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냉기 녹인 해학극 '선달 배비장'
대학로 냉기 녹인 해학극 '선달 배비장'
  • 서영석
  • 승인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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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달 배비장'/사진=극단 사하
'선달 배비장'/사진=극단 사하

[인터뷰365 서영석 칼럼니스트] 고전을 재해석한 해학극 '선달 배비장'(김상렬 작/송수영 연출)이 13일부터 양일간 대학로 가든 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원작인 '배비장전(裵裨將傳)'은 조선 후기의 작가 미상의 소설이다. 판소리와 창극으로 이어오다 현재에 와서는 마당놀이 형태의 연극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풍자와 해학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주목사로 부임하는 김경을 따라 온 평범한 배비장과 귀여운 기생 애랑과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울을 떠나 제주로 오게 된 배비장은 부인과 어머니 앞에서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맹세를 한다. 그 약속을 지키려 기생과 술자리를 멀리하며 홀로 깨끗한 채 하는 그를 목사와 방자, 애랑은 계략을 꾸며 술자리로 이끈다. 이 자리에서 애랑은 갖은 교태로 배비장의 마음을 흔드는 데 성공 한다. 배비장은 방자를 통해 애랑과의 만남을 약속받고 방자가 시키는 대로 개가죽을 쓰고 애랑의 집에 잠입 한다. 갑자기 방자가 애랑의 남편으로 분해 나타나자 깜짝 놀란 배비장은 애랑의 지시대로 자루 속에 몸을 숨기고, 남편이 잠깐 술을 사러나가자 배비장은 궤속으로 몸을 숨긴다. 결국 배비장은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애랑에게 된통 당하게 된다.

'선달 배비장'의 송수영 연출가는 배우와 연출을 오가며 재능을 발휘하는 재주꾼이다. 근 50년을 배우로 활동을 하다 최근에 연출 겸업을 선언, 지방에서 연출 능력을 인정받은 특이한 케이스다.

공연에 앞서 연습실에서 만난 송수영 연출가는 "돈과 권력에 찌든 이들의 위선이 득세하는 세태를 풍자를 통해 고발하려 했다"며 "공연 자체가 지니고 있는 작품성에 재미, 갖가지 퍼포먼스와 묘기, 마술 등을 가미해 관객에게 최대한 재미를 선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애랑역은 인천 공연계에서도 잔뼈가 굵은 배우 김태라가 맡았다. 배우 김태라는 "퓨전 공연이라 낯설지만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각종 퍼포먼스도 들어가지만 애랑 역이 여배우에게는 탐나는 배역인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배비장 역은 배우 김종대가 맡았다. 김종대는 연극 '그 날이 오면'에서 김좌진 역, '솔베이지의 노래'에서 타이틀을 맡았던 중고참이다.

김종대는 "이 작품은 작가의 힘이 배우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공연"이라며 "연기자라면 인생에서 한번은 도전해 봐야하는 연극이라고 생각했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방자역의 배우 김영(본명 김영선)은 이번 공연에서 1인 2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방자 역을 맡아 배비장을 궁지로 몰아넣으며 관객들에게 폭소를 유발시키기도 하고, 사회자 역을 통해 관객들의 공연 참여를 유도해 흥을 돋우고 극을 이끌어간다.

배우 김영은 1976년 '극단 민중'에 입단, 연출가들 모두 같이 공연하고픈 대학로에서 손꼽히는 연기파 배우다. 그야말로 130여 편의 경력이 말해주듯 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다. 끼도 출중하지만 대사 전달, 연기 모두 완벽에 가까운 재주꾼이다.

김영은 "이 공연은 내게 사회자로, 또 방자 역으로 공연을 이끌어나가야 함과 동시에 마술, 특히 색소폰까지 불어야하는 고난도의 연기를 요구한다"며 "하지만 전통의 고수냐, 현대적 변절이냐 에서 많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거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에 많은 연극인들이 골몰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 고전보다 서구 고전의 재해석에만 매달렸던 아픔도 있다. '우리 것'에 대한 성찰이 아쉬웠던 와중에 우리 고전을 재해석한 '선달 배비장'의 공연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전국 지방 순순회공연에서도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해본다. 

 

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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