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석의 현장인터뷰] 뮤지컬 '디바' 제작자로 나선 개그맨 출신 김성규 "좋은 공연 만들고 싶어요"
[서영석의 현장인터뷰] 뮤지컬 '디바' 제작자로 나선 개그맨 출신 김성규 "좋은 공연 만들고 싶어요"
  • 서영석
  • 승인 2022.12.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KBS 공채 개그맨 출신 김성규, 제작과 출연 겸해
- 김기석 작가 겸 연출가 "소극장 뮤지컬에 한 획을 긋고 싶어"
- 주인공 제나, 김서별 열연..."무대에 오래도록 서고 싶어요"
뮤지컬 '디바' 제작자 겸 배우로 참여한 개그맨 출신 김성규/사진=서영석

인터뷰365 서영석 인터뷰어 = 소극장 뮤지컬 '디바'가 대학로에서 연일 매진에 가까운 흥행 가도를 달리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디바'는 ‘가수라는 동일한 꿈을 가진 유학생과 시골 아줌마’를 내세워 그 꿈을 좇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관객들의 배꼽을 쥐게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휴먼 코미디물이다.  

이 공연은 개그맨 출신 김성규가 제작자로 참여한 작품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김성규는 우연히 '디바'를 본 후 김기석 작가 겸 연출가를 만나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이 공연에 제작자로 참여하게 됐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배우로도 참여했다. 

김성규, 성악도 출신에서 개그맨, 공연 제작과 연출, 뮤지컬 배우까지 

뮤지컬 '디바' 포스터.

1994년 KBS 10기 공채 개그맨 출신인 김성규는 공연 연출과 제작, 그리고 연기까지 소화해내는 다재다능한 재주꾼이기도 하다. 

한 때  소위 '잘나가는 개그맨'이었던 그는 "어릴 때부터 남을 웃기는데 각별한 재주가 있었고 형편이 어려워 연예인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 개그맨을 택했다"고 회상했다.

"잘나갈 땐 겹치기 출연에다 각종 행사, 업소 출연 등 돈을 엄청나게 벌었습니다. 그러면서도 10년 이상을 개그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방송과 다르게 직접 관객들과 소통을 하면서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게 무척 행복하더라고요. 그런데 '먹고 살기 위해' 남들을 웃기기에만 연연하다 보니 "뭔가 허전함을 지을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가 택한 것은 공부였다. 음대(성악 전공)에 진학한 그는 연기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기자 중앙대 예술대학원(공연영상학 석사)에 입학해 연출 공부에 매진했다. 더 나아가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실은 바빠서 논문을 쓰지 못해 수료만 했다"며 "꼭 개그 만이 길이 아니고 다른 장르로도 충분히 관객과 소통을 하며 함께 웃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 제작자로도 영역을 넓힌 그는 "공연을 하다 보니 코로나와 겹쳐 어려웠던 시기가 많았다"며 "그러나 주위의 격려와 관객분들이 열심히 웃어주고 손뼉도 쳐 주시는 데 힘을 얻어 더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활짝 웃었다.

김기석 작가 겸 연출가 "소극장 뮤지컬에 한 획을 긋고 싶다"

뮤지컬 '디바' 공연 장면.

이 공연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작가 겸 연출을 맡은 김기석이다.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골 아줌마와 유학파 도시 아가씨의 좌충우돌 성장 드라마를 그린 '디바'는 김기석의 20번째 창작극이다.

그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학부 시절 기계설계를 전공했던 그는 "적성에 맞지 않으니 공부에도 열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예체능 분야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연극 무대에 뛰어들었죠. 배우로 입문한 후 연기를 하면서 '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극작가가 됐죠."

극작연출 김기석입
뮤지컬 '디바'의 김기석 작가 겸 연출가/사진=서영석

작품 탄생의 근저에는 유년의 기억들이 많다. 가정 형편상 시골과 서울을 오가며 살았던 유년 시절의 많은 부분이 작품에 녹아있다. '디바'의 탄생 역시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자신을 "대중적 작가"라고 설명했다.

"판타지보다는 제 경험에서 우러나는 작품들은 많이 쓰다 보니 관객들과의 소통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객분들이 인정 해주셔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요.(웃음) 또 제 작품은 희로애락이 명확해요. 예술성보다는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우선 '디바'의 장기 흥행을 하고 싶다"며 "아직 작품을 많이 다듬어야겠지만 많은 공을 들여서 한국 소극장 뮤지컬에 한 획을 긋고 싶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가수 출신 관록의 여배우 제나, 무대에서 정열을 불태우다

박말숙 역 제나(본명 박선주)
뮤지컬 '디바'의 박말숙 역을 맡은 제나(본명 박선주)/사진=서영석

이 작품의 메인 역 박말순을 맡은 제나(김현숙, 장예원 트리플)는 관록의 여배우이다. 예명 제나(XENA)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정열의 여전사’다. 1972년생으로 만 5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정열을 불태운다.

고3 때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오디션을 통과해 가수의 길을 걸었던 제나(본명 박선주)는 자신의 싱글 앨범도 발표한 정식 가수 출신이다. 자신의 끼를 주체 못 해 활동 영역을 뮤지컬로 넓힌 그녀는 한국의 대표 뮤지컬 '넌센스'를 10년간 공연한 베테랑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뮤지컬 '디바' 공연 장면/사진=서영석

연기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려워 아이돌 그룹 보컬트레이너를 한 것이 외도의 전부라고. 그는 "무대를 사랑하기에 오늘까지 배우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젠 딸(대학생)도 다 커서 사정이 허락한다면 계속 무대에 머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창작 뮤지컬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뮤지컬이 사랑스러운 것은 관객과의 호흡과 소통이죠. 이젠 나이가 들어 무대를 사랑하는 만큼 책임감이라는 중압감에 시달리기도 한답니다. 이 작품의 주제도 ‘꿈’‘이지만 저에게도 나름대로 꿈이 있어요. 유명하지 않아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배우로, 좋은 엄마로 무대에서 오래도록 살아남길 바랍니다.”

김서별, "연기의 희열, 무대의 매력이죠"

뮤지컬 '디바' 공연 장면. 주인공 박지유 역을 맡은 김서별/사진=서영석

'디바'에서 또 한 명의 주인공 박지유 역을 맡은 김서별(본명 김가은)은 1988년생으로 앳된 외모의 소유자다. 국악예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는 그는 "정석 코스를 밟은 정통파 출신"이라고 당차게 말한다. 2010년 '그 남자 그 여자'를 통해 대학로 데뷔 무대를 가진 그는 배우로 활동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림을 하고 싶었던 적도 있어요. 환경의 변화 등 현실과의 괴리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깨달았죠. 하지만 무대에서 계산된 연기가 성공적이었을 때 느끼는 희열이 계속 무대를 떠날 수 없게 만들어요. 또 관객이 자신을 알아주었을 때 무대에 서는 보람을 느낍니다."

박지유 역 김서별
뮤지컬 '디바' 공연 장면. 주인공 박지유 역을 맡은 김서별/사진=서영석

"감성적이고 감성을 이끌어주는 작품이나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에게 맡고 싶은 배역에 대해 묻자, 다양한 역할들을 쏟아낸다.

그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힘과 권력 있는 정의로운 검사, 판사, 여형사 같은 역"을 꼽으며 "또 보기엔 우아하고 기품 있는데 허당미 있는 귀여운 재벌 집 딸이나 사모님 역할 등 좀 다이나믹하고 사연과 깊이가 있는, 연기력을 요구하는 역할들을 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정극이나 뮤지컬을 가리지 않고 저를 필요로 하는 무대에 오래도록 서는 게 희망입니다. 다방면으로 도전해 보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열정으로 똘똘 뭉친 '디바'는 대학로 룸시어터에서 12월 31일까지 공연된다. 

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국대에서 연극학 석사를, 중앙대에서 연극학 박사를 취득했다.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서영석
서영석
gnjala@hanmail.net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