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영화주제가와 함께 출연한 최무룡 (93)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영화주제가와 함께 출연한 최무룡 (93)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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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우, 연극인, 배우로 가장 많은 영화 주제가를 부른 최무룡 
- 영화 OST를 부른 '꿈은 사라지고'에서 올림픽 출전 권투 선수로 열연
- '카츄사'에선 송민도의 '카츄사'와 '원일의 노래'도 취입
- 신파극 '아들의 심판' 주제가 불러... 기구한 모자의 스토리로 눈물 바다
- 최무룡 부른 1962년 '외나무다리' OST, 지금도 신세대 가수들의 열창곡
성우, 연극인, 배우로 활동하며 다수의 영화 주제곡을 부른 배우 최무룡.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1950년대와 60년대 올드팬들은 다정다감한 목소리와 수려한 외모의 배우 최무룡(1928~1999)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일찍이 KBS 라디오 성우 출신으로, 신협의 연극 '햄릿'의 주연으로 활약하다 1954년 '탁류'를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젊은 그들', '유전의 애수'로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1958년 유현목 감독의 '잃어버린 청춘'에서 명연기를 선보이면서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영화 '꿈은 사라지고' 장면. 최무룡은 이 영화의 주제가를 불러 큰 인기를 모았다. 

'나뭇잎이 푸르던 날에/뭉게구름 피어나듯 사랑이 일고/끝없이 퍼져나간/젊은 꿈이 아름다워'

최무룡은 '하숙생'의 김석야 작가의 라디오 드라마 최초 작품인 '꿈은 사라지고'를 영화화한 동명작품에서 손석우 작곡의 주제가를 불러 큰 인기를 모았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영화 중 최초로 권투 장면이 등장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꿈은 사라지고'를 부른 최무룡의 미성은 라디오 전파를 타고 그의 주가를 더욱 상승시켰으며, 상대역을 맡은 문정숙까지 이 영화의 주제가 '나는 가야지'를 불러 함께 극장 무대를 휩쓸며 전국을 강타했다. 

최무룡이 가요를 취입한 노래는 대략 32곡으로 거의 영화 주제가였다. 당시 극장 무대라는 점을 감안해 뛰어난 가창력의 최무룡을 내세워 영화의 선전과 흥행을 이끌어내기 위한 일환이기도 했다. 

1960년 '비극은 없다'와 '청춘극장'의 인기를 몰아 유두연 감독이 톨스토이의 '부활'을 번안해 내놓은 '카츄사'에서 최무룡과 김지미는 호흡을 맞췄다. 

이 영화는 박행(薄幸)의 히로인 카츄사를 옥녀(김지미)로, 그리고 네플로도프를 원일(최무룡)로 달아 1960년 2월 11일 개봉했다. 타이틀 롤인 '카츄사'는 당시 '나 하나의 사랑'과 '청실홍실'의 인기가수 송민도가 불러 인기를 끌었다. 최무룡도 '원일의 노래'를 취입해 '카츄사'의 영화 선전을 배가시키며 전국적으로 인기를 누렸다. 

영화 '아들의 심판'

최무룡은 '등대불', '상처', '동경나그네', '첫사랑 엘리지'와 본격적인 영화주제가인 1960년 안현철 감독의 '아들의 심판' OST를 불렀다. 

영화 '아들의 심판'에서 대학 설립자인 재단 이사장 정박사(김승호)의 숨겨둔 여인 윤경(황정순)은 기생의 몸으로 아들을 훌륭히 키울 자신이 없어 본댁에 보내고 딸을 데리고 20년을 그늘진 생활을 해왔다. 인식(최무룡)은 장성해 검사가 되고 이 사실을 안 악당이 윤경에게 공갈과 금품을 요구하자, 할 수 없이 아들의 장래를 위해 악당을 살해한다. 법정에선 이들의 기구한 운명은 '아들의 심판'으로 눈물바다를 이룬다는 신파극이다.

지미는 슬프지 않는다
영화 '지미는 슬프지 않는다' 장면. 최무룡은 이 영화의 주제가 '사랑은 오직 한 길'을 불렀다. 

최무룡은 1960년 영화 '울지 않으련다'의 주제가 '사랑은 봄비처럼'을 비롯해 '그 이름을 잊으리', 영화 '가는 봄 오는 봄'의 주제가 '살고 보세', 영화 '울며 헤진 부산항'의 주제가 '사나이 우는 마음' , 영화 '지미는 슬프지 않다'의 주제가 '사랑은 오직 한 길', 영화 '계모'의 주제가 '성진의 노래'등을 불렀다. '특등 신부와 3등 신랑'과 '모상' 등 전문 가수를 능가하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한 시대의 걸출한 스타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1963년 '박서방'과 '마부'의 명 감독 강대진의 '외나무다리'의 영화 주제가는 지금도 '가요무대'에서 신세대 가수들이 즐겨 부르는 곡으로, 동명 영화의 주제곡을 이미자가 불러 히트한 '동백아가씨'와 함께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평소 뮤지컬 영화에 출연해 보는 것이 꿈이었다는 최무룡은 손시향의 '비오는 날의 오후 3시'와 '이별의 종착역'에서 6·25전쟁 중 헤어진 청춘의 비극을 군인으로 열연해 연기의 진면목을 보였다. 또 영화감독으로도 16편이란 가장 많은 작품을 남겼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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