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진행 중인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 발굴조사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44호 제사와 관련된 유물 110여점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는 44호 호석(護石) 북쪽에서 파손된 상태로 출토됐다. 전체 높이 약 40cm의 긴목항아리(장경호, 長頸壺)로 추정되며, 그릇 곳곳(경부頸部, 견부肩部, 동체부胴體部)에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문양은 크게 4단으로 구성됐다.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돼 있고 ▲3단에는 다양한 인물(기마·무용·수렵)과 동물(사슴·멧돼지·말·개)이 연속으로 표현됐다. 그림을 세부적으로 보면 말 탄 인물과 말들이 행렬하는 장면, 기마행렬을 따라가는 인물들이 무용하는 장면, 활 든 인물들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과 말 탄 주인공이 개(추정)와 함께 행렬하는 장면 등이 묘사됐다.
문양의 전체 구성으로 보아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 정황상 제사용 토기로 제작되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행렬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기마·무용·수렵을 묘사한 복합 문양은 현재까지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로, 복식과 인물묘사, 동물묘사 등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행렬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표현들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내용 구성과 유사하여 신라·고구려 대외관계 연구에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말 문양은 발형기대(그릇 받침대)의 다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 2점에서 확인되었다. 말이 새겨진 문양은 총 2개체로, 말 갈기, 발굽, 관절 뿐 아니라 갑옷을 입은 모습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되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에 새겨진 말 문양 중 회화 표현이 가장 우수한 사례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44호 호석 주변에서 대호(大壺)를 포함한 다양한 기종의 제사 유물이 110여 점 출토됐다. 9점의 대호는 호석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배치됐고, 내부와 외부에서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뚜껑 접시(개배, 蓋杯), 토제악기(토제훈, 土製壎), 토제방울(토령, 土鈴) 등 소형 토기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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