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새론 “10대 마지막 작품 '동네사람들'…20살 되면 전작 상영회 열고파”
[인터뷰] 김새론 “10대 마지막 작품 '동네사람들'…20살 되면 전작 상영회 열고파”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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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 간 캐릭터
다시 만나고 싶은 선배? "존경하고 사랑하는 배두나"
'로맨틱 코미디'의 밝은 역할도 도전하고 싶어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대본을 보면 잘 읽히는 게 있어요. 읽다 보면 머릿속에서 동화책처럼 그림이 그려지고 상상이 되고 어느 순간 그 캐릭터가 돼서 대본을 읽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작품들은 읽고 나면 계속 떠오르고 여운이 남아요." 

10대 답지 않은 진중한 답변이 나온다. 벌써 10년차 배우인 김새론이 어느덧 19살 숙녀로 훌쩍 컸다.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이창동 감독이 제작한 영화 '여행자'(2009)에 캐스팅된 그는 10살에 대한민국 최연소 배우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며 화려한 데뷔식을 치렀다.

이후 620만명을 동원한 '아저씨'(2010)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이후에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수 많은 영화제에서 품에 안은 트로피를 하나 하나 열거하지 않아도 김새론은 매번 작품 속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천재 아역'다운 행보를 보여왔다.  

배우로서 작품을 선택하고 캐릭터를 연기할때 늘 계산하기보다는 마음으로 느끼고 표현한다는 그는 '천상' 배우다. 스무 살이 되면 극장을 빌려 지인이나 팬들과 같이 출연작 상영회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생겼다. 

그가 10대에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작품은 스릴러 '동네사람들'이다. 절친했던 친구 '수현'이 사라지자 마을 사람들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사건을 홀로 풀어나가는 강인하고 똑 부러지는 여고생 '유진'을 연기했다.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10대의 마지막 작품이자 캐릭터이니 애틋한 마음이 들 것 같다.

맞다. 촬영을 끝나고 나니 19살의 막바지이기도 하고 '진짜 나를 보내는 느낌?' 약간 그런 느낌이 든다. 영화를 직접 본 후엔 후련함, 아쉬움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스쳤다.

-'유진'이라는 인물에 끌렸던 이유?

10대의 마지막으로 연기할 작품 하나를 골랐어야 했는데 그 순간에 다른 것들보다는 지금의 저를 되게 많이 담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다는 캐릭터를 생각을 했다. 나이나 성격이 비슷한 점이 많아서 이 캐릭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진'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솔직하고 자기가 생각한 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여고생이니까 '유진'의 작은 감정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실제 주변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유진'이 나와 비슷하다고 얘기해줘서 기분이 좋았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사실 영화에서 '유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 있다. 선생님의 대사로 유진의 과거가 짧게 나오는 게 전부인데.

대본에도 그 이상의 설정은 없었다. 감독님과 현장에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던 이유도 '유진'의 과거나 설명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캐릭터를 잡아보려 했다. 우정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는 캐릭터다 보니 실제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장에서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과거 추억을 떠올렸던 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

-'유진'이 '수현'에게 느끼는 감정은 어떻게 받아들였나.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둘의 관계 설명은 편집된 장면이 있었다. '유진'이 서울에서 전학 온 지 얼마 안 돼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롭고 힘든 시기를 '수현'이랑 보냈다. 둘은 친구 이상의 자매 같은 관계다. 서로 버팀목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수현'을 찾아서 나선 게 아닐까 생각한다.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유진이 당차고 솔직한 캐릭터인 건 알지만 어떻게 보면 자기가 위험한 상황도 생기고 선생님 말도 잘 듣지 않고 사람들이 봤을 때 '쟤 왜 저렇게 행동해?', '왜 저렇게 오지랖이 넓어?'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유진이 입장에선 정말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고 친구와는 자매 같은 사이니까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건데. 그 행동을 반감을 들지 않게 표현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영화를 보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느껴서 아쉽기도 하다.

영화 '동네사람들' 스틸컷/사진=리틀빅픽처스
영화 '동네사람들' 스틸컷/사진=리틀빅픽처스

-감독과는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눴나.

'유진'의 대사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이거 너무 아저씨 같니?', '요즘 애들은 이런 얘기 안 하지?', '이런 건 요즘엔 어떻게 말해?' 같은 것들을 제게 물어봤는데... 나도 요즘 말투를 잘 모르겠더라. 하하.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배워와서 알려줬다. 또 같은 상황이라도 어른과 아이가 느끼는 감정 차이가 있으니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많이 물어보셨다.

-감독님의 대사 중 너무 아저씨 같다거나 공감되지 않았던 게 있었나?

반대다. 내가 너무 요즘 말을 몰라서 대사에 공감하지 못했다. 특히 초반에 돌을 들고 싸우는 장면에서 대사 변경이 많았다. 감독님은 "'요즘 말'을 넣어서 '요즘 같이' 화를 내보자" 그런 얘길 했는데 무슨 말인지 내가 못 알아듣겠더라. 그래서 중간 지점을 찾아서 어린애가 할 수 있는 강한 말 정도로 타협을 봤다.

-본인이 맡은 캐릭터 설명이 부족함에도 '동네사람들'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액션, 스릴러, 코미디, 드라마적 요소까지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재미를 볼 수 있는 영화이고 전달하는 메시지에도 공감했다. 요즘은 나 살기도 바쁘고 힘들어서 남한테 관심을 주기가 힘든 삶이다. 하지만 '한 번쯤은 괜찮겠지' 하는 것들이 쌓여서 큰일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크게 '바꾸자', '이렇게 하지 마'라기보다는 '나는 얼마나 무관심했나?', '나는 얼마나 소통을 했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

-배우 마동석과는 2012년 영화 '이웃사람' 이후 6년 만에 다시 만났다.

마동석 선배님은 영화 '이웃사람' 때도 워낙 잘 챙겨주셨다. 내가 아플 때 위염 약 가져다주시고 좋은 배우이시자 좋은 삼촌이셨는데 '이웃사람' 때는 서로 호흡할 시간이 길지 않아서 아쉬웠다. 이번 작품에서는 오랜만에 만나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을 맞췄다. 반갑기도 했고 서로를 알아갈 시간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서 더 편하게 촬영했다. 6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건 팔뚝이 더 두꺼워지고. 자꾸 커진다.(웃음) 현장에서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큐티 뽀짝 마블리'다.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동네사람들'도 그렇고 어둡고 무거운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

평범하지 않은 어두운 분위기의 장르만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굳이 피하지도 않았다. 작품을 결정하는 시기에 내 마음을 움직인 작품과 캐릭터들이었다. '유진'이 기존 캐릭터와 다르다고 느낀 점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는 어둡지만 당당하고 밝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도전해보지 못한 역할들에 대한 도전 의식은 늘 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남다를 것 같다.

대본을 보면 잘 읽히는 게 있다. 읽다 보면 머릿속에서 동화책처럼 그림이 그려지고 상상이 되고 어느 순간 그 캐릭터가 돼서 대본을 읽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작품들은 읽고 나면 계속 떠오르고 여운이 남더라. 나를 제일 잘 아는 부모님과 친구들이랑도 얘기를 많이 하고. 제3자와도 얘기를 많이 한다.

-어떤 대본을 읽을 때 그런 경험을 했는지?

출연했던 모든 작품이 다 그랬다. 전부 다 정이 가지만 특별한 작품을 고르자면... '여행자'(2009)와 '도희야'(2014)는 더 마음이 가고 여운이 남는다.

-데뷔작인 '여행자'(2009)는 정말 어릴 때 찍었더라.

그땐 캐릭터의 감정을 전부 다 알거나 공감해서라기보다는 느낌적으로 '이 캐릭터는 이렇구나', '나는 이렇구나'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내가 이해하게 쉽게 디렉팅을 해줬다. 계산된 연기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면서 찍었던 작품이다.

⁃덕분에 '연기 천재'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부담도 있었을 것 같은데.

타이들에 대한 부담은 늘 있었다. 좋은 말이어서 실제로 '연기 천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성격이 많이 밝아진 건데 어릴 때는 낯을 많이 가리고 사람들한테 집중 받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오디션을 보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너무 어려웠다. '안녕하세요' 한 마디 자기소개를 못해서 오디션에도 많이 떨어졌다. 일단 자기소개를 하고 그다음에 뭘 보여줘야 기회가 생기는데, 자꾸 떨어지다 보니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 연기 자체보다는 나를 바꿔가는 게 힘들었다. 주변의 시선보다 연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을 엄청 많이 했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에서 오는 장점도 있을 것 같다.

확실히 그때보다는 감정의 범위가 넓어진 것 같다. 그 당시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느낌적으로 추측해서 연기했다.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면 실제 생활에서 비슷한 기억을 끌어오거나 정보를 찾아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든다.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영화 '동네사람들'의 배우 김새론/사진=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아역배우들이 성인 배우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오히려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전에 그런 고민을 했다. '어떻게 헤쳐 나가야 될까',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지금 그 시기가 돼 보니 왜 내가 그런 것에 집착하고 연연해서 '내 발목을 내가 잡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할 수 있는 작품 속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잘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것들에 얽매여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 비슷한 경험을 한 선배들이 '너무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도 말고, 특별한 걸 보여주려고 하지도 말라'고 얘기하더라.(웃음)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선배가 있다면?

운 좋게 첫 작품부터 좋은 선배들을 많이 만났다. 연기적으로도 배울게 너무 많았고, 찍으면서도 이분과 연기를 다시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교감을 주고받으면서 더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한 번이 아니라 두세 번 계속 뵙고 싶은 선배님들이 많다. 그중 한 명을 꼽자면 정말 다 만나고 싶은데 배두나 언니? 두나 언니 랑은 지금도 서로 너무 사랑하는 사이다. 친한 언니이자 존경하고 좋아하는 배우다. '도희야'(2014)땐 어리고 엄마와 딸 같은 느낌이었으니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 

또 마동석 선배님과는 '이웃사람'(2012)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인데, 선배님이 '동네' 시리즈나 '사람'시리즈를 한 번 더 해서 '세 번 채우자'고 하셨다. 그래서 마동석 선배님도 한 번 더 만나야 한다.(웃음)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보면서 탐났던 캐릭터가 있는지.

'로코' 장르 드라마는 전부 다 볼 정도로 좋아한다. 사실 로코가 아니더라도 여자 캐릭터, 남자 캐릭터 상관없이 해보고 싶은 역할들은 많다. 드라마를 보면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캐릭터는 '도깨비'를 보면서 '저 역할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아무래도 밝고 사랑스러운 역할이다 보니까. 내 성격과 비슷한 것들을 해 보고 싶다.

-앞으로도 학생 역할을 계속할 생각이 있나?

10대 연기에 대해 기한을 정해 놓지는 않았다. 내가 소화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작품과 역할이라면 계속 도전하고 싶다.

-10대를 마무리하고 20대를 맞이하는 소감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친구들을 많이 만나려 한다. 지금의 시간이 나중에 엄청 보물 같은 시간이 될 것 같아서 남은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고 추억을 쌓고 싶다. 수능 끝나면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싶다. 작품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에 비해 여가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학교생활을 많이 하려고 했었다. 수련회도 가고, 운동회 때 계주도 뛰어 보고, 전교 회장 선거에 나가서 떨어져도 봤다. 그때 떨어지고 엉엉 울었다.(웃음) 친구들처럼 독서실에서 밤샘도 해보고, 학원도 다녀보고, 또 부모님한테 말 안 하고 몰래 학원 빼먹고 놀러도 다녀봤다. 그런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행복이 크더라. 아역배우로서는 어떻게 보면 소소하지 않은 건데 그런 경험을 다 해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가 되면 10시 넘어 PC방도 가고 싶고, 극장에서 나이 제한 없이 영화도 보고, 물론 배우로서도 지금보다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영화 '아저씨'는 정말 아직도 못 본건가.

이제 곧 볼 수 있다. 보고 소감을 얘기하겠다.(웃음) 사실 TV에서 볼 기회도 있었지만 나는 극장이 아니면 영화에 집중이 안 된다. 

아! 스무 살이 되면 극장을 빌려 지인이나 팬들과 같이 출연작 상영회 같은 걸 해보고 싶다. 만약 상영관에서 영화 보다가 소리 지르는 사람이 있다면 나일 거다.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게 설레면서도 부끄럽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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