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길복순' 전도연의 재발견...무궁무진한 전도연의 세계①
[인터뷰365] '길복순' 전도연의 재발견...무궁무진한 전도연의 세계①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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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도연, '칸의 여왕'에서 '흥행 여왕'으로
- 드라마 '일타스캔들' 이어 영화 '길복순' 연타 흥행
- 극 중 딸 이름(재영) 역시 실제 전도연의 딸 이름과 같아
배우 전도연/사진=넷플릭스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액션'과 '킬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칸의 여왕' 배우 전도연과는 거리가 먼 단어였다. 최근 종영한 로맨틱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10대 딸을 키우는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 역을 맡아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원조 코로퀸'의 건재함을 과시했던 그다. 그러나 이 낯선 단어의 조합은 현실이 됐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도연이 킬러로 변신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은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 82개국 톱10에 등극하며 'A+'의 흥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극 속 그가 맡은 길복순은 '청부살인업자'와 '평범한 엄마'를 오가며 이중생활을 하는 인물이다. 업계에서 ‘킬복순’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킬러지만, 15살 딸 ‘재영’(김시아 분)과의 관계는 서툴기만 한 싱글맘이다. 영화는 길복순이 소속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길복순'은 26년 차 배우 전도연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작품이다. 전도연은 '길복순'을 "단비와 같은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전도연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 드라마 ‘인간실격’(2021), 영화 ‘비상선언’(2022) 등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오며 대중들을 만났다. 그리고 올 상반기 잇달아 공개된 로맨틱 드라마 '일타스캔들'과 영화 '길복순'이 연타 흥행을 터트리며 '전도연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전도연과 딸의 모습 담은 영화 '길복순'..."딸 이름도 재영"

영화 '길복순'/사진=넷플릭스

- '일타스캔들'은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톱 6에 이름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길복순’에 대한 반응도 좋다.

“감사한 마음이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길복순'이 3일 만에 1위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뜻이 기뻤다. 통쾌하고, 기분 좋다.”

- ‘행선이 알고 보니 반찬을 잘 만드는 킬러였다’는 등의 ‘일타스캔들’의 스토리와 연결 짓는 후기 댓글들이 많이 보이던데. 

“‘행선의 이중생활’이라는 댓글도 보이더라.(웃음) 이렇게 내가 출연한 영화에 댓글이 달린 적이 없어서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더라. ‘수아 엄마는 이제 죽었어~ (행선이를) 잘 못 건드렸어’란 댓글도 봤다. 하하. 반응이 재미있긴 했다. 감독님한테도 관심이니까 즐겁게 받아들이자고 했다.”

영화 '길복순'/사진=넷플릭스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킹메이커’ 등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과의 첫 작업이다. 출연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변 감독님 작품이어서 선택했다. 처음부터 특정 배우를 놓고 시나리오를 쓴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정말 감사했다.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던 감독님이기도 했다. 저 역시 이런 작업은 처음이다. 이 영화가 액션이고, 중간에 모녀 이야기가 들어간다는 정도의 말만 들었는데, 반가운 이야기였다.”

전도연은 이미 시나리오가 완성되기도 전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길복순’은 사실상 전도연을 위한 ‘전도연 맞춤복 같은’ 작품이다. 전도연은 자신을 염두해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는 변성현 감독의 제안을 받았다. 오래전부터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전도연임을 밝혀온 변 감독은 ‘길복순’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했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다가 아니라, 전도연이라는 배우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라고 했다. 변 감독은 직접 전도연의 집을 여러 번 방문해 엄마로서 실제 전도연과 딸의 모습을 시나리오에 담았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길복순’이다.

- 시나리오 완성본을 읽은 후 심정은 어땠나.

“생각보다 액션이 많아서 조금 당황했다.(웃음) 그러나 이야기 자체는 이질감은 없었다. 영화 속 세계관이 영화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와도 연관돼 있어서, 무늬만 바뀐 것 같은 느낌이랄까. 예를 들어, 극 중 살인청부 임무를 행할 때 “슛”이나 “리허설한다”처럼 촬영 시 쓰이는 용어를 사용한다. 또 킬러 중에는 A급 킬러가 있고 그 단계에 오르기까지엔 시간이 걸린다. 감독님이 일부러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연결 지어서 쓰셨다더라.”

영화 '길복순'/사진=넷플릭스

- 실제 모녀의 모습이 많이 투영됐을 것 같다.

“디테일한 대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엄마와 딸의 관계성은 많이 반영된 것 같다. 특히 엄마를 ‘입닥’(입을 다물게)하게 만드는 부분들? 하하. 지금 한창 사춘기이기도 하고, 스스로 판단할 때 아닌가. 어릴 때는 엄마의 행동이 다 맞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맞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이다. 이런 점들이 투영된 것 같다.”

10대 딸을 둔 엄마 남행선, 길복순, 그리고 전도연

- '일타스캔들'의 남행선과 ‘길복순’의 길복순 모두 10대 청소년기 딸을 둔 부모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실적으로 돌아와 또래의 자녀를 둔 엄마 전도연과도 겹쳐지는 부분도 있나.

“행선이나 복순, 그리고 저 이 셋의 공통점은 엄마로서 서툴다는 점이다. 행선은 사실 엄마 노릇을 하는 이모이긴 하지만, 엄마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아가는 인물이다. 복순이나 저 역시도 엄마로서 자녀와 어떻게 이야기하고 소통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 동일하다.”

'일타스캔들'의 남행선/사진=tvN

- 길복순은 킬러의 역할보다 양육을 더 어려워하는 주인공이다. 실제 연기보다 양육이 더 힘들게 느끼기도 하나?

“양육은 심플하지 않고 복잡하다. 연기도 단순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명확한 지점이 있고 끝나면 결과물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양육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 진행형이다. 아이를 키우는 게 좀 더 복잡하고 힘들다고 생각한다.”

- 실제 엄마 전도연의 모습이 궁금하다. 학부모 모임도 참석하는가?

“항상 참여는 못 하지만, 애가 어릴 때는 늘 참여했다. 교육적으로 모르는 게 많아서 정보를 듣고 따라가는 그런 엄마였다. 복순이나 행선처럼 비슷했다.”

- 최근에 엄마로서 답답했던 순간이 있었나.

“길복순과 딸 재영과 같은 시간이 저한테도 있었을 테지만, 그런 시간은 지난 것 같다. 지금은 제 딸도 저의 모습을 엄마로서 이해하는 것 같고, 저도 딸이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서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 가족들도 작품을 봤는가? 반응이 궁금하다.

“남편은 봤는지 안 봤는지 모르겠다. 하하. 서로 잘 챙기지는 못한다. 그냥 암암리에 봤으려니 생각하고 있다. 아이는 극장에서 너무 보고 싶어 했는데, 영화가 ‘청불(청소년관람불가)’이어서 시사회 때 초대를 못 했다. 나중에 크면 볼 수 있지 않을까. 시야 양도 작품에 참여했지만 (‘청불’이어서) 못 봤다.”

액션 한다고 하니 딸이 말했죠 “엄마가 무슨 액션을 해?”

배우 전도연

- ‘길복순’이 실제 모녀의 모습을 반영했다고 했는데, 딸 역시 이 작품에 대해 궁금해할 것 같다.

“그렇다. 극 속 ‘재영’이 본인 이름이기도 하니, 너무 궁금해한다. 딸이 ‘짤’(인터넷상에 올려진 사진이나 그림)로 제 액션을 보고선 신기해하더라. 사실 내가 액션을 한다고 했을 때 딸이 “엄마가 무슨 액션을 해?”라며 누구보다도 제일 무시했다.(웃음)”

- 극 속에서 복순은 킬러와 싱글맘으로 이중생활을 한다. 복순과 딸인 재영은 어느 순간 비밀을 공유하며 교감하는 모습이다.

“딸과 엄마에겐 비밀이 있는데, 서로 이야기하진 않았어도 어느 순간 이 모녀는 서로를 받아들이고 공유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어떤 관계를 지키기 위해 꼭 비밀을 다 알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늘 엄마는 희생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러나 복순과 딸은 각자 자신의 길을 선택해서 사는 게 좋았다. 나 역시 그러고 싶은 마음이다.”  

- ‘길복순’은 넷플릭스 공개 전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일찌감치 전 세계의 이목을 모았다. 해외에서의 반응은 어땠나.

“감독님이 이 장르는 블랙코미디라고 했는데, 찍는 동안에도 잘 몰랐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도 ‘여기 어디에 블랙코미디가 있어?’ 했는데 다 찍고서야 알았다. 베를린에서 스크리닝을 하는데, 상영 내내 사람들이 공연 보듯이 즐겁게 웃더라. 그래서 사실 좀 불안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웃으면서 봐도 되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스크리닝이 끝난 후 감독님이 본인이 심어놓았던 블랙코미디 요소마다 웃어줘서 너무 좋았다더라. 그래서 사람들은 다 이해하나보다 했는데, 국내 VIP 시사 때 보니 반응이 그만큼은 아니더라고. 그래서 감독님 정서는 미국과 맞는 것 같다고 미국 가서 영화 찍으시라고 했다.(웃음)”

▶이어서 [인터뷰] '길복순' 전도연, '악으로 깡'으로 버틴 액션②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leesun@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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