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네 컷 만화'의 한국영화 발자취 (35)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네 컷 만화'의 한국영화 발자취 (35)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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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만화의 개척자 1924년 첫 연재된 '멍텅구리', 1926년 최초로 영화화
-'고바우영감', 1959년 김승호가 '고바우'로 열연
- 억센 생활상의 '왈순아지매'는 도금봉의 화신(?)
네 컷 만화 '멍텅구리 헛물켜기'를 영화화한 영화 '멍텅구리'(1926)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문 시사만화의 대가 '고바우영감'의 김성환 화백을 기리며 '네 컷 만화'를 영화화한 한국 영화 100주년의 진기록을 펼쳐보고자 한다.

네 컷 만화의 시초는 1924년 10월 13일 조선일보에 처음 연재된 '멍텅구리 헛물켜기'다. 주인공의 어이없는 실수로 웃음을 자아냈던 이 만화는 당시 밭 전(田)자 모양의 네 컷 만화를 눈 목(目)자로 바꾸어 연재한 노수현 시사만화의 새로운 시도로 인기를 끌었다.

1924년 10월 13일 조선일보에 처음 연재된 '멍텅구리 헛물켜기'. 네 컷 만화의 시초였다.

네 컷 만화가 인기를 얻자 1926년 이필우는 감독으로 데뷔하면서 영화 '멍텅구리'의 제작과 각색은 물론 촬영, 편집, 현상과 기획까지 맡아 1인 7역의 재능을 발휘했다. 

영화 '멍텅구리'는 주인공인 최멍텅과 친구인 윤바람 그리고 기생 옥매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희화적으로 묘사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원규와 김소진이 출연했다.

조정호 감독의 영화 '고바우'(1959)포스터

1955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고바우 영감'은 ''경무대 똥지게꾼'의 귀하신 몸 풍자' 컷으로 김성환 화백이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조정호 감독은 1959년 '시집가는 날'과 '인생차압'으로 열연한 김승호를 타이틀 롤로 내세운 영화 '고바우'를 내놓았다. 영화는 복덕방과 고리대금업자로 수전노의 고바우가 심기일전해 사회사업가로 거듭나는 인생행로를 풍자적으로 묘사했다.

'인간군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현대감각의 희극영화'라고 포스터의 선전문안과 당시 내노라는 배우가 출연한 '고바우'는 리얼리티가 부족해 신문연재의 인기에 반비례하는 범작(凡作)이 되고 말았다. '고바우'는 바위 같이 튼튼하라는 의미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1963년 이성구 감독의 '왈순아지매'

세 번째로 영화화된 작품은 1963년 이성구 감독과 '새댁'과 '또순이'로 인기 절정이었던 도금봉이 주연을 맡은 '왈순아지매'로, 정운경 화백이 여성 잡지 '여원'에서 대한일보에 연재할 때 영화화됐다. 

영화는 도금봉이 열연한 억센 경상도 출신의 '왈순아지매'가 서울에 상경해 부잣집에서 식모살이(가사도우미)를 하면서 전개되는 사회상의 축도로 '서울의 지붕밑'의 김지헌 시나리오가 일품으로 평가됐다.

이후 안의섭 화백의 '두꺼비', 오룡 화백의 '야로씨', 이홍우 화백의 '나대로선생'이 영화로 기획됐으나 이뤄지지는 않았다. 다기다양한 인생사를 '네 컷 만화'로 압축된 만화경을 영화로 펼쳐 보인다는 것이 스크린과는 흉합이 힘든 저마다의 본색을 보일 수 없었던 것이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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