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최초로 해외 로케한 영화 파노라마(36)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최초로 해외 로케한 영화 파노라마(36)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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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필리핀에서 최초 로케한 '낙엽'
-해외 올 로케한 작품은 1984년 배창호 감독의 수작 '깊고 푸른밤'
-40일간 파리 올 로케 작품은 패티김 노래의 '이별'
-1975년 최초로 미국에서 촬영한 정소영 감독의 멜로물 '애수의 샌프란시스코 '
배창호 감독의 '깊고 푸른밤'/사진=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해방 후 우리나라 영화가 최초로 해외에 나가서 촬영한 작품은 1957년 홍콩에서 로케 촬영된 '천지유정'이다.

김화랑 감독이 연출하고 희극스타 '홀쭉이' 양석천과 '뚱뚱이' 양훈이 출연했다. 아름다운 농촌의 어느 마을에 쌍둥이 형제인 거복과 대복이 살고 있었다. 형 거복이 이웃 마을의 처녀와 성혼을 할 즈음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다. 남양군도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여 화교 여성을 만나 그곳에서 재생의 길을 걷다가 동생을 만나 전개되는 형제의 남방행장기(南方行狀記)이다.

1958년 제작과 음악을 맡은 박구 감독이 김승호와 안나영을 대동하고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로케한 '낙엽'과 1964년 이한욱 감독이 김승호·박노식·최지희를 대동하고 촬영한 '나갈 길이 없다'도 태평양전쟁의 비극을 다뤘다.

1958년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로케한 '낙엽'/사진=정종화

1961년 김기영 감독은 재일동포 공미도리를 일본 현지에서 픽업해 한운사 원작의 '현해탄은 알고 있다'를 만들었는데, 일본의 명승지와 풍물을 인서트 형식으로 촬영했다. 본격적인 일본에서의 로케는 1966년 김수용 감독의 '잘 있거라 일본 땅'이다.

미국 로케는 50년대와 60년대에 걸쳐 여러 번 시도했지만 현지 촬영 여건과 제작비 관계로 기획이 무산되다가, 1975년 동아수출공사 이우석 제작의 '애수의 샌프란시스코'로 성사됐다. 신영균·윤일봉·양정화가 태평양을 건너가 열연을 펼쳤다.

미국 로케로 촬영된 정소영 감독의 '애수의 샌프란시스코'(1975) 

특히 이우석 제작자는 이 영화의 노하우로 1984년 당시 '한국의 스필버그'로 명성을 떨치던 배창호 감독의 '깊고 푸른밤'을 올 로케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빅 히트작을 낳았다.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로케 촬영한 작품은 1960년 홍성기 감독이 직접 촬영하고 당시 부인인 김지미를 출연시킨 '길은 멀어도'로, 김동원과 장동휘가 현지 로케에 참여했으며 최무룡은 국내에서만 찍었다.

이후 1973년 신상옥 감독은 신성일, 김지미, 오수미와 40일간 체류하며 패티김의 노래 '이별'을 올 로케 했으며, 1974년 '속 이별'은 파리가 아닌 국내에서 최초로 패티 김과 딸 경아와 함께 출연했다.

1973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이별' 포스터/사진=정종화

열사의 나라 아라비아 로케 영화는 김수용 감독의 '아라비아의 열풍'이 있다. 이현승 감독의 '그대 안의 블루'는 이탈리아에서, 1992년 '안개 속의 2분 더'는 영국, '베를린 리포트'는 독일, '명자 아끼꼬 쏘냐'는 사할린스크, '짚시애마'는 스페인, '애니깽'은 멕시코, '네온 속에 노을지다'는 아프리카, '타이페이 3만리'는 대만, '맹호작전'은 월남으로 불린 베트남에서 로케 촬영 됐다. 

제작비의 출혈을 감내하며 영화적인 기획에 편승한 해외 로케는 스태프의 자긍심도 고취시켰다. 1967년 김진규와 남정임이 출연한 '하와이 연정'은 당시 파격적인 기획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또 시베리아에서 '맨발에서 벤츠까지', 알래스카에서 '땅끝에서 온 연인', 스웨덴은 입양아(최진실)의 눈물겨운 사연을 담은 '스잔브링크의 아리랑', 브라질은 '안개에 젖은 리오의 밤은 깊어', 뉴질랜드는 '결혼이야기2', 몽골은 '카루나',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섬에서는 이장호 기획·송영수 감독의 '핸드백속의 이야기'가 해외 로케 촬영됐다. 남태평양 있는 사모아섬도 1968년 로케한 '사모아의 연풍'이 있다.

가장 가깝고도 먼 북한의 로케는 한때 '춘향전'의 합작과 남과 북의 상징, 남남북녀를 다룬 '시집 가는 날'을 촬영한다고 애드벌룬만 띄었을 뿐 공염불로 끝나고 말았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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