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이 연극 무대로...서영석 연출 '코리아 실버 페스티발'
호프집이 연극 무대로...서영석 연출 '코리아 실버 페스티발'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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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코리아 실버 페스티발'이 공연장이 아닌 호프집에서 '파격' 무대를 선보인다. 사진은 공연이 진행될 대학로 호프집에서 연습 중인 배우들./사진=예술극단 판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호프집이 연극 무대로 바뀐다. 연극 '코리아 실버 페스티발'이 6월 20~23일 극장이 아닌 대학로 호프집 '비어할레'에서 파격 무대를 선보인다. 

형식도 파격적이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며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고 이야기도 한다. 핸드폰 사용도 자유롭다.  

공연은 연극영화과 교수출신 극작가이자 연극연출가, 호프집 사장 겸 DJ인 준영(배우 이창호), 그의 후배로 연극 기획·제작자인 성기(배우 김광렬), 호프집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연극배우 주방 댁(배우 김태라)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호프집를 배경으로 연극, 영화계의 모순, 미투 사건을 거론하며 일상 속 담론을 7080 히트곡 노래와 함께 들려준다.  

순수예술을 지향하는 준영과 이를 동조하며 많은 재산을 날린 성기는 새로운 공연에 대한 기대에 부풀지만, 기초 제작비에 막혀 좌절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금의 고민에 연연하지 않고 죽는 날까지 예술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실버페스티발'의 성공을 외친다.

이 연극은 공연 장소가 호프집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배우와 관객이 함께 술을 마시며 공연이 진행된다. 

극작·연출을 맡은 '예술극단 판'의 서영석 대표는 이 같은 제작 배경에 "우리의 공연예술, 연극에 있어서 서구의 연극만이 지상최고의 예술인양 너무 근엄한 포장으로 유입됐다"며 "영어로 연극이 'Play(플레이)'로 불리듯, 문자 그대로 놀이, 유희다. 미국에서의 뮤지컬에서의 풍조가 그러하듯 단순히 즐기는 오락의 기능이 연극 본연의 모습이 아닌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의 존재 이유나 순수예술을 폄하하자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며 "단지 공연의 다양성 측면에서 관객과 함께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진 왼쪽부터)대본 연습 중인 배우 이창호, 김태라, 김광렬/사진=예술극단 판

이 공연에서 준영 역을 맡은 연극배우 이창호는 "처음 대본을 받아들고 욕과 외설적 대사들이 많아 망설였다. 또 미래 지향이 아닌 '과거로의 회기'에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진정한 순수예술은 전위이고 실험 아닌가라는 생각에 동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방 댁을 연기하는 김태라는 "극 중 주방댁은 배우만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들어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자존심 충만으로 "나는 대한민국 연극배우다"를 외치는 장면이 너무도 강렬하게 와 닿았다"며 출연 계기를 말했다. 

성기 역을 맡은 막내 김광렬은 "첫 대본을 받았을 때는 어려웠지만, 실험극에다 무대가 극장이 아니어서 편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공연의 제목은 전위예술의 형태로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우드 스탁 페스티발'에서 차용했다. 

'예술극단 판' 측은 "외설적 표현과 욕설은 순수연극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7080 노래들과의 적절한 믹싱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