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자만세2' 세대별 '무한' 공감대 형성하는 감성 연극
[리뷰] '여자만세2' 세대별 '무한' 공감대 형성하는 감성 연극
  • 서영석
  • 승인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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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여자만세2' 공연 장면

[인터뷰365 서영석 칼럼니스트] 뜨거운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여자만세2'(국민성 작/장경섭 연출)가 연일 관객몰이에 여념이 없다.

이 작품의 공연적 특성은 단연 배우들의 앙상블과 작가 국민성의 저력에 있다. 한국여류희곡작가 중에 거의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국민성 작가는 악극과 뮤지컬, 특히 배우협회 공연 '레미제라블'의 섬세한 각색으로 그 유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작품의 줄거리는 한때 인근에 대학교가 있어 하숙을 쳤던 서희네 한옥집을 배경으로 한다. 한 노인이 찾아와 3개월만 하숙하게 해달라고 떼를 쓴다. 이여자라는 특이한 이름의 이 마지막 하숙생과의 3개월 동거가 시작된다. 조선시대 며느리나 살았음직한 삶을 자처하고 있는 최서희,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늘 노래와 춤을 함께하며 자유분방하고 자기주장이 분명한 하숙생으로 인해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21세기 마지막 간 큰 시어머니 홍마님(정아미 분), 'Metoo with you' 홍미남(노시아 분), 뻔뻔한 시누이 홍신애(이지은 분), 늙은 하숙생 이여자(강선숙 분)가, 30대부터 70대까지 배우들이 등장, 시종일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관객들을 이끈다.

배우들, 특히 시어머니 역의 정아미는 이미 수많은 수상 경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학로를 평정한 여배우다. 또 작품에서 (트리플 배역이지만) 뚜렷하게 각인되는 배우 유학승을 놓칠 수 없다. 부인은 극작과 연출, 초등학생인 두 딸이 모두 연기자 생활을 하는 예술인 가족이다. '여자만세2'에서는 멀티 맨으로 등장 다양한 연기로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연극 '여자만세2' 공연 장면. 멀티 맨 역의 배우 유학승
연극 '여자만세2' 공연 장면. 손녀 역의 배우 노시아

뮤지컬을 주로 했었다는 최서희 역의 김은채의 철저히 감정을 절제하며 극을 이끌어나가는 잔잔한 연기가 특히 돋보인다. 김은채는 "너무 좋은 배우들과의 공연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공연 소감을 전했다. 

멀티 맨 역의 유학승은 "이 공연에서 시작과 마무리, 또 연기까지 도맡아하고 있는데 멀티 맨은 아무리 잘해도 본전이고 멀티 맨은 슈퍼맨이어야 하는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손녀 역을 맡은 노시아는 "생각과 마음대로 연기가 따라주지 못해 안타깝지만 좋은 선배들과의 공연에서 무한한 감사와 행복, 연기 공부까지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이 공연을 통해 부모, 엄마 세대의 감성을 느껴 엄마에게 선물하고픈 공연"이라고 말했다. 

연극 '여자만세2' 공연 장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제목에 작품이 동떨어져 있다는 것. 제목만 보아서는 여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립박수를 유도할 것 같은데 실제 공연은 여성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또 하나, 작가와 연출가의 호흡의 불일치다. 신파에 가까운 통속극을 너무 실험극처럼 만들어버린 연출의 의도가 자뭇 궁금하다. 시종일관 웃고 즐기다가 공연 막바지에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는데 연출은 눈물이 싫었나보다. 관객들에의 배려가 무엇보다 아쉽게 느껴지는 공연이다.

무한경쟁시대에 살며 현실에 지친 20-30대, 부모세대와 자식세대로부터 희생만 강요받아 온 50-60대, 소외의 두려움을 안고 사는 7-80대,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다.

대학로 한성아트홀 1관에서 8월 26일까지, 평일에는 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4시, 일요일은 오후 3시에 공연되며 월요일은 휴관.

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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