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권상우의 이유 있는 액션 자부심 "'터미네이터'보다 액션은 내가 더 잘해"
[인터뷰365] 권상우의 이유 있는 액션 자부심 "'터미네이터'보다 액션은 내가 더 잘해"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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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 귀수편'으로 오랜만에 액션 연기 "갈증 있었다"
-"액션신 편집 아쉬워...8초만 더 들어갔으면"
-과묵한 캐릭터 연기..."말 안 하는 게 영화에 더 도움 돼"
-"'권상우 살아있다' '권상우는 역시 권상우다'라는 말 듣고 싶다"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으로 돌아온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으로 돌아온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배우 권상우가 액션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으로 이를 갈고 돌아왔다. '귀수'역을 맡아 한층 차분하고 진지해진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전작 '탐정' 시리즈(2015, 2018)와 '두번할까요'(2019)에서 선보였던 유쾌하고 코믹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지난 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권상우는 '몸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대한민국에 '권상우 신드롬'을 일으켰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말죽거리 잔혹사'(2004) '탐정'(2015),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 '대물'(2010) '야왕'(2013) 등 액션, 멜로, 코미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20년 가까이 주연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권상우는 대표적인 '몸짱 배우'로 꼽히기도 하지만, '반전 매력'의 원조 스타이기도 하다. 거친 욕설을 내뱉는 철없는 스무 살 학생부터 아련한 표정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까지 작품마다 색다른 얼굴을 선보였다. 

코미디로 사랑받으며 액션 장르를 향한 갈증이 심할 때 운명처럼 찾아온 영화가 바로 '신의 한 수: 귀수편'이다. 영화 개봉 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인터뷰365>와 만난 권상우는 영화 속 '귀수'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촬영 중 어느때 보다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현장에서도 늘 외로운 '귀수'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직접 소화한 액션 장면을 CG나 와이어를 사용했다고 오해하면 서운하다"거나 "'터미네이터'와 '람보'보다 액션은 내가 더 잘한다"며 귀여운 자랑을 늘어놓으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권상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권상우 아직 살아있네' '권상우는 역시 권상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정우성 주연 '신의 한 수'와는 다른 결의 영화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1편과 '귀수편'은 전혀 다른 결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땐 흥미롭지만, 영화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완성된 모습이 상상이 안 갔다. 영화를 보니 리건 감독이 배우들의 욕구를 잘 표현해서 만들어준 것 같다. 만화적인 느낌도 있지만, 대중들에게 충분히 납득시킬만한 영화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은 2014년 개봉한 정우성 주연 '신의 한 수'의 15년 전 이야기를 그린다.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권상우)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범죄 액션 영화다.)

-'귀수'의 어떤 매력이 마음을 움직였나.

어릴적부터 누나의 복수를 품은 캐릭터이지 않나. 남자 영화 속에서 흔히 떠오르는 살기 어린 고독한 남자, 강한 남자가 아니었다. 외로운 감정, 서정적인 눈빛을 담은 캐릭터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전작의 흥행, 배우 정우성을 잇는 작품의 주인공인데 부담은 없나.

내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선배 중 한 분이 정우성 선배다. 만나면 항상 같이 작품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전작이 흥행이 잘됐고 좋은 영화라 부담은 당연히 있다. 같은 결로 가게 되면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귀수편'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서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품이 잘 돼서 시리즈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과묵한 캐릭터 '귀수' 연기..."말 안 하는 게 영화에 더 도움 돼"

-데뷔 이후 처음으로 체중감량에 도전했다던데 몸은 평소에도 좋지 않나.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때는 67㎏이었고 요즘엔 77㎏ 정도다. '귀수'의 근육을 표현하려면 감량이 필요했다. 평소에 나태하게 운동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1㎏ 감량하는 것도 훨씬 힘들었다. 촬영하면서 6~7㎏ 정도 감량했다. 노출신을 찍을 때는 하루 전부터 물도 마시지 않았다. 몸에 수분이 없어야 근 밀도가 잘 보인다.

-어떤 심정으로 다이어트를 했나.

영화배우로서 갈증이 있던 시기에 '귀수'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더 잘 표현하고 싶었다. 해외 활동에 집중하면서 시나리오를 못 받았던 시기가 있었다.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기회가 없어서 보여드리지 못했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서 더 욕심내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현장에서 '귀수'의 감정을 꾸준히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대사도 별로 없고 눈빛을 억눌러야 하는 게 많았다. '귀수'가 너무 평이하게 보일까 봐 걱정됐다. 다른 캐릭터들은 개성이 강한데 '귀수'는 아주 차분한 캐릭터다. 재미없게 표현되면 어떡하나 계속 고민하면서 혼자만의 대화를 많이 했다. 감독님은 누나의 복수 하나만 보고 달려온 인물이니 항상 '누나를 생각하라'고 했다. 그래서 어떤 장면을 찍든 간에 '나는 누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또 현장에서 배우를 많이 믿어주는 감독이다. 나를 믿어준다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대사가 별로 없어서 아쉬움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게 영화에 도움이 되지 않나?(웃음)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권상우 수련 포스터/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권상우 수련 포스터/사진=CJ엔터테인먼트

CG, 와이어 도움 없이 액션신 촬영

-언론시사회에서 편집된 장면에 대해 아쉬움도 이야기했는데 어떤 장면이었나.

바둑을 연마하면서 혼자 체력 단련하는 장면들이다. 관객들이 봤을 때 감탄이 나올 수 있는 장면들이 있다. 한 8초만 더 쓰셨어도 좋았을 텐데.(웃음) 영화가 잘 되면 감독판으로 좀 더 보여주시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그 장면들이 들어갔으면 아마 남자 관객들이 정말 좋아했을 거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언제였는지.

마지막 대국 장면을 찍을 때다. 몇 마디 안 되는 '귀수'의 대사 중 중요한 대사도 많고, 감정선도 폭발하는 장면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 또 그 장면을 찍을 때 독감에 걸려서 고생했다. 평소에 아픈 것도 잘 견디고 티도 안 내는 편인데 그땐 정말 못 일어나겠더라. 아침에 매니저랑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와서 촬영했다. 오한이 와서 온몸이 다 젖어있었고 목소리도 평소와 좀 달랐는데 그 상황이 오히려 '귀수'의 모습과 더 잘 어울렸다. 그래서 후반 작업 할 때 그 장면은 후시녹음을 하지 않고 현장 소리를 그대로 영화에 담았다. 감독님도 고치고 싶지 않았다고 하시더라. 아팠던 게 연기에 도움이 된 셈이다.

-거꾸로 매달리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와이어나 CG 없이 전부 다 직접 했다. 열심히 했는데 몰라봐 주시면 서운하다.하하. 현장에선 와이어를 준비해주긴 했다. 그 장면은 '귀수'가 직접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CG나 와이어의 도움을 받아 가짜로 만들면 스스로가 용납을 못 하겠더라. 영화엔 짧게 나오지만 반나절 정도 촬영했다. 그냥 오랜 시간 매달려 있고 오래 촬영했다. 코어에 힘이 잘 들어가야 흔들리지 않아서 운동도 열심히 했다. 꼭 직접 표현해보고 싶은 장면이었다.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신의 한 수: 귀수편'에 사활 걸었다...액션 영화 계속 하고 싶어

-평소에 바둑에는 관심이 있었나.

전혀. 정적인걸 안 좋아 한다.(웃음)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바둑 용어가 있다면?

'사활'. 영화에 사활을 걸고 싶다. 정말 사활을 걸고 이번 작품을 찍었다. 작품마다 내가 가진 역량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가 새로웠던 게 참 외로운 작업이었다. '귀수'같은 캐릭터와 작품을 만나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가 없어서 답답한 시간을 보냈었다. '탐정'이라는 좋은 시리즈 영화를 했지만, 관객들이 너무 코믹 이미지로만 봐주실까 봐 고민도 했다. 장르 영화에서 강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를 기다리면서 늘 체력단련을 해왔다. 영화를 하면 배우들, 스태프들과 맥주 한잔 마시고 그런 시간이 있는데 이번엔 촬영이 끝나면 숙소로 가서 혼자 삶은 고구마를 먹었다. 지방 촬영 때도 동네 헬스클럽 찾아다니면서 계속 운동했다. 촬영장 밖에서도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서 극 중 누나 생각을 계속했다.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첫 만남이 기억 나는데 감독님이 조훈현 바둑기사님의 사인이 들어간 부채를 선물해줬다. 언론시사회 하는 날 좋은 기운이 있으라고 아침에 그 부채로 바람을 쐬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감독님을 많이 의지했다. 역량 있는 감독님인데 데뷔가 오래 걸렸다. 그런 점이 내가 이런 작품을 기다리면서 느낀 갈증과 비슷해 서로 더 마음을 나누지 않았나 싶다. 둘이 같이 만들어간다는 느낌도 있었고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 갈증은 많이 해소됐나.

갈증이 해소될 정도로는 액션이 영화에 담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권상우라는 배우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액션 배우로서 더 나아가고 싶은 욕심도 있는 건가.

그렇다. 내년에 액션 영화를 하게 될 것 같은데 다른 유형의 액션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탐정 3'도 하고 싶다.  

-동시기에 '터미네이터'와 '람보'가 극장에 걸리더라.

'터미네이터'랑 '람보'는 너무 나이가 많지 않나. 액션은 내가 더 잘한다. 내가 더 빠르고 높이 뛸 줄 안다.(웃음)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의 배우 권상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권상우 살아있다' '권상우는 역시 권상우다'라는 말 듣고 싶다

-이번 영화로 기대하는 관객들의 평가가 있다면.

혼자 돋보이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 모두가 조화롭다는 말을 듣고 싶다. 

-후속작에 대한 기대는 없나.

전혀 예상을 안 하고 있었는데 후속작 이야기도 나오더라. 영화가 잘되고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권상우에게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유난히 애정이 있다. 나름대로 이를 갈고 '진짜 한번 보여주자'라는 생각으로 찍었다. 또 흥행도 그렇고 작품, 연기 모든 면에서 '권상우 살아있다' '권상우는 역시 권상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캐릭터 자체도 기존과 다른 톤으로 연기를 했고, 전반적으로 무게감 있고 새로운 영화에 도전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선 감정에 취해있기도 했고, '귀수'의 뒷이야기를 혼자 시나리오를 써가면서 상상하기도 했다. 배우에게 슬럼프는 흥행이 안됐을 때인데 사실 어떻게 다 잘될 수만 있나. 잘 극복하고 이어가는 거지. '귀수'가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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