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상' 한석규X설경구X천우희 "온갖 정성 다 버무려서 징그럽게 찍어"
[종합] '우상' 한석규X설경구X천우희 "온갖 정성 다 버무려서 징그럽게 찍어"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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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상'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캐릭터 포스터/사진=CGV아트하우스
영화 '우상'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캐릭터 포스터/사진=CGV아트하우스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이 영화는 제작 자체만으로도 '역대급' 영화가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배우 천우희)

영화 '한공주'(2014) 이후 5년 만에 복귀하는 이수진 감독의 영화 '우상'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의 조합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단숨에 기대작으로 떠올랐던 작품이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구명회(한석규)와 아들이 죽고 난 뒤 진실을 쫓게 되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련화(천우희),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 개봉에 앞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전 세계 영화인들의 호평을 받았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우상'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다음은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과의 일문일답.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한 배우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사진=CGV아트하우스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한 배우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사진=CGV아트하우스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다녀온 소감은?

한석규=직접 참석하진 못해 아쉽고 섭섭하다. 설경구, 천우희 두 후배들에게 일임했다. 감독님 미안해요.(웃음) 참석은 못 했지만 다 찾아봤다. 우희는 왜 빨간색 드레스를 입어서 배경에 묻혔는지.(웃음) 그래도 얼굴이 더 돋보였다.

설경구=나도 베를린영화제는 처음인데 천우희의 드레스와 레드카펫이 헷갈려 내가 밟고 다녔다.(웃음)

천우희=베를린영화제에 처음 참석하는데 영화를 못 본 상태라 떨렸다. 첫 시사회를 베를린에서 하게 돼 감격스러웠다. 질의응답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수진 감독='한공주'때도 영화제를 많이 다녔는데 그때는 혼자 다녔다. 이번에는 한석규는 함께 못했지만 설경구, 천우희와 함께해 외롭지 않았다. 밤마다 독일 맥주도 마시고 재미있게 보냈다.

베를리국제영화제 '우상' 월드 프리미어에 참석한 배우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사진=CGV아트하우스
베를리국제영화제 '우상' 월드 프리미어에 참석한 배우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사진=CGV아트하우스

-기립 박수가 나왔다던데.

한석규=그런데 기립은 다 한다고 그러던데?

설경구=끝나고 바로 질의응답을 하는 바람에 사실 칸 영화제 같은 기립은 아니었다. 영화제를 많이 다니진 않았지만 관객들이 영화가 마음에 안 들면 상영 중간에 전혀 거리낌 없이 냉정하게 퇴장한다고 하더라. 우리 영화는 중간에 몇 명이 나갔는데 다시 들어오더라. 화장실에 다녀오신 것 같다.(웃음) 다들 몰입하고 보신 것 같아 안심했다. 

영화 '우상' 스틸컷/사진=CGV아트하우스
영화 '우상' 스틸컷/사진=CGV아트하우스

-서로의 첫인상은 기억하는지?

한석규=경구를 본 지도 20년이 넘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이 좋은 친구다. 

설경구=석규 형님이야 내가 영화 처음 시작할 때 한국 영화를 홀로 짊어지셨던 분이다. 나의 우상이었고, 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우상이었다. 내가 한석규라는 이름 석 자를 평가할 수 없다. '한석규는 한석규'다.

-연기 호흡은 어땠나.

설경구=사실 서로 붙는 장면이 많지 않고 각자의 영역이 있었다. 그걸 감독이 영화에 잘 버무렸다. 현장에서 한석규 선배는 후배랑 연기하면서도 여전히 배려가 깊고 물 흐르는 듯한 유연함이 있다. 내 급한 성질을 많이 눌러주셨다. 형님이 없었으면 사고를 쳤을 수도 있었는데 항상 중심을 잡아주셨다.

한석규=우리들만의 에피소드가 있었다. 현장이 만만치가 않았다. 다들 극도로 예민해질 수 있는 일도 많았고, 한 겨울을 관통해서 찍었기 때문에 날씨도 춥고 사실 나도 굉장히 예민해져 있었다. 어떻게 하겠나 후배들을 잘 다독여야지.(웃음) 각자 맡은 부분이 있어서 연기 합은 많이 못 맞췄다.

천우희=두 선배와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설렜고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선배님을 한 작품에서 두 분을 보는 게 쉽지 않다.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는 것도 기대가 되고 영광이었다. 또 관객의 입장에서도 두 분의 조합은 처음이라 그냥 영화가 만들어지기만해도 '역대급'이겠구나 생각했다.

(시계방향)배우 한석규, 설경구, 이수진 감독, 천우희/사진=리공동체영화사
(시계방향)배우 한석규, 설경구, 이수진 감독, 천우희/사진=리공동체영화사

-이수진 감독과 천우희는 '한공주' 이후 두 번째 작업인데.

천우희=감독님의 차기작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관객으로서도 팬이다. '우상' 시나리오를 건네주셨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한공주' 덕분에 내가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컸었고 련화라는 캐릭터도 굉장히 욕심이 많이 났다. 촬영 전부터 설레고 열의가 불탔다.

이수진 감독='한공주'는 서로를 알아갈 시간이 부족한 작업이었다. '우상'을 통해 천우희라는 배우에 대해서 깊이 알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어마어마한 성장을 했다. 천우희가 아니었으면 누가 련화라는 인물을 소화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석규, 설경구 배우와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았다. 굉장히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서 영화 안에서 세 배우의 조화가 흥미로울 것이다.  

영화 '우상' 스틸컷/사진=CGV아트하우스
영화 '우상' 스틸컷/사진=CGV아트하우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천우희=선배님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우면서 잘 따라가야지 싶었는데 부담도 있었다. 선배님들과 영화의 한 축을 맡고 있고 그만큼의 몫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부담이 된 만큼 연기하기가 힘들어서 정말 안간힘을 쓰면서 연기했는데 두 선배님들 아무렇지 않게 척척 하시더라. 그걸 보면서 두 분의 내공과 대단한 재능에 감탄했고 본받고 싶었던 현장이었다.

설경구=나는 반대다. 석규 형님이야 말할 것도 없고 천우희를 보면서도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여유가 있지? 나는 똥줄 타 죽겠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오히려 많이 배웠던 현장이었다.

한석규=우희 같은 경우는 섬찟한 촬영 에피소드가 있는데 내가 주사기를 찔러 넣는 장면이 있다. 나는 안경도 벗고 있는 상태여서 잘 안 보였고 우희가 막 발악을 하면서 연기를 하더라. 나는 몰입한다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땐 우희의 리액션을 받아서 발버둥 치는 발을 잡고 더 몰입하면서 연기하게 되더라.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 주사기가 사전에 약속된 만큼이 아니라 더 쑥 들어갔더라. 우희가 잘못됐다고 말을 하면 바로 NG인데 말도 안하고 계속 연기를 했다. 미련할 정도로 애를 쓰면서 노력했다. 그 열정이 아마 스크린을 통해서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설경구=온갖 정성 다 버무려서 징그럽게 찍은 영화다. 지금도 감독님이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개봉 전까지 후반작업할 거다. 끝까지 매달릴 거다'라는 말에 감명받고 있다. 저희 노력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돼서 공감하시고 널리 퍼졌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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