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 폭탄에 눈물 섞은 휴먼 코믹 뮤지컬
- 한국 소극장 코믹 뮤지컬 선봉에서 거둔 의미있는 성공
인터뷰365 서영석 인터뷰어 = 현재 대학로에서는 소극장 뮤지컬 '디바'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12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 공연은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소극장 뮤지컬의 작은 불씨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사랑은 비를 타고', '빨래' 등 소극장 뮤지컬 중에서도 수작이 있었지만 '디바'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그릴 수 있는, 코미디 뮤지컬이란 점에서 그 특성을 찾을 수 있다.
'디바'는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골 아줌마와 유학파 도시 아가씨의 좌충우돌 성장 드라마를 그렸다.
가수의 꿈을 위해 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온 지유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업 부도로 어쩔 수 없이 시골로 내려가게 되면서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부유한 삶을 살던 그녀에게 시골 생활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곳에서 똑같이 가수의 꿈을 갖고 살아가는 시골 아줌마 박말숙을 만난다. 꿈은 같지만 다르게 살아온 말숙과 지유, 그런 그녀들에게 찾아온 우연한 기회. 누가 봐도 언밸런스 한 팀을 꾸려 함께 가수가 되기 위한 도전을 하게 된다.
공연은 개그맨 출신 제작가의 합류로 그야말로 개그 공연을 방불케 하는, 시종일관 웃음의 폭탄을 터뜨린다. 시류에 맞는 빠른 템포와 극적 상황에 맞게 적절히 배치된 웃음의 코드가 관객들의 배꼽을 쥐게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게 한다. 웃음과 눈물을 적절히 섞은 감동의 휴먼 코믹 뮤지컬이다.
뮤지컬 '디바'는 한국 소극장 코믹 뮤지컬의 효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뮤지컬은 현재 대학로에서 연일 매진에 가까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일단 작품은 관객들이 편안하게 부담 없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코믹 요소의 적절한 배치가 흥행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소극장 관객들에게 근접의 거리에서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함께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었을 듯한 ‘가수’에의 동경 또한 작품의 소재도 관객들과 소통이 자연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막이 열리면서부터 객석에서는 끊임없이 폭소가 터져 나온다. 마치 지뢰를 묻어놓은 듯 공연의 곳곳에서 드러나는 웃음 코드로 인해 관객들은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 자연스레 공연에 몰입한다. 이런 면에서 '디바'는 한국 소극장 코믹 뮤지컬의 선봉에서 커다란 성공의 거두었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다만, 흠이 있다면 물론 창작극이다 보니 구성이 약할 수도 있지만, 이번이 초연이 아님에 문제가 있다.
작가이자 연출을 맡은 김기석은 팸플릿의 인사말에서, “우리는 모두 가슴 한켠에 꿈이라는 단어를 머금고 삽니다. 그 꿈이 무엇이든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하며 유독 꿈을 강조한다.
작품의 내용도 ‘가수라는 동일한 꿈을 가진 유학생과 시골 아줌마’를 내세워 그 꿈을 좇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하지만 공연에서는 ‘그 꿈’을 이루려는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다.
또 공연에서 시골 사람들은 가난하다는 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또 퍼레이드 식으로 펼쳐놓기만 할 뿐 공연말미에 정리가 안 되어있다.
스포일링을 할 수 없어 간략한 예를 들면 가요대회에서 5억이라는 상금이 걸려있는데 그 해결을 보여주지 않는 우를 범하고 있다.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시골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상의 상금 5억을 받았으면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소극장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조명이나 음향의 문제를 거론한다는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연출의 세심함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작비의 열악함과 소극장 핸디캡을 내세우면 뭐라 할 수 없겠지만, 그래서 연출이 필요한 것이다.
음향만 하더라도 어떤 노래가 나오든 소리의 크기가 천편일률이다. 배우의 감정을 무시하고 오퍼레이터의 편의에 맞춘 점은 시정되어야 한다. 마지막에 영혼이 나와 듀엣을 하는 장면에서도 굳이 배우를 등장시켰어야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 공연이 장기공연에 성공하려면 이러한 점들이 우선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공연적 제반 문제점을 안고 있으면서도 관객들은 그저 즐겁기만 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가족(부부) 간의 사랑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웃다가 눈물을 흘리는 꽤 괜찮은 창작 뮤지컬이다. 한국 최초의 소극장 코믹 뮤지컬 '디바'는 이러한 제반의 문제점들을 보완하면 전국 순회공연을 통해 수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가 있는 작품으로 그들의 성공적 공연에 더욱 가열찬 노력을 당부하고 싶다. 공연은 대학로 룸시어터에서 12월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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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국대에서 연극학 석사를, 중앙대에서 연극학 박사를 취득했다.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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