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아빠 혼자 새끼 돌보는 호사도요
[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아빠 혼자 새끼 돌보는 호사도요
  • 이용주 작가
  • 승인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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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도요 ⓒ이용주

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호사도요는 주로 논, 연못 주변, 초습지 등 물가에서 서식하며, 곤충과 연체동물, 지렁이, 벼와 풀씨 등을 먹는 잡식성 새다. 일본 혼슈 이남에서 큐슈, 중국, 타이완,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널리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나그네새로 분류된다. 공식적인 관찰 기록도 드물며, 번식이 확인된 사례는 2000년과 2025년 단 두 차례뿐이다.

‘호사(豪奢)’라는 단어는 ‘호화롭고 사치스럽다’는 뜻인데, 그 이름처럼 호사도요는 도요새 가운데서도 유난히 화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흥미롭게도 일반적인 조류와는 달리, 암컷이 수컷보다 몸집이 크고 깃털도 훨씬 더 화려하다. 수컷은 오히려 수수하고 소박한 모습이다.

번식 습성 역시 매우 독특하다. 암컷이 먼저 수컷에게 구애하고, 짝짓기와 산란을 마친 뒤에는 다른 수컷을 찾아 떠난다. 남겨진 수컷은 홀로 둥지를 지키며 알을 품고, 부화한 새끼들을 정성스럽게 돌본다. 대부분의 새들이 암수가 함께 육추를 하거나 암컷 혼자 새끼를 돌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암컷이 알을 낳은 뒤 둥지를 떠나기 때문에, 새끼 호사도요는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도 어미를 보지 못한 채 오직 아빠 품에서 자란다. 따스한 어미의 온기를 느껴보지도 못하고 아빠를 졸졸 따라다니며 세상에 적응해 가는 새끼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면, 왠지 모를 애잔한 감정이 마음 한켠에 피어난다.

ⓒ이용주

 

이용주 작가

육사(44기)와 영남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육군중령으로 전역. 자연과 환경,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조류 탐조(探鳥)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

이용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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