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은희 빈소 현장①] 60년대 톱스타 신영균이 회고하는 고 최은희
[故최은희 빈소 현장①] 60년대 톱스타 신영균이 회고하는 고 최은희
  • 김두호
  • 승인 20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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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만나 영화 만들자고 약속"
2017년 11월 제1회 신필름예술영화제 행사에서 조우한 고(故) 최은희 배우와 신영균 원로배우가 나란히 자리를 함께 했다. 고 최은희 배우가 참여한 마지막 공식 행사였다. 이들은 신상옥 감독의 영화사 신필름 작품을 통해 톱스타의 인기를 누리며 1960년대 은막의 영화(榮華)를 풍미했던 남다른 인연이 있다./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김두호·김리선 기자] 16일 지병으로 투병생활을 하다가 12년 전 타계한 부군 신상옥 감독 곁으로 홀연히 떠난 고(故) 최은희 배우의 빈소가 마련된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은 고인이 남긴 유언대로 유가족들이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졌다. 

어느 날 영정으로 바뀐 최은희 배우를 찾아 온 많은 조문 영화인들 가운데 고인과 동시대에 활동하며 오랜 세월 애환을 함께 한 신영균 원로배우의 심경은 어땠을까.

최은희 배우는 아흔 살을 넘어선 신영균 원로배우보다 두 살 연상이다. 두 인물은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를 견인한 신상옥 감독의 영화사 신필름 작품을 통해 다 같이 톱스타의 인기를 누리며 은막의 영화(榮華)를 풍미했던 남다른 인연이 있다.

"서로가 아흔을 넘어 만난 자리에서 최 여사와 내가 약속을 한 게 있어요. 천국에서 신상옥 감독과 최여사 그리고 내가 만나면 그곳에서 우리 살아서 못다 이룬 한을 풀자, 다시 뭉쳐서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맘껏 만들자고 약속했었지요."

지병으로 투병생활을 하다가 16일 타계한 고(故) 최은희 배우의 빈소가 마련된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신영균 원로배우/사진=인터뷰365

지난 해 11월 18일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제1회 신필름예술영화제 행사가 고인이 신영균 원로배우와 나란히 모습을 보여준 마지막 공식 행사 자리가 됐다. 최은희 배우는 휠체어에 의지해서도 외출이 가능했고 가끔 신영균 배우가 식사자리를 마련해 쌓인 정담을 나누고 위로를 받기도 했다.

신영균 원로배우는 고인이 휠체어를 타기 전인 몇 해 전 건강할 때 공군창군기념일에 수도권에 있는 공군비행장에 함께 초대되어 군악대의 '빨간마후라' 환영 주악을 듣던 순간을 노후에 고인과 함께 맞이한 잊을 수 없는 일로 떠올리기도 했다.

"비행장 사령부 건물에 들어서자 우리가 주연으로 출연한 ‘빨간마후라’ 포스터 큰 그림이 걸려 있었어요. 많은 조종사들 앞에서 지나간 시절의 배우로 돌아가 추억을 나누고 또 전투기에 올라 보기도 하고···."

신영균 원로배우는 고인이 노후를 건강문제로 고생을 하며 힘들고 외롭게 보냈지만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 없이 품위 있는 일생을 살았다고 말했다.

"최 여사의 생애는 오르지 두 가지 밖에 없었어요. 영화에 모든 것을 바친 신상옥 감독과 함께 하면서 스스로도 배우로 영화에 모든 것을 바치고 산 분이지요. 납북되고 탈출하고, 누구도 겪지 못한 드라마같은 인생이었지만 누굴 원망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북에 가서도 신 감독과 영화를 만들고 살았으니 회한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의 설립자이면서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이사장인 신영균 원로배우는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을 통해 대종상 제1회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톱스타로 떠올라 수많은 신상옥 감독의 신필름 제작영화에서 최은희 배우와 함께 주연배우로 활동했다.

"우리 영화인들이 다들 영화인단체장으로 모시자고 하는데 조용한 가족장을 유언으로 남기셨어요. 화려하게 보이는 성격 같지만 겸손과 배려심이 있었어요."

신영균 배우는 고 최은희 배우에게 작별의 인사말을 남겼다.

"최 여사, 하늘 나라에 가서 기다리고 있는 신 감독 잘 만나 거기서 신 필름을 설립하세요. 좋은 영화 만드시면 나도 따라가서 같이 한 번 출연합시다. 잘 먼저 가서 기다리세요..."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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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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