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인디안 추장이 떠오르는 부채머리 후투티
[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인디안 추장이 떠오르는 부채머리 후투티
  • 이용주 작가
  • 승인 2025.07.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디언 추장이 떠오르는 새 '후투티'. 도시화의 진행으로 인공 구조물에서도 번식하는 모습이 포착되곤 한다. ⓒ이용주

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후투티’는 이름만큼이나 외모도 독특한 새다. 순우리말 이름인 ‘후투티’는 "후-훗-훗"하고 우는 소리를 따서 지었는데, 영어 이름인 'Hoopoe'와 학명의 ‘Upupa epops’도 역시 울음소리를 따라 지은 것이고, 북한에서도 비슷한 이름인 ‘후투디’라고 부른다고 한다. 과거에는 뽕나무 숲에서 자주 관찰되어 ‘오디새’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부채꼴로 펼쳐진 머리깃의 모습 때문에 ‘인디언 추장새’라는 별명도 있다.

후투티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에 걸쳐 널리 분포하며, 구약성경에도 등장할 만큼 오랜 시간 인류와 가까이 지내온 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러한 역사성과 상징성을 반영해 2008년에 국민투표를 통해 국조(國鳥)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중부 이북에서 관찰되는 여름철새이며, 드물게 남부 지역에서 월동하는 개체도 있다.

후투티의 몸길이는 약 28cm 정도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마치 왕관처럼 생긴 부채꼴 머리깃이다. 이 깃털은 자유롭게 세웠다 눕혔다 할 수 있는데, 놀라거나 주위를 경계할 때는 마치 부채처럼 활짝 펼쳐 보는 이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몸 전체는 주황빛이 감도는 살구색이며, 날개에는 흑백의 선명한 줄무늬가 있어 비행 중에도 쉽게 눈에 띈다. 부리는 길고 아래로 살짝 휘어 있어, 땅속이나 낙엽 아래 숨은 먹이를 파내는 데 적합하다.

후투티의 주 서식지는 숲 가장자리, 농경지, 목초지, 공원, 민가 주변 등 비교적 개방된 환경이다. 오래된 나무 구멍에 둥지를 트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건물 틈, 교통표지판 철제기둥 같은 인공 구조물에서도 번식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먹이는 주로 곤충류로, 딱정벌레, 땅강아지, 메뚜기, 애벌레, 지렁이, 거미 등을 긴 부리로 찔러 잡아먹는다. 특이하게도 후투티는 위협을 느낄 때 악취를 풍기는 액체를 분비하여 천적을 물리치는 방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후투티를 보고 있으면 마치 어린 시절 서부 영화 속에서 새털로 장식된 모자를 쓰고 모닥불 주변을 맴돌며 주문을 외우던 인디언 추장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후투티는 자연이 빚어낸 하나의 작은 예술작품이다.

ⓒ이용주
이용주 작가

육사(44기)와 영남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육군중령으로 전역. 자연과 환경,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조류 탐조(探鳥)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

이용주 작가
이용주 작가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6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