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해학과 풍자의 '변강쇠' 시리즈 시대물 (33)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해학과 풍자의 '변강쇠' 시리즈 시대물 (33)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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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감한 기획으로 '변강쇠'의 흥행 신화 창조
- 이대근과 원미경의 찰떡궁합의 열연
- 속편과 3편으로 고전 해학극 시리즈의 개가
영화 '변강쇠' 시리즈. (맨 왼쪽부터) 원미경·이대근 주연의 '변강쇠', 원미경·김진태 주연의 '속 변강쇠', 하유미·김진태 주연의 '변강쇠3' 포스터. ⓒ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1986년 3월 '변강쇠'가 촬영하는 내 고향 안동으로 엄종선 감독을 만나기 위해 내려갔다. 마침 '변강쇠'의 타이틀롤을 맡은 이대근도 안동역 앞 문화여관에서 만나 밤늦도록 촬영 에피소드를 나누며 친교를 나누었다. 이튿날 새벽부터 로케지를 다니며 '옹녀' 원미경과 합세해 봉고차로 안동민속 마을에서 씨름시합과 장터풍경을 찍었다.

사생결단의 각오로 영화 촬영에 몰두하던 엄종선 감독은 변강쇠와 옹녀가 정사를 벌린 풀밭을 한자 이상 푹 파인 장면의 해학적 묘사로 과장되게 풍자했는데, 그는 제작부를 제치고 직접 웅덩이를 삽으로 파헤치고 고사를 치렀다. 그리고는 그 웅덩이에 자기 옷을 집어넣으며 주문을 하는 기이한 행동을 보여 다들 어리둥절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는 엄 감독이 '변강쇠'에 거는 집념의 단면을 보여준 장면이다. 

[S#50] 근처 잔디밭 

길 옆 잔디밭에 의관을 벗어 던지고 옹녀와 누워있는 변강쇠...
'비단 금침 따로 없네, 하늘을 이불 삼고 소문난 자네와 나, 두 가슴 만났으니 활활 태워서 백년가약 확인하세~' 

'변강쇠'의 옹녀 역을 원미경이 맡지 않았다면 그토록 실감 나는 연기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난 다음 어떤 불가사의한 마력이 나를 잡아 끄는것 같았어요!"(원미경)

1982년 '밤을 기다리는 해바라기'로 데뷔하여 이듬해 '경아의 사생활'을 내놓아 별반 반응을 보여주지 못한 엄 감독은 고전 해학극 '변강쇠'로 전국의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일으켜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라는 말의 주인공이 됐다. 

'변강쇠' 속편을 제작해달라는 침체해 있던 지방흥행사의 성화로 제작자 박태환은 두 배 이상의 판권을 받고 '속 변강쇠' 제작을 시도했으나 이대근의 사정으로 탤런트 김진태로 교체해 원미경과 호흡해 새롭게 창조됐다.
 
우리나라에서 시리즈나 리메이크로 많이 영화화된 작품은 '춘향전'을 비롯하여 '심청전', '장화홍련전', '황진이' 등 여성물로 남성물은 전무했는데, '변강쇠'는 속편의 흥행에 이어 1988년 '변강쇠 3'까지 이어지는 이변을 낳았다.

'변강쇠'는 유독 로케지로 양반마을 안동의 각지를 섭렵하며 산자수려한 곳을 촬영했다.

3편은 원미경이 하차하고 하유미가 옹녀로 나와 서구적인 체취로 김진태와 앙상블을 이루었다. 변강쇠가 산 중턱에서 소변을 볼 때 소방호수를 방불케 하는 오줌 줄기는 그야말로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풍자의 극치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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