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영화 속에 투영된 '인권'의 절규 (51)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영화 속에 투영된 '인권'의 절규 (51)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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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빈민의 현실을 고발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 3명의 버스 안내양이 겪는 인권과 생존의 합창 '도시로 간 처녀'
- 구로공단의 노사문제를 고발한 여공들의 투쟁 '구로아리랑'
- 분신자살한 청년재단사 전태일의 22세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도시로 간 처녀'(1981), '구로아리랑'(1989),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1981),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한국영화 100주년 사를 돌아보면 인간의 삶과 생존의 위치를 찾으려는 처절한 메아리를 스크린으로 고발한 우리 영화들이 있다.

1970년대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우리의 영자, 춘자, 순자, 달자는 서울의 지붕 밑에서 처절한 삶의 전쟁을 치렀다.

1981년 이원세 감독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난소공)은 1970년대 자본주의의 모순과 억압 속에서 도시 빈민의 현실을 고발한 영화다. 조세희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시나리오가 완성됐지만, 영화 검열로 만신창이가 된 누더기 작품이 되고 말았다.

이 작품은 난장이(김불이)와 아내(전양자) 그리고 염전일을 하는 큰아들(안성기)와 권투도장에 나가는 둘째(이효정), 제과점에서 일하는 딸(금보라)이 아파트 입주권으로 처절한 생존의 투쟁과 인권을 고발한 리얼리즘 영화로 평가받았다.

1981년 12월 서울 중앙극장에서 '도시로 간 처녀'를 상영할 때는 버스 안내양의 자살기도 신을 본 3백여 명의 운수노조원들이 극장으로 달려와 시위를 하며 극장 간판을 뜯어 내리고 상영을 중단시키는 횡포도 있었다. '안개'와 '야행'의 명콤비 김수용 감독과 소설가 김승옥이 세 번째로 손잡은 영화였지만 버스 안내양의 인권이 처음으로 사회에 고발된 메시지로 부각됐다. 유지인, 이영옥, 금보라와 한지일(한소룡), 김만, 홍승일이 열연했다. 

영화 '구로 아리랑'에서는 구로공단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옥소리와 윤예령, 신은경이 열악한 근무여건과 관리인들의 성적 희롱을 견디다 못해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시위를 벌인다. 여공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현실을 고발한 이문열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박종원 감독의 데뷔작이자, 최민식과 신은경의 첫 출연작이기도 하다.

"기름때로 찌든 네 영혼을 만지며 아프게 아프게 울었다!"는 선전 문안과 함께 엄마 생일에 5만 원을 보내고, 동생 공책 값 3000원을 보낸 후 편지를 쓰다 울어 버린 우리 누나. 70년대 당시 구로공단에서 노동자들이 겪은 비참한 현실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인권의 고귀함을 분발한 영화로 주목받았다.

1995년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 앞 길거리에서 분신자살한 22세의 청년 재단사 전태일의 삶을 조명한 인권 영화로, 홍경인의 열연으로 재현됐다.

노동운동과 인권의 상징인 전태일의 생애를 그리면서도 정치적 선동에 휘말리지 않고 노동 현장의 인권을 아름답게 고발하며 근로기준법 책자를 태우는 라스트 신의 분신은 '아름다운 청년'으로 부활했다.

한국 영화는 통속적인 흥행의 굴레 속에서도 사실적인 허구가 아니라 허구적인 진실을 담아 인권의 리얼리티를 조명해왔다. 이제 인간 존중의 공간은 스크린 속에서 휴머니즘의 깃발로 새롭게 창조될 것이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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