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밥주걱' 닮은 부리 가진 희귀종 저어새
[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밥주걱' 닮은 부리 가진 희귀종 저어새
  • 이용주 작가
  • 승인 202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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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저어새. 전 세계 번식지의 약 90%가 한반도 서해안에 집중되어 있다. ⓒ이용주

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저어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멸종위기 조류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새다. 영어로는 Black-faced Spoonbill이라 부르며, 이름 그대로 검은 얼굴과 숟가락 모양의 넓적한 부리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저어새’라는 순우리말 이름은 얕은 물속에서 부리를 좌우로 저으며 먹이를 찾는 독특한 사냥 방식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새는 여름철새로, 주로 우리나라 서해안의 비무장지대(DMZ)나 무인도에서 번식하며, 최근에는 인천의 인공섬에서도 번식이 확인되고 있다. 번식이 끝난 후에는 중국, 일본, 타이완, 홍콩, 베트남 등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난다. 전 세계에서 번식이 확인된 지역은 중국과 러시아에 각각 1곳이 있을 뿐이며, 대부분의 번식지는 한반도 서해안에 집중되어 있어, 한국은 저어새 보전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저어새의 몸길이는 약 74㎝, 날개를 펼치면 1m가 넘는 중대형 조류에 속한다. 몸 전체는 흰색 깃털로 덮여 있으며, 번식기에는 머리 뒤로 노란색 장식깃이 길게 뻗고, 가슴 부위의 깃털 또한 노랗게 물들어 매우 우아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얼굴은 깃털이 없는 검은 피부가 드러나 있으며, 눈의 홍채는 붉은색으로, 강렬하고 개성 있는 외모를 지닌다. 어린 개체는 성조와 달리 검은 홍채, 검은 날개 끝 깃털, 그리고 분홍빛 부리를 가지고 있으며, 성장함에 따라 부리는 점차 검게 변하고, 끝부분부터 주름이 생기기 시작한다.

저어새는 주로 작은 물고기, 새우, 곤충, 갯지렁이 등을 먹으며, 갯벌이나 얕은 물가에서 서식한다. 둥지는 바위 틈이나 풀숲에 자리잡으며, 번식지에서는 여러 마리가 모여 집단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저어새 개체 수는 약 5,200마리 내외로 추정되며, 다양한 보호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많은 개체의 다리에 일종의 관리번호가 부여된 ‘조류밴드’가 부착되어 관찰 및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이 종에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는, 전 세계 번식지의 약 90%가 바로 우리나라 서해안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한때는 심각한 멸종 위기에 놓였던 저어새는 다양한 보호 노력 덕분에 개체 수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무분별한 개발과 갯벌 감소 등으로 인해 그 미래는 불확실하다.

저어새는 단순한 희귀조류가 아니라, 생태계 보전의 상징이자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상징하는 존재다. 우리가 저어새를 지켜낸다면, 그것은 곧 자연과 환경, 생태계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지켜내는 일이 될 것이다.

ⓒ이용주
이용주 작가

육사(44기)와 영남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육군중령으로 전역. 자연과 환경,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조류 탐조(探鳥)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

이용주 작가
이용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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