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노인의 '행복'을 위한 메시지...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100세 노인의 '행복'을 위한 메시지...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주하영
  • 승인 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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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박사의 공연으로 보는 세상풍경] '연극열전7' 두 번째 작품, 요나스 요나손(Jonas Jonasson)의 소설 원작
’연극 열전 7’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공연 장면. 양로원에서 탈출하기 위해 창문을 넘으려는 100세 노인 알란. 그의 화장실용 슬리퍼가 보라색 팬지꽃을 밟는 순간 연극은 시작된다. /사진=연극열전

[인터뷰365 주하영 칼럼니스트] 2009년 UN은 ’세계 인구 고령화 보고서’를 통해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단어를 처음 언급했다. 앞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00세 이상의 삶을 살아갈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었다.

2016년 ’네이처’는 “인간의 최대 평균수명은 115세이며, 125세가 최대 한계치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필립 로스, 존 업다이크, 시몬 드 보부아르, 잭 케루악, 마가렛 애트우드와 같이 20세기를 주름잡은 소설가들과 함께 작업해 온 영국의 유명한 편집자 다이애나 애실은 2008년 90세의 나이로 집필한 책 ’어떻게 늙을까?’(Somewhere Towards the End)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삶이란 우주적 견지에서 보면 눈 한번 깜빡이는 것보다 짧지만 그 자체로 보면 놀랍도록 넉넉해서 서로 대립되는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있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고요함과 소란스러움, 비탄과 행복, 냉담함과 따스함, 거머쥠과 베풂이 모두 담길 수 있다.”

2017년 100세가 된 그녀는 “모든 인간은 세상에 자신이 만든 무언가를 남기기 마련”이며, “세상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모든 ‘자아’는 자신이 해 온 무언가를, 유익하든 해롭든 남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창문을 넘으려는 100세 노인 알란(오른쪽)과 젊은 알란을 비롯해 기본적으로 10개 이상의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 무대는 알란의 100년이란 세월이 저장된 기억의 서랍장들이 겹겹이 쌓인 병풍처럼 배우들을 둘러싸고 있다.
’연극 열전 7’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공연 장면. 창문을 넘으려는 100세 노인 알란(오른쪽)과 젊은 알란을 비롯해 기본적으로 10개 이상의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 무대는 알란의 100년이란 세월이 저장된 기억의 서랍장들이 겹겹이 쌓인 병풍처럼 배우들을 둘러싸고 있다./사진=연극열전

대학로 자유극장에서는 ’연극 열전 7’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막바지 공연이 한참이다.

자신의 100세 생일날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친 노인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다룬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의 손을 거쳐 ‘전혀 예상치 못한 연극방식’을 선보이며 새롭게 재탄생했다.

2009년 인구 900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10만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우며, 41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천만 부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해낸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손은 자신의 성공요인을 ‘희망’이라 말한다.

그는 2016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문학이 절망과 좌절, 비극을 퍼뜨린 데 반해 자신의 책은 희망을 퍼뜨렸음을 강조하며, “우리는 인생에서 한 번 혹은 두 번쯤 창문을 넘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알란은 내가 걱정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는 사람”이며, “정치적으로 바보라 할 수 있는 그처럼 되고픈 생각은 없지만 여전히 수많은 걱정에 시달리며 살고 있는 내 어깨 위에 앉아 ‘침착해, 인생은 그 자체일 뿐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테라피스트”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2005년 5월 2일이라는 현재 시점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1905년 스웨덴의 윅스훌트라는 한 시골에서 태어나 양로원에서 100세 생일을 맞이하게 된 노인 알란 칼손을 중심으로 한 세기에 달하는 20세기의 중요 역사장면들을 관통한다. 소설은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만들어 낸 것 혹은 해온 일”을 통해 ‘그 어떤 흔적’을 남겨 온 알란의 전 인생과정을 전달한다.

지역신문사와 단체들이 모여 함께 축하하게 될 100세 생일 파티가 열리기 1시간 50분 전 밤색 재킷과 바지 차림에 “오줌 슬리퍼”라 불리는 펠트 슬리퍼를 신은 구부정한 노인 알란은 양로원 창틀 너머로 다리를 힘겹게 내딛는다.

그는 창틀 아래 화단에 예쁘게 피어있는 팬지꽃을 밟고 정원을 가로질러 뻑뻑해 잘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의 느린 걸음으로 버스터미널에 들어선다. 매표창구에서 가장 빨리 출발하는 버스를 물어 본 알란은 스트렝네스 방면의 202번 버스를 타기로 결정한다.

이때 ‘네버 어게인’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청재킷을 입은 조직 폭력배 행동대원 ‘볼트’가 등장한다. 커다란 짐 가방을 좁은 화장실 칸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 고민하던 볼트는 매우 늙어 보이는 알란에게 가방을 잠시 맡긴다.

하지만 곧 버스를 탈 예정이라는 알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은 채 무례하게 화장실로 들어가 버린 청년을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던 알란은 버스가 도착하자 커다란 짐 가방과 함께 그냥 떠나버린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공연 장면. '네버 에버'(소설 원작 '네버 어게인') 행동대원들이 뒤쫓는 커다란 짐 가방에는 5천만 크로나(한화 약 63억 4750만원)의 현금이 들어있다./사진=연극열전

잠시 후 볼일을 마치고 나온 행동대원 볼트는 5천만 크로나가 들어있는 짐 가방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감히 겁도 없이 돈을 훔쳐 달아난 “엿 같은 늙은이”를 잡기 위해 온갖 소동을 벌인다.

한편, 양로원에서는 사라진 노인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언론과 경찰, 라넬리드 검사의 추적이 시작된다. 사실상 별 생각 없이 시작된 알란의 여정은 ‘네버 어게인’ 조직원들과 경찰의 추적 사이에서 여러 돌발 상황에 맞닥뜨리며 전혀 예상치 못한 경로로 나아간다.

알란은 그 과정에서 ‘불운’을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단어로 여기는 70대 노인 율리우스, 22년 동안 대학을 다녔음에도 졸업하지 못한 핫도그 트럭 주인 베니, 조용한 농가에서 코끼리 소냐를 키우며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아가고 있는 구닐라, 그리고 총으로 무장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삶을 살다 비로소 자신을 걱정해주는 사람들을 만나 개과천선한 ‘네버 어게인’ 조직의 보스 예르딘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친구’가 된다.

알란은 새롭게 친구들을 만나게 될 때마다 술잔을 기울이며 자신이 지나 온 과거의 사건들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궁핍했던 어린 시절 10세의 나이로 니트로글리세린을 다루는 공장에 취직할 수밖에 없었던 알란의 ‘폭탄 전문가’라는 직업은 양차 세계대전을 거쳐 냉전시대의 종식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전쟁과 갈등이 이어지던 세계 곳곳을 돌며 역사의 장면 속에서 상상치 못했던 ‘어떤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

코믹하지만 날카롭고 비판과 풍자, 해학과 웃음이 가득한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가장 운 없고 불행하며 외면당하고 학대당했던 소시민 ‘알란’이라는 외로운 인물을 세계사를 주름잡은 인물들, 가령 스페인 내전의 ‘프랑코’와 소비에트 연방의 ‘레닌’과 ‘스탈린’, 맨해튼 프로젝트의 ‘오펜하이머’와 ‘해리 트루먼’, 국공내전의 ‘마오쩌둥’과 ‘장제스’, 한국전쟁의 ‘김일성’과 어린 ‘김정일’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인물들과 만나도록 설정함으로써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국가적 명분과 같은 것들이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얼마나 허망하고 의미 없는 것들인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공연 장면. 알란에게 처음으로 오페라를 들려준 러시아의 핵물리학자 유리 포포프.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냉정한 마음에 필요한 건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리는 주인공 칼리프 왕자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알란에게 불러준다./사진=연극열전

이 복잡한 소설을 연극으로 탄생시키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현재인 2005년과 1세기에 달하는 과거의 시간 속에 따로 진행되는 사건들, 그리고 알란이 탄생한 스웨덴에서부터 스페인과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인도네시아, 프랑스에 이르는 많은 국가들을 어떻게 선별할 것인가의 문제였을 것이다.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은 소설의 많은 이야기들을 무대화하기 위해 ‘캐릭터 저글링’이란 방식을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한 배우는 10명 이상의 인물을 연기하고, 관객들에게 직접 말을 걸어 공연에 대해 설명하며, 관객들의 혼란스러움을 방지하고자 ‘이름표’를 붙여 한 배우가 순간적으로 다른 인물을 연기하거나 한 인물을 여러 배우가 돌아가며 연기하는 복잡함을 해결한다.

5명의 배우들은 현재 100세 노인이 된 알란 역을 맡은 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성별과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하늘색의 단정한 수트 차림의 배우들은 100년이란 세월을 저장해 온 알란의 두뇌 속 기억의 서랍장들이 겹겹이 쌓여 병풍처럼 세워진 무대를 배경으로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연기할 때마다 서랍장에서 이름표를 꺼내 가슴에 부착한다.

시간적 배경은 무대 위 스크린에 연도로 표시되고, 알란의 현재에 발생하는 사건들에 필요한 소품들은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만드는 작은 장난감들과 인형들로 대체된다.

또한, 알란의 과거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세계의 장소들은 매번 바뀔 때마다 그 나라의 민속춤과 술을 나눌 때 외치는 ‘건배’를 의미하는 언어를 소개함으로써 구분된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공연 장면. 배우들은 과거 알란이 방문하게 되는 세계 각지의 장소들을 '민속춤'으로 표현한다./사진=연극열전

막이 열리면 창문을 막 넘으려는 100세 노인 알란과 그를 만류하는 다른 배우들이 등장해 관객들을 향해 공연의 진행방식을 설명한다.

연출이랑 작가가 많은 것을 시켜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며, 저글링과 같은 묘기도 선보인다고 말하는 배우들은 알렌의 화장실 슬리퍼가 정확히 보라색 팬지꽃 위에 닿아야만 공연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60명에 달하는 인물과 구닐라의 코끼리 ‘소냐’, 개 ‘부스터’, 경찰견 ‘키키’까지 1인 10역 이상을 소화해내야 하는 배우들은 모두 작품의 해설자이자 배우, 인물이자 놀이꾼이 된다.

중요한 건 ‘시간’ 뿐임을 강조하는 배우들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의 구절을 인용한 대사를 외친다.

“우리는 인생이란 무대 위를 우쭐대고 투덜대며 걷지만 곧바로 잊혀지는 가련한 배우일 뿐. 그래서 우리는 연극을 하죠. 인생을 알기 위해, 누군가의 인생을 경험하기 위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험하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힘겹게 창틀에 다리를 얹고 기다리던 100세 노인 알란은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듯 창틀 너머로 발을 내딛고 연극이 시작된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공연 장면. 100세 노인 알란과 율리우스, 구닐라와 코끼리 소냐, 베니를 태운 버스를 뒤쫓아오는 '네버 에버'(소설 원작 '네버 어게인') 조직의 보스 예르딘. 아직 예르딘은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깨달아 개과천선하기 전이다. 소품들은 최소화되고 관객들의 상상력과 배우들의 연기로 '이야기'가 완성된다./사진=연극열전

모든 것은 ‘놀이’가 된다. 아이들이 있었던 일을 다른 친구에게 열정적으로 설명하며 몸으로 표현하듯,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며 성대모사를 하고 캐릭터를 연기하듯 공연장은 다섯 명의 배우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쏟아내는 박진감 넘치는 사건들과 우스꽝스럽고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진다.

서커스의 저글링에서 리듬감과 타이밍이 생명이듯 연극은 배우들이 주고받는 대사와 1인 2역 때로는 1인 3역, 4역으로 변화하는 역할 변동, 복잡한 사건에 대한 적절한 순간의 해설, 154개에 달하는 소품의 적재적소의 사용과 같은 엄청난 연습을 요했을 ‘묘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이 그들의 에너지에 몰입하고 함께 상상하며 이야기를 완성하도록 만든다.

무엇보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주목하는 점은 ‘메시지’이다. 지이선 작가는 20세기의 역사를 꼬집고 비판한 풍자의 코드 보다는 100세를 살아온 한 개인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 즉 ‘사랑’과 ‘애정’, ‘관계’의 문제에 주목한다.

그녀는 ’작가의 글’을 통해 “소설 속 알란은 양로원에서 죽기 싫어 창문을 넘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공연에서는 좀 다르다”고 설명한다. 연극은 삶에서 침대, 밥, 할 일, 그리고 한 잔의 술 외에 바라는 것이 없었던 알란이 길고 긴 길을 돌아 되돌아온 고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고양이 ‘몰로토프’를 만나게 됨으로써 사랑과 애정을 느끼고, 그 고양이가 여우에게 물려 죽게 되는 사고를 겪으며 어떻게 복수심에 불타게 되는지에 주목한다.

85세 생일날 굶주린 새끼 고양이를 우연히 집 안에 들이게 된 알란은 처음으로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자신을 기다리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조용한 친구 ‘몰로토프’를 삶에 들여 놓게 된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공연 장면./사진=연극열전

자신과 친밀함을 나누었던 사람들이 하나씩 세상을 떠나고 마침내 99세가 된 알란은 14년 동안이나 함께 했던 가장 소중한 친구 ‘몰로토프’를 잃게 되는 순간 슬픔으로 인해 폭주하게 된다.

언제나 “일어난 일은 그냥 일어난 일일 뿐이야!”를 반복하며 앞으로만 나아가던 알란은 이번만큼은 그 슬픔을 이겨내지 못한다.

평생 처음으로 의미를 부여했던 존재를 잃은 상실감과 슬픔은 맹렬한 분노로 바뀌고, 몰로토프를 죽인 여우에게 복수하겠다는 그의 일념은 결국 여우가 기웃거리던 닭장을 폭파하는 ‘파괴’로 실현된다.

하지만 이성을 잃은 분노는 오랫동안 돌보지 않은 폭발물 창고까지 한꺼번에 터뜨려 버리는 실수를 낳고 결국 알란 자신의 집과 주변의 흔적을 모두 파괴시켜버리는 비극을 낳는다.

양로원에서 유일하게 몰로토프를 기억할 수 있는 물건인 ‘성냥갑’마저 빼앗기게 된 알란은 죽기를 기대하며 “사는 것이 너무 지겨워!”라고 외친다.

하지만 꿈속에 나타난 몰로토프는 알란을 향해 말한다. “성냥을 꺼내요. 다시 불을 붙여요. 불꽃을 일으켜요!”

지이선 작가는 100세를 맞이한 노인이 창문을 넘은 이유를 ‘다시 한 번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기 위함’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삶에 그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남은 시간을 함께 할 소중한 친구와의 ‘관계’, ‘나눔’, 그리고 ‘대화’임을 강조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잘 보낸 하루 끝에 행복한 잠을 청할 수 있듯 한 생을 잘 산 후에야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잘 보낸 하루와 잘 살아낸 삶에 대한 정의야 각자 다를 테지만 어떤 삶이든 ‘잠잘 곳과 세 끼 식사, 적당히 할 일, 그리고 약간의 술과 대화를 나눌 친구’라는 가장 기본적인, 그러나 가장 얻기 어려운 것들을 채울 수 있다면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다 느끼지 않을까?

알란은 말한다. “평화는 백 자루의 총으로 오는 게 아니야. 한 잔 술을 서로 나눌 때 오는 거야!”

많은 것들에 얽매인 현대인의 삶에 가끔은 속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이야기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친구’와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언제나 그렇듯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가장 가까운 곳 바로 옆에 놓여있다. 9월 2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주하영

앨리스(Alice 한국명 주하영)박사는 영문학자로 한국외국어대, 단국대, 가천대, 상지대 등의 대학교에 출강해오면서 주목받을만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관람하고 리뷰를 써온 프리랜서 공연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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