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돈’ 간결한 구성, 묵직한 메시지
[리뷰] 영화 ‘돈’ 간결한 구성, 묵직한 메시지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03.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돈'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포스터/사진=쇼박스
영화 '돈'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포스터/사진=쇼박스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인간의 욕망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단어이자 누군가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기도 하는 '돈'.

영화 '돈'은 사람 위에 돈이 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꿈꿔봤을 '부자'를 희망하는 평범한 인물이 주인공이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돈이 움직이는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 그를 중심으로 '돈'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찌릿하게 펼쳐진다.

업계 1위 증권사에 입사는 했으나 빽도 줄도 없는 신입사원 일현은, 높은 현실의 벽과 모든 것이 완벽한 동기 우성(김재영) 앞에서 좌절하고 작아진다. 하지만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고, 실적 0원 신세에서 클릭 몇 번에 억 단위의 돈을 벌게 된다. 번호표와의 거래가 거듭될수록 더해가는 위험과 함께, 금융감독원 사냥개 한지철(조우진)의 추적이 시작된다.

영화 '돈' 스틸컷/사진=쇼박스
영화 '돈' 스틸컷/사진=쇼박스

촬영 67회차 중 60회차에 출연하며 생애 첫 원톱 주연작을 선보이는 류준열은 이 시대의 평범한 청년 일현 역을 무난하게 소화하며 관객을 자신의 편으로 이끈다. 영화가 일현의 성장기를 그리는 만큼 흐름에 따라 섬세하게 변화하는 눈빛, 표정연기를 감상하는 것도 소소한 관람 포인트.

여의도를 배경으로 주식을 다룬 영화지만, 주식을 전혀 모르는 관객들도 이해가 어렵지 않을 정도로 극 진행에 꼭 필요한 만큼만 간결하게 정보가 전달된다. 초반 속도감 있는 전개와 음악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관객을 스크린으로 끌어들인 영화는 일현이 '돈맛'을 보게 되면서 새로운 방향을 맞이한다.

번호표가 건넨 손을 잡고, 금융감독원의 사냥개라 불리는 한지철의 추적이 시작되며 범죄·스릴러 장르로서 무게감이 한 층 더해진다. 두 캐릭터의 쓰임은 간단하다. 주인공 일현을 각성시키며 극을 진행시킨다. 등장 장면도 인물의 서사도 풍부하진 않지만 유지태와 조우진이라는 배우를 통해 각자의 축을 확실히 세운다.

번호표는 유지태의 절제된 연기력과 만나 범죄·스릴러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악역과는 조금 다른 우아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어떻게 봐도 범죄를 저지르는 악역인데, 그의 눈빛과 목소리에서는 신뢰감이 느껴진다. 주식 종목 코드를 다 외울 정도로 똑똑한 캐릭터인 일현이 위험한 선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은 번호표의 설득력있는 목소리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영화 '돈' 스틸컷/사진=쇼박스
영화 '돈' 스틸컷/사진=쇼박스

유지태가 절제된 연기를 펼친다면 조우진은 감정을 충분히 표출하며 영화의 균형을 유지한다. 한지철에게서는 떼쓰는 아이의 집요함과 순수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사회 정의를 지키려 노력하며 "버는 만큼만 쓰고 살라" 외치는 한지철은 돈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일현과 일현의 시점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돈 위에 서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다만,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느라 초반보다 느슨해지고 갈수록 예상 가능한 영화의 흐름은 아쉬움을 남긴다. 오는 20일 개봉.


관련기사

관심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