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서울연극제③] 사형제도 놓고 벌이는 토론식 연극 '4 four' 리뷰
[제39회 서울연극제③] 사형제도 놓고 벌이는 토론식 연극 '4 four' 리뷰
  •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승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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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헌의 문화와 사람] 법은 과연 인간의 감정에서 자유로울까...디렉터그42의 '4 f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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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렉터그42의 '4 four' 공연 장면/사진=서울연극제

[인터뷰365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연극은 대학로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39회 서울연극제(Seoul Theater Festival)가 지난달 28일 개막해 5월 29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로 출범해 서울연극제, 서울공연예술축제(SPAF)로 개최되다가 2006년부터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서울의 대표적 연극축제로 발돋움했다.

올해 서울연극제(집행위원장 송형종, 예술감독 최용훈)는 10편의 공식 선정작(재공연, 번역극 포함)이 메인 무대에 올라 한국 현대 연극의 흐름과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관람작에 대한 리뷰를 올려본다.

▶①창작공동체 아르케의 '툇마루가 있는 집'

②연극 '이혈'...연극으로 풀어낸 일제 만행 위안부의 상흔


◆사형제도를 놓고 벌이는 토론식 연극, 디렉터그42의 '4 four'

인간이 만든 법제도는 완벽한가? 39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인 디렉터그42의 '4 four'는 법 만능 시대에 법은 과연 인간의 감정에서 자유로울까를 논하는 토론 형식의 연극이다.

일본 현대연극에서 주목받는 가와무라 다케시의 희곡을 마두영 연출로 아트원 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주제나 형식이 특이한데다 속사포로 쏟아내는 대사를 소화하기가 녹록치 않았다.

국내에서도 찬반양론이 격렬한 사형제도에 대해 일본 작가 다케시는 응용연극 또는 시민연극의 형식을 빌어 피해자와 사형수의 입장에서 다각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4면에 객석을 배치하고 가운데 설치된 사각형 무대에서 5명의 배우들은 배심원, 교도관, 법무장관, 사형수로 역할 분담을 해 나레이션 하듯 심리상태를 토로한다.

 디렉터그42의 '4 four' 공연 장면/사진=서울연극제

흉악범은 응분의 처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문제는 판결자나 집행자가 개인 감정에 휘둘린다는 것이다.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 묘사에서 나름의 논리와 입장을 개진한다. 워낙 묘사가 현란하고 대사에 리듬이 있다보니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집행하지 않는 것이 더 가혹한 고문이라는 사형수의 절규라던지, 후반부 범죄자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을 토로하는 독백은 가슴에 와닿았다.

역할극의 사연을 듣노라면 범죄가 일어나는 사회환경과 범인을 응징하기 까지 참 많은 관계자들의 고통과 모순이 따르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논리와 감정으로 관객을 설득해야 하는 이번 무대에서 배우들은 몇배의 집중력과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데 5명의 배우가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며 자신의 역할을 고르게 소화해냈다.

 디렉터그42의 '4 four' 공연 장면/사진=서울연극제

관록의 윤상화와 백익남이 역시 노련했고, 백운철과 김하라의 파워풀한 에너지가 돋보였다. 특히 사형수 역을 맡은 김세환의 화술과 감정 연기가 신선한 빛을 발했다.

현대사회에서 연극의 기능도 다양화 되고 있다. 특히 법 만능 시대에서 짓눌려 사는 현대인들에게 이 연극이 던지는 화두는 파장이 컸다.

"인간이 만든 법은 과연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대사 연극이다 보니 2시간 러닝타임은 좀 길게 느껴졌지만 배우들의 열정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