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긴급진단②]혼란 부른 암호화폐의 불신과 가능성 논쟁
[가상화폐 긴급진단②]혼란 부른 암호화폐의 불신과 가능성 논쟁
  • 김문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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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위기감에 투자자들 분노 청와대 직행
-거래소 폐쇄 않고 실명제로 불법자금 규제
-생활문화 시선에서 본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인터뷰365 김문희 편집위원(국제경제학박사)] 가상화폐는 '가상화폐'라는 호칭부터 아직 법정 표준용어로 자리를 못 잡고 있다.

거래소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정부나 금융기관은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가상통화'로 부른다. 영어권은 암호학(cryptography)과 통화(currency)를 조합한 크립토커런시(cryptocurrency), 또는 디지털 커런시(Digital Currency)라는 단어로 통한다.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화폐라는 광의적인 개념에서 보면 '가상화폐'가 일반적인 명칭이다.

용어조차 관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있는 것은 가상화폐와 관련된 법체계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호화폐 거래행위에 대한 국내의 법률상 적용 항목은 금융업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IT관련 통신판매업종이다. 가상화폐를 신종 금융경제 해법으로 접근하면 국내의 경우 관련 부처나 기관도 기획재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감독원 등이 복잡하게 연계된다. 통화정책의 핵심기관인 한국은행도 무관하지 않다.

그로 인해 지난해 12월부터 관련 당국의 일부 수장들이 폐쇄와 퇴출을 예고하며 정리 안 된 발언을 중구난방 쏟아내다가 불이 난 곳에 기름만 부어대는 혼란만 초래했다.

투자자들은 국민 직접 청원창구가 개설된 청와대 사이트로 몰려가 분노를 토해냈다. 청원의 질문 주제는 "'가상화폐'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 본적이 있습니까"였다. 작년 12월 28일부터 1월 27일까지 한 달 만에 22만 8295명이 규제 반대 의사 서명에 동참했다.

청와대는 청원 서명이 20만 명이 넘는 사안에는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원칙을 정해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6일 국무회의에서 "여러 부처가 관련된 정책은 각 부처의 입장이 다른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로 책임소재가 모호한 정리를 했으나 결국 정부는 거래소 폐쇄라는 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1월 30일부터 거래 실명제를 시행했다.

제도 금융권의 감독기관에서 은행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자 거래내역을 관리, 투기와 불법적인 자금거래를 막기 위해 시행된 긴급 처방이다.

하루 1000만원 넘는 돈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입출금되면 은행을 통해 투자자 신원과 거래 내역을 신고토록 하면서 투기 바람과 거래소 패쇄 위기감으로 발생한 혼란이 진정상태를 보이고 있다.

개인은 금액과 관계없이 하루 5회 이상 입출금하면 신고 대상이 되고 기업이나 단체는 소액금액도 신고를 하게 된다. 소득이 있으면 당연히 세금을 추징하게 된다. 신고 자료는 금융거래위원회 산하 FIU(금융정보분석원)가 접수해 자금세탁이나 불법 거래 혐의가 발견될 경우 수사당국으로 넘어가 조사 대상이 된다.

거래실명제는 거래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1차적인 응급처방이면서 앞으로의 대책을 준비하는 탐색단계로 볼 수 있다. 암호화폐의 미래와 발전 가능성에 정책의 무게를 두게 된다면 이상적이고 안정적인 관련 법규부터 마련해야 한다.

거래실명제로 암호화폐 사태가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투자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없는 금융거래 시스템은 언제든 혼란을 초래한다.

가상화폐가 금융통화 혁명의 불씨가 되어 인쇄 제조된 불환화폐를 거래하며 금융경제를 주도해온 실물 제도 금융권의 뇌관이 될 미래 기술금융이라는 희망적인 주장과 함께 투기나 불법자금의 유통 창구로 불신하는 양극의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조금씩 길을 터 줄 것인가, 아니면 조금씩 길을 좁혀 가다가 어느 시기에 차단막을 칠 것인지는 가상화폐 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달려 있다.

디지털 기술시대를 열어가는 정보 통신 기술분야는 국가 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하드웨어 산업의 중추 신경인 혁신 소프트웨어들이 촌각을 다투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슈가 된 가상화폐 사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시장 거래 규모로 세계 3대 암호화폐 국가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에서 이미 늦었지만 추방과 포용의 기로에 있는 암호화폐의 현재와 미래를 두고 온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야할 때가 온 것이다.

 

김문희

국제경제학 박사로 홍익대, 서울시립대, 가톨릭대 등에서 경제·경영학 강의, 국민대와 상지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관세청 관세평가협의회 평가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