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강수연 최초의 성인 역 'W의 비극' (24)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강수연 최초의 성인 역 'W의 비극' (24)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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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역, 소녀역 탈피해 'W의 비극'에서 과감히 성인 역 도전
- 김영애 추천과 김수형 감독의 과감한 픽업
- 러브 신에선 NG 안내려 깡 소주 마시기도
영화 'W의 비극'(1985) 포스터/사진=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W의 비극'은 1976년 10세에 '핏줄'로 데뷔한 강수연이 '깨소금과 옥떨매'를 끝으로 아역과 소녀역을 마감하고 1985년 탤런트 김영애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출연한 성인 데뷔작이다.   

그녀는 당시 KBS에서 '보통사람들'로 TV탤런트로 변신했을 때였다. 처음엔 별반 영화에 탐탁치 않은 내색을 보이자 김수형 감독은 김영애를 앞세워 "이 작품이 일본에서 대히트한 영화인데다가 연기자로서 인기를 얻으려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설득해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 감독의 야심찬 "래디 고우"로 촬영은 진행됐고, 극 속 강수연은 연극 배우 지망생인 혜미로 출연했다. 혜미는 'W의 비극'이라는 연극의 여주인공을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 지원하여 뽑히고, 연습에 열중하다 배우였던 상우를 알게 된다.

상우 역에는 가수겸 MC인 이택림으로, 첫 스크린 데뷔였다. 당초 트로트가수 설운도가 이 역에 내정되어 있었지만 이택림이 제작자 한갑진의 눈에 띄어 전격적으로 캐스팅 되었다. 

영화 'W의 비극'에서 이택림과 강수연 스틸 컷. 

강수연과 이택림이 이불 속에서 펼치는 러브 신은 김 감독이 직선적인 묘사를 피하고 상징적인 수법으로 전개시켜 아름다운 내면세계를 보여주었다. 강수연은 용기가 나지 않을 땐 '깡소주'를 마시면서 연기를 하다가 너무 술을 많이 마셔 NG가 속출하기도 했다. 

영화의 대부분이 제작자 한갑진씨의 집에서 촬영되었는데, 이 집은 필동에 있는 별장급의 양옥이었다. 

영화는 혜미(강수연)과 인기가 비등해져 시기와 열등감에 빠진 지선(김영애)이 그녀에게 칼을 꽂으려는 순간 상우(이택림)이 나타나 대신 찔리게 된다. 그때서야 사랑의 진실을 느낀 혜미는 눈물을 머금으며 배우가 되기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한다.

영화 'W의 비극'에서 김영애와 강수연 스틸 컷.

강수연을 소개한 김영애도 이 영화의 시사회를 본 후 장차 빅 스타가 스크린에 등장할 것이라는 예감을 김 감독에게 얘기 했다는 것을 입증하듯 강수연은 2년 후 '씨받이'를 통해 월드 스타로 각광 받았다.

'W의 비극'의 원작은 일본 작품인데, 미국 영화인 조셉 L 맨키위치 감독의 '이브의 모든 것'을 모방하지 않았나 할 정도로 상황 전개가 비슷하였다.

'W'는 우먼 즉 '여자'를 지칭하는 이니셜로 강수연은 'W의 비극'이 아닌 'W의 영광'을 안고 월드 스타로 각광을 받았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27일에 개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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