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영원한 피터팬’ 80대 현역 가수, 장우(코코장)
[인터뷰365] ‘영원한 피터팬’ 80대 현역 가수, 장우(코코장)
  • 김건탁 인터뷰어
  • 승인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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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미8군 전속 가수 출신...쎄시봉 초대 멤버, ‘코코브라더스’·‘포다이나믹스’ 결성 활약
- 1970-80년대 男듀엣·중창 전성기 이끌어
- 지난 60여 년간 싱어송라이터이자 대중가수로 활동
- 올해 ‘예우회(미8군 출신 음악동인 구성)’ 옴니버스 기념음반 발매 준비
- “할 수 있는 순간까지,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싶다”
한 시대를 풍미한 원로가수 장우(코코·장). 데뷔 6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추억의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사진제공=장우 

인터뷰365 김건탁 인터뷰어 = 가수 장우(본명 장영기/예명 코코장, 1942년~)는 80대의 나이에도 지치지 않고 노래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현역 싱어송라이터다.

그는 1965년 KBS전속가수를 시작으로 67년부터 72년까지 미8군 전속가수로 활동했다. 그 후 故 박상규와 듀엣으로 ‘코코브라더스’로 활동했고 박상규, 김준, 차도균과 함께 ‘포다이나믹스’를 결성해 70~80년대 국내 가요무대에 남성 듀엣과 중창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또 1981년 김준과 함께 애니메이션 ‘UFO 로봇 그랜다이저’의 주제가를 불렀으며 한국연예협회 부이사장 역임과 세계연예인선교회 담임 목사를 맡기도 했다.

대표곡은 '지금은 떠나도'(1975), '가시나요'(1975), '사랑의 길'(1977), '우정의 노래'(1980), '미련 때문에'(1989) 등으로, 그동안 발표한 음반 대부분을 작사/작곡을 해왔다. 또한 피아노, 기타, 트럼펫, 하모니카 연주에도 수준급 실력을 인정받아 많은 후배 가수들에게 자신의 곡을 나눴다. 특히 1989년 최진희가 발매한 '미련 때문에'는 장우의 작품(작사/작곡)으로,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최진희 목소리로 대 히트를 기록했다.

1975년 발매한 독집 '가시나요' 수록 앨범/사진제공=장우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저 멀리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해외동포들을 위해 미국, 호주, 홍콩, 필리핀 등을 다니며 위문 공연을 펼쳤고,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자선 공연에도 적극적이었다. 

장우는 지금도 KBS '가요무대'를 통해 그 시절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우리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데뷔 후 지금까지 60여 년의 시간동안 꺼지지 않는 열정과 솔선수범으로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의 손끝에서 빚어진 수많은 명곡이 밤하늘의 별빛처럼 지금도 빛나는 것은, 후배 연예인을 배려하고 칭찬하는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2023년 봄꽃이 만개한 날. 멋쟁이 노신사 장우 선생과 함께 한 인터뷰는 2시간이 훌쩍 넘도록 진행됐다. 

아버지 반대 무릅쓰고 선택한 가수의 길 

어머니를 모시고 형제들과 함께한 사진. (사진 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 어머니 최기화 여사와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장우 선생/사진제공=장우 

- 한 시대를 풍미한 대한민국 가요계의 전설로 불린다. 어린 시절은 어땠나. 가수가 된 동기가 궁금하다.   

“아버지는 호인이셨다. 여러 형제 중 나에 대한 기대가 크셨기에 음악(가수)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인연을 끊자고 하셨다. 군 복무 후 KBS 방송국 전속가수가 되어 텔레비전에 출연하자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하셨다고 한다. 어머니께서는 노래를 참 좋아하셨다. 지금도 어머니의 노래하는 모습이 생생하다. 대학 1학년(61학번) 때 미8군 가수 모집 공고를 본 후, ‘화양흥업(1957년 상공부 용역불 수입업자로 지정된 연예 기획사. 이를 필두로 유니버셜·20세기·삼진·공영 등의 용역업체들이 미8군 무대 인근에 상주하게 됐다)’시험에 합격해 가수 데뷔를 했다. 군 복무를 위해 공군에 입대했고 KBS 이봉조 악단장의 위문공연 때 비행단장의 추천으로 함께 무대에 섰다. 그렇게 6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웃음)

- 당시 1960년대는 가수에 대한 선입견이 많던 시절 아니었나.

“당시 노래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연예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는, ‘딴따라”로 불렸다. 가족 특히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택한 길이었기에, 열심히 하는 수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고 학창시절 밴드부 활동을 했기에 자연스럽게 피아노, 기타, 트럼펫 등의 악기를 습득했다.”

미8군 전속가수→ 쎄시봉 1기 멤버→ '코코브라더스', '포다이나믹스'로 활동 

- 故 박상규 선생과 듀엣 ‘코코브라더스’와 그 후 ‘포다이나믹스’까지 함께 했다. 두 분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나의 본명은 장영기다. 65년 KBS 전속가수가 되었는데 당시 방송국의 전속가수 경쟁률이 굉장히 높았다. 남자 중에는 故 박상규와 나, 둘이 합격했고 42년생 동갑이기에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다. 박상규는 인천 출신으로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중퇴했지만, 상당히 스마트했으며 차후 방송진행자로 활동하면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나는 청년 시절 5년이 넘는 시간 미8군 전속가수로 활동했기에, 내 음악의 뿌리는 팝과 재즈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외웠던 팝송 및 외국 노래가 족히 400~500여 곡은 될 듯싶다. (웃음) 그 후 무교동의 ‘쎄시봉’(음악다방)이 오픈하면서 故 이백천 선생의 추천으로 쎄시봉의 1기 멤버가 되었다. 당시 교통방송 부장이었던 원조 DJ 이건영, 명동 국립극장 개·보수 후 사장이 된 구자흥, DJ 겸 개그맨(사회도 겸함) 故 박상규 등이 쎄시봉의 원조 멤버다. 1972년 박상규와 ‘코코브라더스’로 함께 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예명 ‘코코장’으로 앨범을 발매했으며 같은 해(1973년) 우리나라 최초로 리사이틀 공연을 펼쳤다.”

故 박상규와 함께 ‘코코브라더스’로 활동했던 당시 (사진 위)장우./사진제공=장우 

- 당시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그때는 단연 라디오 시대였다. 쎄시봉이 오픈하면서 일류스타급 인기를 구가하던 최동욱·박원웅·박광희 등의 성우들이 수시로 왔다 갔고,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故 최희준 선배와 함께 ‘포·클로버즈’ 멤버였던 유주용·위키 리·박형준을 비롯해 ‘노란 샤쓰의 사나이’를 부른 한명숙, 얼마 전 작고한 현미, 한국의 루이 암스트롱으로 불린 故 김상국 등의 쟁쟁한 인물들이 매일 밤 쎄시봉의 무대를 빛냈다. 그 후 조영남·송창식·윤영주·이장희·서유석·윤여정 등이 바통을 이어받아 우리가 기억하는 쎄시봉이 된 것이다.”

- 특이한 점이 있다. 1969년부터 지금까지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포·다이나믹스’(장우, 박상규, 김준, 차도균)는 어떻게 탄생된 것인가?

“당시로 봤을 땐 이상했을 수도 있다. 평상시는 각자 활동을 했지만, 성격이 강한 네 사람이 모여 음악을 하니 그 또한 묘한 매력이 생긴 것 같다. 미국의 유명한 4중창단 포크그룹 브라더스 포(Brothers Four)가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했을 때, 우리 네 친구가 공연 관람을 갔다가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한국의 멋쟁이 가수들이다’라고 소개했는데, 옆에 계시던 이백천 선생께서 ‘포·다이나믹스’라고 이름을 지어주셨다.

원래 우리보다 먼저 ‘포·클로버’(최희준, 박형준, 위키 리, 유주용)가 있었는데 이 또한 이백천 선생께서 이름을 만드셨다. 나는 박상규와 코코브라더스로, 김준은 쟈니브라더스, 차도균은 키보이스로 활동하다가, 일이 있을 때는 넷이 함께 움직이니까 팬들도 우리를 따라서 같이 움직이는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2013년 친구 박상규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에도 남은 셋은 아직까지 ‘다이나믹스’로 따로 또 같이 활동하고 있다. 당시 나의 음반이 영문으로 번역되어 전 세계(미국, 구 소련, 동남아)에 발매될 수 있었던 것은 매니저였던 채스터 장의 역할이 컸다.”

‘포·다이나믹스’의 멤버들. (사진 시계방향으로) 차도균, 장우, 故 박상규, 김준/사진제공=장우 

노래란 ‘음에 실린 마음’

- 가족 소개를 한다면?

“올해로 결혼 53년이 된다. 아내 이광자(76)는 대학재학 시 미스 퀸으로, 미모와 재능을 겸비했었다. 내가 열렬히 쫓아다닌 덕분에 결혼을 했고 (웃음) 슬하에 3녀가 있다. 첫째 딸 장윤경은 학창시절 유럽과 벨기에 등지에서 공부했기에 지금도 유럽에 거주하고 있다. 둘째 딸 장윤아와 셋째 딸 장윤희는 미국에서 공부를 마쳤으며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 53년을 부부의 인연으로 함께 해온 장우 선생과 이광자 여사/사진제공=장우 

- 인생 철학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 내가 얼마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할 수 있는 순간까지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싶다. 그것이 나의 운명이다.”

- 지금도 현역으로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건강관리의 비결은 무엇인가?

“많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 60여 년 직업적인 이유로 밤에 활동을 많이 했지만 나름의 루틴(운동)을 지키고 있다. 더불어 긍정적인 생각과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에 자주 웃는다. 하하하”

-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이 연예계 진출을 위해 도전하고 있다. 후배(후학)들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노래는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나는 노래를 ‘음에 실린 마음’이라 생각한다. 목수가 나무를 다루듯이, 가수는 노래를 다스릴 줄 알아야한다. 장르 불문하고 어떠한 노래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요즈음 젊은 후배 가수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다만 한쪽 장르(트로트)로 치우쳐지는 부분이 안타깝다. 음악은 다양성과 여러 장르의 어울림이 함께해야 아름답다.”

1977년 발매한 독집 '사랑의길' 수록 앨범/사진제공=장우 

동료·후배 가수들과 함께한 기념음반 발매 계획...올 연말에는 콘서트도

- 현재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예우회(미8군 출신 음악 동인들) 모임이 있다. 가수 윤향기, 김준, 차도균, 자니·리, 지명길(작사가), 박성서(음악평론가), 사랑과 평화, 유현상, 황균열, 장미화, 옥희, 김혜정, 김광정(작곡가), 그룹 조갑출과 25시, 영 사운드 유영춘, 박일서(도시의 아이들), 윤신호(검은나비) 등 이외에도 많은 연예인과 문화·예술인이 매달 한 번씩 모여 변치 않는 우정을 지키고 있다.

또한 옴니버스 형식의 기념 음반을 준비 중인데 5월부터 녹음을 시작해 올해 발매 예정으로 기획하고 있다. 타이틀 곡 '우정의 노래'는 모든 회원들의 합창곡이다. 지난 1985년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공동 작사/작곡해서 발표한 '위 아더 월드(We Are The World)'라는 노래가 있다. 이 곡은 아프리카의 어려운 이웃들과 에이즈 환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곡으로 당시 내로라하는 거물급 음악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타이틀 곡 '우정의 무대' 또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는 의미로 김준이 작사하고 장우가 작곡했다. 또한 올 연말 동료, 후배 가수들이 함께하는 ‘전설을 말하다’라는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한번 가수는 영원한 가수다’라는 신념으로, 오늘도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대한민국 가수 장우. 데뷔 후 지금까지 60여 년의 시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솔선수범했기에 수많은 연예계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있다./사진제공=장우 

- 선생님의 후배 사랑이 끝이 없다. 소개해주고 싶은 후배가 있다면

“모든 후배들이 다 사랑스럽고 보석 같다. 특히 '미련 때문에'를 불렀던 최진희와는 40여 년 음악적 교류를 해오고 있다. 그리고 후배 가수 변화(이별의 인천공항. 작사/작곡 장우)와 승재(보고픈 당신, 사랑은 행복해. 작사/작곡 장우) 가 있다. 가수 변화는 불과 17살에 지구레코드사 박춘석 작곡가의 신인가수 공개모집 오디션에 참가해 수상 후 활동했었다. 건설회사 CEO로 경영 일선에 있다가 지난 2017년 12월 음반을 발표하고 뒤늦은 나이에 가수로 데뷔해 활동하고 있다. 또한 가수 승재는 21살 때 록 밴드‘바람과 구름’에서 보컬로 활동했다. 개인적인 어려움이 많았지만 꿈과 희망을 향해서 한 걸음씩 노력한 결과, 여러 가요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 등에서 사랑받고 있다. 현재 승재는 032록 밴드에서 싱어를 담당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못다 한 말이 있다면 한 말씀 해달라. 

“실로 오랜만에 인터뷰365를 통해서 인사드린다. 가수라는 직업으로 여러분들과 함께해온 시간이 60년이 넘었다. 돌이켜 보면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과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행복과 사랑을 나누는 사회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파이팅하시길 바란다.”

◆싱어송라이터 장우(예명 코코장)는...

본명 장영기, 예명 코코장
1942년 12월 7일 서울출신
1965년 KBS 전속가수
1967~72년 미8군 전속가수
1969년~ 현재까지 그룹 ‘포다니나믹스’ 멤버로 활동
1972년~ 83년까지 그룹 ‘코코브라더스’ 멤버로 활동
한국연예협회 부이사장 역임
세계연예인선교회 담임 목사 역임
국무총리 표창 수상
세계한인회 공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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