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김내성 원작 '청춘극장'과 조국해방의 청춘상(31)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김내성 원작 '청춘극장'과 조국해방의 청춘상(31)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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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장'(1958) 방대한 소설을 극적으로 각색한 홍성기감독과 김지미의 열연
-'청춘극장'(1967) 청춘스타 신성일과 뉴 페이스 윤정희와 고운아의 연기경쟁
-신성일이 뽑은 신영일과 미녀 정윤희의 화려한 열연
-영화 '청춘극장'은 영화배우의 산실로 한국영화의 빛나는 경연장
홍성기 감독의 '청춘극장'(1958) ⓒ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올해 74회 광복절을 맞았다. 이육사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시작하여 심훈의 ' 그날이 오면'으로 염원하던 8·15 광복의 환희는 36년간 질곡의 굴레를 벗어난 해방의 날이었다.

1953년 김내성 소설로 발표된 6권의 '청춘극장'은 방대한 내용으로 전개되어 일찍부터 영화 기획 착수에 엄두를 못내다가 1958년 홍성기 감독이 시나리오 작가 최금동의 완벽한 각색으로 부인 김지미를 히로인으로 영화화했다. 당시 서울인구 200만일때 광화문에 네거리에 있었던 국제극장에서 1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절찬을 받았다.

독립군인 부친이 일제와 싸우다 전사하고 딸 운옥(황정순)은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 친구 백초시의 아들 백영민(김진규)과 혼인하려 하지만 영민은 홀연히 동경유학을 떠난다. 그곳에서 신여성 오유경(김지미)을 만나 둘은 사랑하게 되고 임신을 한다.

패색이 짙은 일제는 강제로 학도병을 징발하고 백영민도 끌려가 전쟁터에서 전투 중 눈을 다쳐 병원에 입원한다. 이 때 간호원인 운옥을 만나게 되지만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유경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그를 탈출시키고 만주에 독립군으로 합세한다. 감격의 8·15 해방일에 고향에 돌아온 운옥은 영민을 기다리는 유경을 보고 두 사람의 행복을 빌며 떠난다는 스토리이다.

윤정희·신성일·고은아 주연의 '청춘극장'(1967) ⓒ정종화

이런 여세를 몰아 1967년 '박서방'과 '마부'로 인기를 끈 강대진 감독은 뉴 페이스 윤정희를 오유경으로 픽업하여 '청춘극장'을 리메이크 했다. 

당시 청춘스타의 독보적인 신성일이 백영민 역으로 나왔으며, 운옥은 청순한 이미지의 고은아가 열연해 신정프로로 국제극장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제작자 곽정환 사장은 '청춘극장'의 대박으로 고은아와 결혼까지 하는 행운을 얻었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하는 영화에 백영민과 오유경이란 예명을 달아 주인공을 기용하는 '청춘극장'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1975년 " 청춘극장"에서 신영일과 정윤희로 고 신성일이 일본 교사로 우정출연해 자신이 뽑은 신영일을 지원해 주었다.
1975년 신영일·정윤희 주연의 '청춘극장'에서는 고 신성일이 일본 교사로 우정출연해 자신이 뽑은 신영일을 지원해 주었다. ⓒ정종화

1975년 김호선 감독의 '영자의 전성시대'로 흥행의 개가를 올린 태창영화사 김태수 사장과 황기성 기획자는 광복 30주년 기념작으로 백영민 역에 신영일과 오유경 역에 신인 정윤희, 그리고 운옥 역에 김창숙을 출연시켜 을지로 4가 국도극장에서 추석프로로 상영했다. 그러나 청년문화의 청바지 세대와 TV의 파상공세에 저조한 관객을 동원한 후 막을 내렸다.

10년 마다 세 차례 리메이크한 '청춘극장'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디지털 시대에 밀려 한국영화 100주년을 접한 행간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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