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잔잔한 감동의 무대 '엄마의 레시피'
[현장 인터뷰] 잔잔한 감동의 무대 '엄마의 레시피'
  • 서영석
  • 승인 20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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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맞아 한자리에 모인 3代 가족스토리
- 세번째 앙코르 공연...하형주 감독 "가족 간의 ‘사랑’ 선물 드리고 싶어"
- 타이틀롤 배우 김태리 "무대연기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
- 손녀 역 조지영 "할머니 생각에 가슴 먹먹...달콤 쌉쌀한 공연"
연극 '엄마의 레시피' 공연 장면./사진=극단 제공

인터뷰365 서영석 인터뷰어 = 늦가을 낙엽을 적시는 가을비가 추적거리는 대학로에 또 하나의 주목 받는 공연이 막을 올렸다. 대만 작가 리종시 원작, 정경호 번역인 '엄마의 레시피'가 그것이다. 이 작품은 벌써 세 번째 앙코르 공연이다.

'엄마'라는 단어는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모든 인류의 가슴을 울컥하게 하는 영원한 단어임에는 이설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요리에 관한 것일 거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나 이는 작품의 내용과는 별반 상관이 없다. 물론 요리는 나온다. 아주 맛깔스러운 음식이 무대 위에 큰상이 차려진다.

하지만 엄마의 요리 솜씨가 아니라 자식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것을 자식에게 주려는 엄마의 애정이 듬뿍 담긴 음식이다. 명절 날 그 음식을 통해 드러나는 가족 간의 사랑이야기이다.

작품 줄거리를 요약하면 명절 전날, 가족들이 찾아올 기대감에 할머니는 그들을 위한 음식 장만에 몸과 정신이 바쁘다. 치매를 앓고 있지만 오랜만에 손맛을 내려는 할머니, 마음만 조급하다. 할머니, 딸, 손녀 3대가 모인다. 미국에 유학 중인 손녀는 같은 유학생인 남자친구도 온단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서로에게 말 못 할 고민들을 마음속에만 품고 있다.

연극 '엄마의 레시피' 공연 장면.

삼대가 모인 자리, 가슴속 말을 꺼내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본다. 딸인 화란은 사업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사업자금이 부족하고 딸의 학자금도 벅찬 화란은 어머니의 집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 손녀인 주연은 남자친구와의 사이에 임신 중이다. 할머니는 치매가 심해진다. 가족 간의 눈치 싸움이 전쟁으로 번진다.

코로나로 인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배우들이 더블 캐스팅이다. 김태리(할머니 역), 하영화(할머니 역), 하경화(화란 역), 허인영(화란 역), 조지영(주연 역), 황보다은(주연 역), 정경훈(존슨 역)과 특별출연에 엄지용이 출연진들이다.

이 공연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하 감독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나마 규제가 조금 풀려 안도의 숨을 쉰단다. 하 감독은 “연극은 재미있으면 좋겠다. 또 감동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하 감독을 비롯한 출연진들과의 일문일답.

"가정의 ‘정’ 사라져 버린 것 같아 안타까워...가족에 대한 기억 떠올리는 공연되길"

연극 '엄마의 레시피' 연출과 제작을 맡은 하형주 감독

- 이번이 세 번째 앙코르 공연인데 직접 연출에도 참여했습니다.

하형주 감독 = “지금 대학로의 공연은 그저 피상적 웃음에 팔리는 로맨틱 코미디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족이 무너지면 그 사회의 미래도 암담합니다. 이미 가족이라는 테두리만 있을 뿐이지 가정의 ‘정’이 사라져 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좀 더 건강한 사회를 위해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에 관한 공연으로 부모형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곧 있으면 연말연시로 분주한 계절이 다가오는데 소외된 가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을씨년스러운 겨울의 초입에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세 번째 앵콜 공연...새로운 연출과 배우 합류로 기대  

연극 '엄마의 레시피'의 배우 김태리

대학로의 간판 중견여배우이자 공연의 타이틀롤 '할머니' 역을 맡은 김태리는 이 공연 3번의 무대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 이 공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배우 김태리(이하 '김') = “이 공연은 가족 극입니다. 가족 간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공연이죠. 어릴 때는 모르지만 다 커버린 성인이 되면 자연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른들은 항상 자신 보다 자식들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자기는 험한 것 먹더라도 자식들에게는 뭔가 좀 더 맛있고 귀한 것을 주려 노심초사하죠.”

- 공연적 특성이나 자랑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김 = “특히 이번 공연은 연출과 배우들이 많이 바뀌어 연습 때부터 너무 즐거웠고 배우들끼리 호흡도 잘 맞아 의욕이 넘칩니다. 관객 분들에게 정말 좋은 공연을 보여 드릴 수 있어 배우라는 직업이 감사합니다. 방송이나 TV연기에 식상하신 분들이 보신다면 무대연기의 진수를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 작품 전반에 대한 한마디가 있다면?

김 = “아쉬움이 있다면 대본 상 치매의 치유에 대한 부분이 약하다는 점이에요. 저도 나이가 들다 보니 은근히 걱정이 되는데 치매에 외로움은 치명적이랍니다. 이 공연을 통해 가족 중 혼자 계신 분들이 있으면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전화라도 자주 드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부모님 손 잡고 낙엽 쌓인 거리 함께 걷고 싶은 공연될 것"

연극 '엄마의 레시피'의 배우 조지영

이 공연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손녀 역의 조지영은 어린 나이가 아니지만 나이가 무색하게 앳되고 깜찍한 보물이다.

-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한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요?

배우 조지영(이하 '조') = “보시다시피 제가 좀 작잖아요. 그런데 순발력은 뛰어납니다. 조금만 더 컸으면 운동선수를 했을 텐데... 뭔가 평범한 삶은 싫었어요. 문득 자신의 핸디캡을 역으로 극대화하면 유명해 진다는 곳이 배우라는 직업이라고 해서요.”

- 현실에 만족하는지요?

조 = “네,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타 업종에 종사하는 친구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빈약하지만 남의 인생을 살면서 삶을 공부하는 배우라는 직업은 너무 매력 있어요.”

- 지금 자신의 모습을 가장 보여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조 = “작품에서 보셨다시피 당연히 가족이지요. 공연을 하면서 할머니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 지곤 합니다. 또 저를 가르치고 일깨워 주신 조원희(서일대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교수님께 무대 위의 자랑스러운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는 복이 많은 배우인가 봐요. 학교 때부터 교수님들이 많이 예뻐해 주셨고 공연에서도 감독님, 선생님, 선배님들이 많이 가르쳐주세요. 또 일면식도 없는 분들도 제 연기에 대해 많은 조언들을 해 주신답니다.”

- 이 공연에 대해 하고 싶은 한마디?

조 = “달콤 쌉쌀하다? 네, 공연을 보시면 가슴이 따스해 지는 공연이에요. 특히 부모님과 함께 보시면 절대 그냥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공연이지요. 부모님 손 잡고 낙엽 쌓인 대학로를 산책한다거나 분위기 좋은 찻집에서 차라도 마시면서 고마움에 대해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는 그런 공연이에요.”

'엄마의 레시피'(원작 리종시, 정경호 번역, 하형주 연출, 제작 창작 공간)는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11월 4일부터 28일까지 공연한다.

 

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국대에서 연극학 석사를, 중앙대에서 연극학 박사를 취득했다.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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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
gnja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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