관계가 설득력 있게 이어지는 것 같다. 반면 유럽의 드라마들은 갈등의 봉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회가 끝나거나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토리 구조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유럽, 특히 스웨덴에서는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이 상당히 신속하다. 또 “이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보자”라는 의견들이 있으면 실행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대형 프로덕션이 아닌 작은 회사들에서 만드는 작은 영화나 저예산 웹드라마들이 많은 것도 큰 장점인 것 같다.

전주국제영화제 돔 앞에서 포즈를 취한 스웨덴 신인 연기자 키아라 크론버그./사진=이찬호

- 배우로서의 계획과 목표는? 

내 꿈은 직업으로서의 배우이고, 그 꿈이 실현되기를 기원한다. 학교에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한 이유 중 하나는 스웨덴이 아닌 나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한동안 진정 내가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혼란스러움에 빠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 있는 동안 이 나라와 이 나라의 다양한 면들에 사랑을 느꼈고 놀랍게도 친절한 사람들을 만났다. 뜻하지 않게도 내가 좋아하는 곳을 찾게 된 셈이다.

- 한국에서 일할 계획이 있나?

만약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있다면, 특히 그 기회가 일과 관련된 것이라면 나에게는 최고의 일이 될 것이다.

한국에는 방송국과 TV 채널이 아주 많이 있고,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유튜브 등 온라인 방송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한국에 있거나 한국에 있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통해 한국과 관련된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가능하다면 한국과 스웨덴의 공동 작업을 기획해 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내게 가장 시급한 것은 한국어 공부이고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내가 가진 목표에 다가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한국어 실력을 쌓아서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 꼭 돌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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