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벙어리 삼룡'을 둘러싼 배역 쟁탈전 (50)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벙어리 삼룡'을 둘러싼 배역 쟁탈전 (50)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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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스타, 김승호 김진규 신영균이 경합한 '삼룡'역  
- 1964년 각종 상을 휩쓴 신상옥 감독 문예 영화의 대표작 
- 1929년 나운규 1인5역 무성영화의 금자탑 
- 1973년 부전자전의 한을 풀은 김승호 아들 김희라의 열연
1964년 신상옥 감독의 '벙어리 삼룡'의 삼룡역을 두고 경합한 당대 최고의 스타 김승호, 김진규, 신영균

[인터뷰365 = 정종화 영화연구가] 1964년 용산 문배동의 신필름 사무실에는 '로맨스 그레이'의 김승호와 '성춘향'의 김진규, 그리고 '빨간마후라'의 신영균이 쉴 새 없이 기획실을 들락날락했다.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 3인방이 바로 신상옥 감독의 '벙어리 삼룡'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아예 김승호는 머슴살이하는 벙어리 삼룡 연기를 위해 머리까지 비슷하게 깎고 왔다. 신영균은 호방한 연산군의 이미지를 벗은 모습으로, 김진규도 이몽룡의 잔영을 지우고 머슴의 풍모로 삼룡을 표현해 배역에 대한 강한 '풍운 3국지'를 방불케 했다.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상록수', '열녀문'으로 소설을 영화화해 문예 영화의 붐을 일으킨 여세를 몰고 제작된 나도향 원작의 '벙어리 삼룡'은 기획 회의는 물론 지방 흥행사의 고견을(?) 청취하며 여러 날을 고심한 끝에 '이 생명 다하도록'에서 상이군인으로 열연한 김진규가 낙점됐다. 1964년 뜨거웠던 여름 한철, 조감독 임원식은 연출 기량을 펼치며 신상옥 감독을 보조했다. 

1964년 신상옥 감독의 '벙어리 삼룡' 포스터/사진=정종화 제공
신상옥 감독의 '벙어리 삼룡'의 김진규
1964년 신상옥 감독의 '벙어리 삼룡''/사진=정종화 제공

'벙어리 삼룡'은 1929년 춘사 나운규가 제작과 기획은 물론 감독 시나리오에다가 벙어리 연기까지 1인 5역의 무성영화로 제작됐다. 마을의 대지주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면서 주인댁 며느리를 짝사랑 하는 내용으로 삼룡이의 아가페적인 사랑이 낭만 가득히 그려진 문예영화의 효시이기도 하다.

1929년 춘사 나운규가 제작과 기획, 감독, 시나리오와 배우를 맡은 무성영화 '벙어리삼룡'의 장면. 나운규와 주삼손
1929년 '벙어리 삼룡' 개봉 당시 신문광고 '/사진=정종화 제공  

1964년 '벙어리 삼룡'은 제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은 물론 1965년 제12회 아시아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진규는 제1회 백상예술대상과 제8회 부일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으며 왜 삼룡 역이 불꽃 튀었는지를 입증했다. 

신상옥 감독은 신필름을 영화 왕국으로 이끈 두 스타를 위로해 주기 위해 김승호에게는 1965년 '배비장'의 호쾌한 역으로 새롭게 연기 개안을 시켰으며, 신영균에게는 1967년 두 번째로 제작된 '꿈'으로 보상하는 연출력을 보였다.

1973년 변장호 감독의 '비련의 벙어리 삼룡'/사진=정종화 제공

부친 김승호의 한을(!) 풀기 위해서인지 1973년 세 번째로 리메이크한 변장호 감독의 '비련의 벙어리 삼룡'에서 아들 김희라가 삼룡 역을 맡아 부전자전의 위업을 보였다. 

이 영화는 제12회 대종상에서도 우수작품상을 위시해 6개 부문에 올랐다. '벙어리 삼룡'이가 내뿜는 원작의 힘은 스크린을 장식하며 한국영화 100주년의 문예 영화를 빛내주었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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