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세계 경제 요동…월드옥타 회원들과 극복해 나갈 것”
[인터뷰365]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세계 경제 요동…월드옥타 회원들과 극복해 나갈 것”
  • 박현수 편집위원
  • 승인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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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옥타 제22대 회장에 출마한 유럽의 대표적 한상(韓商),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 “대한민국 경제 영토를 더욱 넓히겠습니다”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영산그룹 서울 법인 사무실에서 '인터뷰365'와 인터뷰 하면서 월드옥타 제22대 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사진=박현수

인터뷰365 박현수 편집위원(인터뷰어)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이어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세계 경제를 요동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으로 인한 신(新)냉전 시대 도래는 기업인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원들과 이 난관을 함께 이겨나가기 위해 그동안 이뤄온 사업경험을 총동원해 열심히 뛸 각오입니다”

오는 26일 수원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제22대 회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영산그룹 박종범(66) 회장.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많은 사업 연관이 있기에 직접적인 피해자이지만 피해자가 되고 보니 대처하는 방법도 나오더라”면서 “해외 동포기업들이 당하고 있는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되는 지를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협회 목표...그가 말하는 월드옥타의 백 년 비전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서울 법인 사무실에서 만난 박 회장은 최근 선거운동을 위해 월드옥타 산하 68개국 143개 주요 지회를 순회하느라 지구 두 바퀴 반을 돌고 전날 귀국해 피곤한 기색도 있었지만, 무척 건강해 보였다.

영산그룹은 오스트리아 빈에 본사를 둔 무역회사로 20개 국가에 30개 사업장이 있으며, 3,000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있다. 연 1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유럽지역의 대표적인 한상(韓商)이다.

회장실에는 지난 2013년 수훈한 국민훈장 모란장과 오스트리아 정부가 수여한 금장 훈장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또 20개 국가에 설립된 30개 지사가 표시돼 있는 세계지도가 눈에 띄었다.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영산그룹 서울 법인 사무실에서 인터뷰 365와 인터뷰를 마치고 20개 국가에 설립된 30개 지사가 표시된 세계지도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사진=박현수

박 회장은 월드옥타 회장을 맡으면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투명한 협회’를 목표로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81년에 설립된 월드옥타는 전 세계 68개국 143개 지회로 구성돼 있으며, 7,600명의 회원과 28,000명의 차세대 회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광범위한 네트워크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이 필수라는 것이다.

“협회의 고유사업과 정부에서 위탁한 사업은 공정하게 운영하고, 윤리강령과 준법감시체제를 도입해 투명성을 높이겠습니다. 또한 지회와 정보를 공유해 공정성을 유지하며, 협회의 가치를 높여 나갈 것입니다.”

이어 ‘회원 간 의사소통과 교류 증진’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월드옥타 회원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으며, 이에 따라 소통과 교류의 기회가 한정적입니다. 회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대회 및 워크삽 정례화를 통해 교류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더불어 트레이드 쇼(Trade Show) 지원을 확대해 회원들 간 정보교환과 친교의 기회를 늘리고, 국내외 경제단체와의 교류를 확대해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월드옥타 백 년 비전’을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미래는 언제나 불투명합니다. 그러므로 협회를 내실 있게 정비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사업을 발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미래발전위원회를 상설 운영할 것입니다. 또한 각 분야의 전문공동체를 조직해 업무 전문화를 추진하고 지자체와의 신규 공동사업을 개발해 회원의 권익을 확대할 것입니다.”

이밖에 박 회장은 “월드옥타 회원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섬길 집행부를 구성하겠다”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와 성실한 인재를 발굴해 갈등과 분열의 해결을 돕고, 사무국 순환근무제를 도입해 투명한 협회 운영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설립된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들의 숙원이었으며, 재외동포들에게 많은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며 “글로벌 정치·경제적 상황의 급변으로 많은 정책적 변화와 도전, 지혜로운 대책들이 필요한 시점에 재외동포청과 긴밀한 유대와 협조체제를 갖추면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회장을 인터뷰하면서 특히 주목한 점은 그가 지난 2010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ESG를 일찌감치 실천해 온 기업인이라는 것이다. 기업 발전을 문화예술 창달에 두고, 한국문화예술을 기업 활동에 접목시켜 세계에 한국 문화예술을 알리고 있는 진정한 애국자다.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영산그룹 서울 법인 사무실에서 인터뷰365와 인터뷰를 마치고 2013년 수훈한 국민훈장 모란장(왼쪽)과 오스트리아 정부가 주는 금장 훈장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사진=박현수 

그는 해외진출기업이 한국의 문화예술을 기업 활동에 융합시키는 것이 재외동포들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거주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 한국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고 한국기업들이 발전하게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영산그룹은 문화예술과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술의 도시 비엔나에 예술기획회사인 월드컬처네트워크(WCN·World Culture Network)를 세웠습니다. 이어 한인문화회관을 건립하는데 후원했고, 한·오스트리아, 한·슬로바키아, 한·우크라이나 친선음악회도 주최했습니다. 또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 공연과 각종 문화체육 행사가 있을 때마다 후원해 오면서 한국문화 보급을 위한 요리책도 발간했습니다.”

박 회장의 부인인 송효숙(62)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WCN은 또 한국인 성악가들을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와 비엔나 국립오페라 단원으로 성장시키는 등 한국인의 유럽 진출과 한국문화예술의 소개 등 문화교류에 힘쓰고 있다.

인터뷰에 자리를 함께한 송 대표는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같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 그것도 한국 기업인이 후원을 하는 것은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라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를 한 차원 높이는 사례라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어 “받기(Take)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먼저 주고(Give) 받아야 하는데 박 회장은 늘 ‘기브’를 우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송 대표 자신은 실질적인 일만 하지만 “박 회장이 적극적인 관심과 뒷받침을 해 주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남편이지만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박 회장은 2013년 국민훈장 모란장과 오스트리아 정부가 주는 금장 훈장을 수훈했다.

박종범(사진 오른쪽) 영산그룹 회장이 부인인 송효숙 월드컬처네트워크(WCN) 대표와 함께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영산그룹 서울 법인 사무실에서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후덕재물(厚德載物)’이라고 적힌 서예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후덕재물은 중국 고서 중 하나인 주역(周易)에 나오는 구절로, '자강불식(自强不息)'과 함께 자주 쓰인다. 현재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칭화대학교 교훈으로 사용되며‘쉬지 않고 노력해 스스로 강해져야 하고, 덕을 두텁게 쌓아 만물을 포용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사진=박현수

직원 1명으로 시작해 1조 기업으로 성장...신뢰 바탕으로 성공 신화 일궈

박 회장이 문화와 예술의 나라인 오스트리아에 진출해 유럽을 대표하는 입지전적으로 성공한 동포 기업인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3남4녀 7남매 중 넷째인 그는 광주 사레지오 고교를 졸업하고 조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데 이어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군 복무 후 대성그룹에 취업해 무역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1996년 기아자동차(현 기아) 오스트리아 법인장을 맡으면서 인생행로가 달라졌다. 2년 넘게 근무하던 중 IMF 사태가 터졌고, 기아자동차가 현대차에 흡수되면서 회사를 떠나게 됐다. 퇴직 후 그는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남아 1999년 7월 자본금 1억 원으로 직원 1명을 데리고 영산그룹의 모태인 영산 핸들(Youngsan Handels)이라는 무역회사를 차렸다.

광주광역시 남구 구소동 영산강 인근에서 나고 자라 회사 이름을 ‘영산’으로 정했다.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뿌리는 잊지 않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또 그의 가톨릭 세례명이 영산(靈山)을 의미하는 카르멜로이다.

“제 삶에서 큰 전환점이었죠.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불모의 땅에서 시작한 새로운 여정은 힘들었지만 그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영산그룹은 신뢰를 바탕으로 열정과 헌신으로 성장했지요.”

영산그룹은 한국산 사탕 포장지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후 무역과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그는 기아차 근무 경력을 살려 자동차 부품으로 중개 물품을 확대했다. 2005년에는 오스트리아 현지 은행을 설득해 동유럽 자동차 영업사원들이 한국차를 수입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주로 승용차, 특장차, 군용차 등 완성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부품사업 분야에서 최고의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판매망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며, 러시아는 물론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를 포함한 동유럽지역과 잠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까지 시장 공략을 하고 있는데 성과가 큽니다. 2008년에는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오스트리아 올해의 고객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우크라이나 난민에 일자리 제공도..."공동체와 나라, 인류 위한 마음 필요"

박 회장은 미담 제조기이기도 하다. 국가관도 남다르다. 군에 입대하지 않아도 되는 두 아들을 나란히 입대시킨 부모나 군 복무를 지원한 두 아들 형제 이야기는 흐뭇하고 감동적이다.

비엔나공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큰아들 (박건영)과 런던정경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둘째 아들(박건호)은 초등학교 때 비엔나로 가 한국에서 군 복무 의무가 없는데도 부모 의사와 본인들의 희망이 서로 일치해 동시에 나란히 대한민국 육군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또 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우크라이나에서 최근 전쟁 때문에 고국을 탈출한 난민들에게 인근 슬로바키아 공장을 통해 일자리와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박 회장은 “요즘도 한 달에 20번 이상 비행기를 타고, 1년에 200일 이상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돈을 바라보고 달려가면 돈이 도망가지만 꿈과 일을 좇으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열정을 갖고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 성공에 가장 필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인터뷰를 끝내면서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말도 안 되는 각종 문제에 대처하는 것에 인류가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해 귀가 솔깃했다.

또 “올해 하와이를 비롯한 초대형 산불과 지진 등 천재지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아, 난민, 빈부격차 문제 등 엄청난 위협들이 주변에 상존해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의 경우에도 “저출산과 양극화 현상, 남북 간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 발짝씩 뒤로 물러나 나 혼자만이 아니라 공동체와 나라, 나아가 지구, 인류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장,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제13,14대 유럽한인총연합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럽·중동·아프리카 담당 부의장, 한국-오스트리아 친선협회 수석부회장 겸 명예회장, 제14회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 제13차 세계한상대회 부산대회장, 국무총리실 재외동포정책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세계한인무역협회 상임이사와 주한 니제르 명예영사관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그는 2013년 국민훈장 모란장과 오스트리아 정부 금장 훈장 외에도 2014년 합스부르크 황실 평화증진협회 평화의 불꽃상과 2018년 글로벌 장보고한상 어워드 대상, 2020년 최재형기념사업회 제1회 최재형상 단체상을 수상했다.

박현수 편집위원

서울신문을 거쳐 문화일보 편집국 인터넷뉴스팀장, 조사팀장, 인물팀장으로 35년간 활동. 한국조사기자협회 회장 역임. 정보관리학 박사(국민대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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