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또 왜 무엇을 바꾸려 하나
광화문광장 또 왜 무엇을 바꾸려 하나
  • 김문희
  • 승인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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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와 분노의 시위마당이 재조성 효과
-역사 관광 문화 휴식 명소로 되살려야
-문화콘텐츠 활용공간으로 관리개혁부터

[인터뷰365 김문희(경영학 박사) 칼럼니스트] 서울시가 또다시 광화문광장의 재조성 사업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른바 ‘촛불혁명’의 성지로 이미지를 달리하고 있는 광장의 규모를 확대해 기념광장의 면모로 또 한 번 크게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본래의 광장조성 목적인 시민들의 다목적 공원 공간으로 돌려놓기 위한 재조성 카드인지, 불확실성 추진목적을 두고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오세훈 서울시장 때인 2009년 서울시에서 광화문광장을 넓게 재조성한 뒤 활용 경과를 보면 서울 도심 한복판에 대규모 시위를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애써 장소를 만들어 놓은 결과가 되었다.

의미 있는 시위도 있지만 가짜뉴스가 만들어 낸 광우병 시위 같은 소란도 한 때 광화문 광장의 지축을 뒤흔들었다.

시기를 가리지 않고 온갖 이해관계와 주장을 내건 시위꾼들이 몰려나와 증오와 분노, 함성을 토해내며 도심의 평화로운 질서문화를 살벌하게 바꾸어 놓았고 소음, 교통지옥의 악성 공해지대가 된 곳이 광화문광장이다.

결국 정권까지 바꾸게 한 ‘촛불 혁명’의 성지로 일컫는 사람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이 편안하고 평화롭게 잠시 머물 수 있는 휴식 공간이나 만남의 장소 등 공원의 역할을 하도록 본래 목적에 맞게 관리 운영방법을 바꾸든지 공간을 재구성하는 쪽으로 가야한다.

광화문 광장의 지역적 위치와 주변 환경을 보면 말 그대로 시위 광장의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고궁 정부청사 세종문화회관 외국공관 등이 인접해 있지만 녹지가 없고 먹거리, 쇼핑몰 등이 보이지 않는 고층빌딩 사이의 넓고 삭막한 광장이다.

언젠가 EBS가 영국 런던시의 트라팔가 광장을 각종 퍼포먼스 등 문화 예술, 관광의 명소로 조성하게 된 유래를 다큐 프로로 소개한 적이 있다.

트라팔가도 광화문처럼 차도 복판의 섬 모양의 광장이었으나 차도 한쪽을 광장으로 흡수하고 광장의 관리시스템도 문화 예술 관광 중심으로 운영, 성공한 도심 광장문화의 본보기가 되었다.

도시 재개발, 재정비 등 도시 재생사업은 시민생활의 백년대계를 내다보지 않고 단기간의 실적이나 정치적 명분을 앞세워 함부로 망치를 들거나 삽질을 하면 또 언젠가 복원이나 재재개발 등 악순환의 고리로 반복되는 불행한 사태를 많이 접해왔다.

어떤 사업이든 시민의 재산인 예산을 배정하고 집행할 때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책임자에게 필요하지만 우리는 정권이 바뀌면 바로 지난 사업들이 비판받거나 교체, 재정비 대상이 되는 사례가 많다. 그것은 사업의도에 시민생활의 미래보다 정치 명분이 더 크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지만 광장을 시민들이 평화롭게 차지하는 슬기로운 대안을 재정비 프로젝트의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그 과제는 광장을 다시 부수고 무엇을 옮기고 바꾸는 시설물 정비보다 문화 예술인들의 창작, 공연 활동 등에 공간을 우선 활용토록 광장의 엄격한 관리규정과 운영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서 풀어나가야 한다.

지난 연 초에 서울시가 또 새로운 광장으로 재조성하기 위해 거액의 공사비가 필요한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공모 당선작을 발표하면서 가장 먼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을 이전하는 문제가 시비에 올랐다. 이어서 행정안전부가 협의 없이 정부청사 부지까지 변형되는 새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가 공모로 뽑은 재정비 설계도를 사업 계획대로 추진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바라건 데 이제 제발 광화문 광장은 더 이상 시위의 메카, 분노의 광장으로 가지 않고 시민들의 평화로운 휴식 공간으로 바뀌어 서울의 상징적인 관광지 역할을 하는 ‘서울의 트라팔가 광장’으로 관리 운영되기를 시민의 한사람으로 간절하게 기대한다.

 

김문희

국제경제학 박사로 홍익대, 서울시립대, 가톨릭대 등에서 경제·경영학 강의, 국민대와 상지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관세청 관세평가협의회 평가위원 역임

김문희
김문희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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