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가수 활동 재개한 '만능 아티스트' 지예, 여전히 ‘사랑과 꿈’ 찾아 소녀처럼 산다
[인터뷰365] 가수 활동 재개한 '만능 아티스트' 지예, 여전히 ‘사랑과 꿈’ 찾아 소녀처럼 산다
  • 김건탁 인터뷰어
  • 승인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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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출시 'girl in sixty(걸 인 식스티)' 첫 음원, '그리고 11월' 발표
- 가수, 작사가, 배우, 시인, 프로듀서로 활동한 만능 재주꾼
- 1980,90년대 변진섭, 소방차, 강수지, 녹색지대 등 스타 히트곡 작사가로 명성
1980,90년대 스타들의 히트곡 작사가로 명성을 떨친 지예가 오랜만에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미스 롯데’ 출신인 그는 배우, 작사가, 가수, 시인으로 활약한 만능재주꾼이다. 2022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girl in sixty' 정규 앨범 이미지.

인터뷰365 김건탁 인터뷰어 = ‘레전드 작사가’, ‘청순미녀 싱어 송 라이터’, ‘추억속의 요정’, ‘원조 불타는 청춘’ 등의 별칭이 따라붙는 지예(본명 송지예/1963년~)는 여전히 고독한 청춘의 터널에서 창작활동으로 이어진 삶의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의 인생에서 변하는 것은 젊고 아름답던 얼굴이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고 있을 뿐 ‘사랑과 꿈’을 기다리며 모든 일에 열정을 다하는 모습은 변함이 없다.

80, 90년대는 만능 재주꾼 지예의 전성기였다. 여고시절 미스코리아 부럽지 않은 ‘미스 롯데’로 선발되어 조명을 받기 시작해 MBC 공채 13기로 탤런트가 되었고 이어서 스타 작사가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1988년 그녀의 노랫말 ‘홀로된다는 것’은 무명의 신인 변진섭을 단숨에 인기가수 반열에 올렸다. 잇따라 ‘여름날의 추억’의 이정석, ‘아이스크림 사랑’의 임병수, ‘사랑하고 싶어’의 소방차, ‘산다는 것’의 김종찬 ‘혼자이고 싶어요’의 원미연 ‘나를 기억해죠’의 강수지, ‘기억’의 녹색지대 등의 히트곡이 모두 지예가 쏟아낸 창작 가사였다. 작사한 노래가 놀랍게도 400곡이 넘는다.

중년의 끝자락에서 그녀가 다시 팝 아티스트로 활동을 재개했다. 올 하반기 출시할 정규앨범 ‘girl in sixty(걸 인 식스티)’와 3년 만에 네 번째 시집을 준비하면서 ‘지예의 시대’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를 만났다.

- 당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해 왔다. 활동 이력 중 400여곡을 음반에 담아낸 작사 기록은 전설에 가깝다. 최근의 활동부터 소개해 달라.

"새로운 한해의 시작은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시발점이라,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현재 정규앨범 ‘걸 인 식스티’(girl in sixty)와 네 번째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 Part 2’를 곧 내놓으려 한다. 음반은 프로듀싱 작업을 마무리했고 첫 번째 음원 ‘그리고 11월’은 심의를 끝냈다. 많은 역할 중 내가 만든 노래를 내가 부르는 것이 가장 편하고 스스로를 즐겁게 한다."

- 어떤 노래인가?

"나는 지난 2018년 2월에 ‘SHE AND ME(쉬 앤드 미)’라는 타이틀로 앨범을 발표했다. ‘SHE(쉬)’는 과거의 ‘지예’, ‘ME(미)’는 현재의 ‘나’를 의미한다는 개념이다. 과거에 발표했던 노래와 다른 가수에게 주었던 곡을 모아 내놓았다. 이번 앨범도 내가 직접 프로듀서로 기획부터 진행했고 후배 작곡가 정성민과 신지후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타이틀곡이 ‘그리고 11월’이다. 아프지만 아프지 않게 삶을 받아들이자는 위안과 희망의 바람을 담았다. 시집은 2019년에 출간한 전편의 반응이 좋아 시리즈 형태로 틈틈이 준비한 후속편이다."

'SHE AND ME'(2018) 앨범 표지 

- 당신의 시는 ‘심장을 자극하는 간결하고 캐주얼한 언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예를 들면 ‘지름길’이라는 제목의 시는 ‘너 자신을 알지 마라/ 그것이/ 가장 쉽게 편해지는 길이다’라는, 단지 세 마디로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패러디한 내용이었다.

"사실, 노랫말 작사와 시의 창작 세계는 서로 통하는 장르다. 작사가들이 시집을 내고 작곡가들이 시인의 시를 가져와 노래로 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2019) 표지

- 첫 앨범을 발표한 때가 1985년인데, 어느덧 40여 년 전이다. 긴 세월을 딛고 여전히 싱어 송 라이터로 건재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음악 밖의 방송활동 등 다른 일도 많이 해왔지만, 가장 편한 옷을 걸친 것처럼 노래작업이 그러했다. 시대도 바뀌고 시간도 많이 흘렀으며 나 또한 세월의 흔적을 가지게 됐지만 마음은 아직도 이팔청춘이라 여전히 사랑과 꿈을 노래 속에서 찾아 헤매며, 즐겁게 살고 있다. 나의 인생은 노래를 찾아 떠나는 여행과도 같다."

- 가수 변진섭의 데뷔 앨범 ‘홀로된다는 것–1988년 6월 출시’의 타이틀곡을 작사했다. 작사가로 데뷔하게 된 동기(계기)를 말해 달라.

"1984년 KBS 신인가요제에 참가했고 참가 곡의 가사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작사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 아름다운 당신의 성장기와 젊은 청춘기로 돌아가 보자. ‘미스 롯데’로 신문 방송매체의 조명을 받으며 등장한 것이 1978년 중앙여고 시절이었다.

"여고 1학년 때였다. 제3회 미스 롯데 선발전에서 예심 1위로 통과했을 때 어리둥절했다. 단지 수상을 하면 엄마에게 1등 상금을 선물해주고 싶어서였다. 어떠한 목적이나 계획도 없이 무작정 지망을 했기에, 그것이 새로운 인생의 막을 오리는 시발점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조금씩 세상 사람들과 부딪히며 카메라가 나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면서부터 미래를 바라보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꿈을 꾸기 시작했다. 감수성도 유별나게 예민하고 마음도 몸도 조숙했던 것 같다."

중앙여고 재학시절 지예.

- 그때부터 꿈을 꾸고 바라는 대로 이루며 살아온 것으로 생각 하는가?

"인생의 꿈은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열심히 좇아가면 잡힐 듯이 다가서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다시 저만치 멀리 사라지곤 한다. 나의 꿈은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좋은 한권의 책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한곡의 노래를 내놓고 싶을 뿐이다. 내가 만든 400곡이 넘는 노래 중 히트곡은 수없이 많아도 인생을 함께 해주는 불후의 명곡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그것을 생각하며 아직도 그런 노래를 만들어 내려는 꿈을 안고 살아간다."

- 소녀시절에 사회활동을 시작해 다양한 예술적,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은 것은 천부적인 소질덕분이라 생각한다. 성장과정이 궁금하다.

"서울 토박이 집안의 1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특별히 아버지는 나를 품안에 안고 살았다. 그런 아버지가 내가 9살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일찍 사랑과 이별을 맞이해 다른 시간, 다른 삶의 공간으로 흘러가는 내 모습을 고독으로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유난히 서정적인 감성이 강하게 일어났고 삶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활동해왔다."

지예 1집 앨범 '눈물/차라리'(1985) 표지

- 고시청률을 기록한 TV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리메이크 곡으로 살아나기도 했던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을 비롯하여 변진섭의 출세 데뷔곡 ‘홀로된다는 것’과 ‘로라’, 김종찬의 ‘산다는 것’, 윤상의 ‘잊혀진 것들’, 원미연의 ‘혼자이고 싶어요’, 강수지의 ‘나를 기억해죠’ 등 감동을 안겨준 당신의 노랫말이 수없이 많다. 그런 정도면 가요사에 남는 성공한 작사가로 명성을 떨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나의 꿈, 내가 이 정도면 만족한다는 꿈은 아직도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혼자’라는 말을 푸념처럼 자주 노래 제목으로 사용했지만 돌아보면 내 스스로 ‘혼자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산 것 같다. 덕분에 내가 바라는 순수하고 간절한 꿈과 사랑은 늘 허공에 떠 있지만 그걸 잡기 위해 혼자서 그리워하고 열심히 쫓아다니며 살았다.

바로 그것이 변하는 세월에도 발길을 멈추지 않는 에너지가 되어 내 마음과 영혼을 ‘청춘의 피가 식지 않은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것 같다. 그리고 혼자 세상은 ‘자유’를 뜻 한다. 나의 꿈은, 궁극적으로 자유인을 꿈꾸며 바라는데 있다. ‘선과 사랑’, ‘자유’가 넘치는 이상향을 지향한다. 계산적이고 구속감으로 얽힌 현실을 잊게 해주는 창작역량은 아티스트의 세계이면서 책무라는 생각이다."

작사가 겸 가수 지예.

-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 경험담으로 말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MBC 공채 탤런트 동기인 최명길 연기자는 아직도 드라마에서 활동하고 있다. 꿈 많은 젊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꽃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인간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화향천리 인향만리’(花香千里 人香萬里)라는 옛말이 있다. 삶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살든, 재산이 만고 적든 인품을 간직한 인간다운 삶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예술(藝術)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 또한 이상적인 인간세계를 구현해내는 일이다. 어떤 삶이 향기로운 지, 스스로를 일깨워 가고 일깨워 주는 직업이다. 세상이 갈수록 이기적이며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사회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과 꿈’을 나누고 사는 사람들이 되어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사진=지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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