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역 참여한 '말모이 연극제' 개막...’안 내놔 못 내놔’로 화려한 포문
전 지역 참여한 '말모이 연극제' 개막...’안 내놔 못 내놔’로 화려한 포문
  • 서영석
  • 승인 2019.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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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연극축제 '말모이 연극제'...10월 27일까지 7개 지방의 토속적인 무대 마련
-첫 작품은 대경사랑 연극사랑의 다리오포 ’안 내놔 못 내놔’
-순수 경상도 사투리로 각색 코믹 요소와 사투리 절묘한 앙상블
우리말 예술 축제 '말모이 연극제'의 첫 작품, 대경사랑 연극사랑의 ’안 내놔 못 내놔’ 공연장면

인터뷰365 서영석 칼럼니스트= 풍성한 결실의 계절 가을이 완연하다. 조석으로 선들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이 가을을 축복하는 대학로에 뜻깊은 연극제가 펼쳐지고 있다.

바로 제1회 ‘말모이 연극제‘가 그것이다. 생소한 이름의 연극제지만 그 의미는 충분히 사료가 깊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3.1운동 100주년과 제573돌 한글날을 기념하는 특이한 연극제이기도 하다.

또 철저히 관을 배제한 순수한 연극인들의 잔치이기도 하다. 부제는 ‘우리말 연극축제’로, 신혜정 운영위원장은 “한반도 전 지역의 언어, 지리, 문화특색을 갖춘 우리말 예술축제로 개최한다“고 선언했다. 

신 위원장은 연극제의 의의에 대해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배포 이후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운동의 일제 당시에도 주시경 선생이 추진하던 국어사전의 이름이 ‘말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것을 지키기 위해 전국에 있는 우리말(사투리)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하여 표기와 뜻풀이를 통용하고 표준말이 지정했다“며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도 정부의 강압정책에 의한 표준말 작업으로 우리말 사투리를 ‘틀린 말’로 규정하여 교육되었던 시기가 있었고, 각 지역의 고유색은 사라져 갔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공연예술인들이 할 수 있는 재능으로 국민과 함께 나누려한다. 특히, 소리를 매개로 한 말을 연극이라는 양식에 보태어 순수 우리말로 극화 시킨 공연예술로 듣고, 보고, 소통하는 무대를 만들어 각 지역의 언어와 특색, 의미를 나눈다”고 말했다. 

우리말 예술 축제 '말모이 연극제'

말모이 연극제는 2019년 9월 24일~ 10월 27일까지 대학로의 후암스테이지1관과 스카이시어터 2관에서 7개 지방의 토속적인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그 첫 번째 주자로 경상도 팀의 ’안 내놔 못 내놔’(대경사랑 연극사랑, 2109.09.24.~09.29) 공연을 필두로 충청도 팀의 ’우리 함께 살아요’(극단 시민극장, 10.01~10.06), 강원도 팀의 ’바보 아빠’(씨어터컴퍼니 웃끼, 10.08~10.13), 경기도 팀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극단 늑대, 10.15~10.20), 전라도 팀의 ’봇물은 터졌어라우’(예술인 사투리 연구회 투리모아, 10.15~10.20), 이북 팀의 ’동행’(창작집단 강철무지개, 10.22~10.27)이 펼쳐진다.

이 연극제의 총 예술감독인 이대영(극작가/연출가)은 “21세기는 중심주의에서 변방주의로 나아간다. 연극도 예외는 아니다“며 “각 지역의 설화와 습속을 담은 연극이 필요하다. 혹은 상호 이질적인 문화적 습속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유대와 화해 이것이 새로운 연극을 발흥시킬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말모이 연극제가 점차 사라져 가는 우리네 언어를 보존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연기술 및 화술 등 연극 지평 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이 연극제의 의미를 조명했다.

대경사랑 연극사랑의 ’안 내놔 못 내놔’ 공연장면
대경사랑 연극사랑의 ’안 내놔 못 내놔’ 공연장면

필자는 그 첫 번째 무대인 대경사랑 연극사랑(대구, 경북 연극인 모임)의 ’안 내놔 못 내놔’(다리오 포)의 예술 감독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이탈리아 극작가 겸 배우, 연출, 사회운동가이기도 한 다리오 포(1926~2016)는 급진적 광대로 묘사되기도 하며 냉철한 통찰력으로 소시민의 삶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과 권력을 풍자한다.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면서도 매섭게 다루는 특징이 있다.

연극은 당시 영국의 세금관련 표어 자체를 가져 온 작품으로, 계속되는 불경기와 날로 치솟는 물가로 시민들의 불만이 한계에 이르게 되자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물가가 두 배로 오른 것에 화가 난 여자들이 슈퍼마켓을 강탈하게 되는 사건에서 시작되어 물건을 숨기기 위한 임신소동, 노동 파업, 생필품 밀수 차량의 사고로 드러나는 ‘가진 자’들의 부정부패가 남자들까지 도둑질에 가담하게 되고 사건을 수습하려는 경찰과 엉키면서 발생하는 웃기면서 슬픈 코미디극이다.

원작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순수 경상도 사투리로 각색을 했다. 또 작품의 코믹 요소와 사투리의 절묘한 앙상블로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온다.

연출 이자순 3
우리말 예술 축제 '말모이 연극제'의 첫 작품, 대경사랑 연극사랑의 ’안 내놔 못 내놔’ 이자순 연출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자순은 “경상도 여자들의 억센 느낌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공연이었다“며 “빠른 스피드와 경상도 배우들의 억센 대사, 화끈한 연기로 승부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연출가는 극작가 수업을 위해 연극계에 투신했다. 대구 효성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후 희곡을 쓰기 위해 상경해 극단 성좌에 입단한 이후 1997년 연출가 채윤일을 만나 조연출로 출발했다. 첫 연출작은 1999년 ‘귀여운 장난‘(김수미 작)이다. 그는 “번역극 보다는 우리네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싶어 창작극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경사랑 연극사랑의 ’안 내놔 못 내놔’의 배우 강일생

이 작품에 출연하는 남자 배우 중 막내는 배우 강일생(39)이다. 당당한 체구에 훤칠한 외모다. 부산에서 고교 재학 당시 공부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던 중 길거리에 우연히 받아든 연기학원 전단지에 의해 연기의 길로 들어선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입시에 실패를 하고는 바로 상경, 연극에 투신을 했단다. 실험극(2000)으로 데뷔 한 후 현재까지 약 60여 편의 연극에 출연을 했다. ‘라이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한여름 밤의 꿈‘, ‘블랙 코미디‘, 뮤지컬 ‘밑바닥에서‘ 등 연극에서 제법 알려진 작품들을 두루 섭렵했다.

연극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는 연극을 비롯 영화, 방송에 출연해 제 지평을 넓혀보고 싶다“는 배우로서의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요구하자, 대뜸 “인터넷의 최강자, 인터뷰365, 파이팅입니다”를 외쳤다.

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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