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생존의 현장 '탄광'을 그린 우리영화 (54)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생존의 현장 '탄광'을 그린 우리영화 (54)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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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은 흘러도' 탄광 그린 한국 영화 효시...재일동포 안본말자의 베스트셀러 영화화
- 구봉 광산 사고 생존자 김창선 씨의 필사의 구출기를 다룬 영화 '생명'
- 장미희와 윤일봉이 엮는 애욕의 소나타 '욕망의 늪' 
- 탄광촌에서 전개되는 시국사범과 다방레지의 엘리지, '그들도 우리처럼'   
- 1000만 관객이 감동한 서독 탄광의 백미 '국제시장'
CJ 엔터테인먼트
서독 광부 파견을 모티브로 한 천만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사진=CJ 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충무로에서는 영화에 탄광촌이나 탄광 내부가 나오면 흥행이 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어 다들 제작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1959년 유현목 감독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안본말자의 '재일 한국소녀의 일기'를 '구름은 흘러도'로 영화화해 삼척탄광에서 촬영을 했다. 

'가거라 슬픔이여'에서 명연기를 보인 김영옥이 말숙으로 열연했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화목하게 살아가는 4남매로 엄앵란과 박성대, 박광수가 출연했다. 뿔뿔이 헤어진 4남매는 말숙이의 일기장을 동네 언니 조미령의 출판사에서 출간을 하게되고 4남매가 재회해 행복을 찾는다는 스토리다. 

1959년 유현목 감독의 '구름은 흘러도'.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안본말자의 '재일 한국소녀의 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정종화 제공 
1959년 유현목 감독의 '구름은 흘러도'/정종화 제공

1967년 8월 22일 구봉 광산 낙반사고로 16일간 갱 속에 갇혀 있다가 전 국민의 관심 속에 구출된 광부 김창선 씨의 견인불발한 사투를 1969년 '만추'의 이만희 감독이 '생명'이란 타이틀로 영화화해 생존의 리얼리즘을 담아냈다.

'생명'은 '귀로'와 '망각'의 명콤비 시나리오 작가 백결과 '싸리골의 신화'의 이석기 촬영으로 감행됐다. 노련한 연극배우 장민호와 신문기자 역의 남궁원을 앞세워 사실 보도를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탄광의 전모를 담아 생명의 존엄함을 알렸다. 그러나 흥행성이 없다는 이유로 극장에서 외면 당해 상영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1967년 구봉광산 낙반사고를 담아낸 이만희 감독의 영화 '생명'(1969)/정종화 제공 

1982년 이두용 감독은 1970년 정소영 감독이 만든 '필녀'를 장미희 주연의 '욕망의 늪'으로 리메이크했다. 어둠침침한 탄광촌의 실상을 리얼하게 터치한 연출력이 윤일봉의 섬세한 연기와 맞물려 문예 영화로 손색이 없었으나, 야욕과 애욕이 잡탕이 되어 기구한 여인의 엘리지로 변질된 통속적인 영화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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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용 감독, 장미희 주연의 '욕망의 늪'(1982)/정종화 제공

1988년 '칠수와 만수'로 데뷔한 박광수 감독은 1990년 두 번째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을 내놓았다.

이 영화에서는 시위 주동 혐의로 도피 중인 문성근이 폐광 위기에 놓인 탄광촌에 들어와 열악한 노동자들과 생활을 하던 중 탄광촌 다방에서 티켓으로 살아가는 심혜진과 운명적인 만남을 이룬다.

90년대 영화계의 주축이 된 박중훈과 문성근의 대결, 당시 최진실·정선경과 더불어 삼각구도의 여배우 심혜진의 이미지 탈피가 그로테스크한 탄광촌의 분위기에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기구한 라스트 신의 여운을 남겼다.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1990) 스틸 컷/정종화 제공
영화 '국제시장' 스틸 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국제시장'은 우리나라 근대사를 윤제균 감독이 부산의 상징 국제시장을 무대로 장중하게 펼쳐내며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 영화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서독 광부 파견은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되는 한 줌의 외화벌이의 피나는 생존 투쟁기로, 광부(황정민)과 간호사(김윤진)의 인생역정이 파란만장하게 묘사되는 모티브가 됐다.

생존과 국익의 상징이 되었던 탄광과 광산이 사라지면서 영화에서도 볼수 없음이 씁쓸하기만 하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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