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대한제국 명성황후를 연기한 영화 속의 여배우 (95)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대한제국 명성황후를 연기한 영화 속의 여배우 (95)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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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9년 민비 역으로 최초로 황정순이 열연한 '대원군과 민비'
- '청일전쟁과 여걸민비'서 명성황후를 재현한 최고의 카리스마 연기 최은희
- '한반도'에서 특별 출연한 월드스타 강수연의 연기 압권
- '불꽃처럼 나비처럼', 불꽃처럼 순수한 명성황후와 호위무사와의 숙명적인 연정 
- 영화 '전하 어디로 가시나이까'에서 민비와 고종 역으로 호흡을 맞춘 도금봉과 김진규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우리 영화 101년 사를 통해 역사 시대물로 가장 많이 등장한 시기는 구한말 고종과 민비 그리고 대원군과 배정자의 4각 구도의 인물로 얽키고설킨 풍운의 대한제국일 것이다.

그 시절을 배경으로 제작한 최초의 영화는 1926년 '아리랑'을 발표한 춘사 나운규가 선보인 1932년 무성영화 '개화당이문'이다.

그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의 '3일 천하'를 내용으로 사대파와 개화파의 갈등을 그린다. 일제강점기 속에서 은연 중 조국 독립에 대한 염원을 나타냈는데, 민비는 고종에 가려 배역이 없었다.

대원군과 민비
1959년 영화 '대원군과 민비'는 본격적으로 명성황후 민비 역을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명성황후 민비는 조선왕조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의 초대 황제인 고종의 왕비이자 추존 왕비이다. 인현왕후의 생부인 민유중의 후손으로 아명은 자영이다. 1851년 11월 17일생으로 1895년 10월 8일 43세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본격적으로 민비 역을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은 1959년 재일동포 유진식 감독을 초청해 만든 '대원군과 민비'로, 구한말 격동기 정세 속 헤게모니를 둘러싼 민비와 시아버지 흥선대원군(김승호)이 펼치는 권력 쟁탈전을 그렸다. 민비 역의 황정순은 그동안 말로만 듣던 민비가 환생할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흥분시켰다. 최무룡, 김지미, 문정숙, 양미희, 최남현 등 호화 배우들의 총출동한 영화였다. 

신상옥 감독의 '청일전쟁과 여걸민비'(1965)

 1965년 1월 1일 충무로3가 명보극장에서는 신정 프로인 '청일전쟁과 여걸민비'가 개봉했다. 당시 '성춘향'의 히로인 최은희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극장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말로만 듣던 '기마대'가 출동해 극장 앞을 정리했다는 일화도 전설로 남아있다.

당시 방대한 시대물을 혼자 작업하기에 벅찼던 신상옥 감독은 총지휘를 맡았고, 조감독인 임원식과 나봉한을 공동 감독으로 데뷔시켜 전무후무한(?) 사극 영화를 완성했다. 특히 허구적인 인물 설정이 많았으나 대원군 역의 김승호와 불꽃 튀는 권력 쟁탈전을 펼친 민비 역의 최은희의 열연은 이제껏 볼 수 없는 '다이내믹함'의 극치였다.

2006년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에서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펼친 강수연.

2006년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에서는 월드스타 강수연이 특별 출연해 과거 속의 민비 역을 맡았다. '내가 조선의 국모이다!'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이 한마디는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 명연기로 평가된다. 

남과 북이 통일을 약속하고 경의선 철도 완전 개통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본은 1907년 대한제국과의 조약을 근거로 개통식을 방해한다. 현재의 대통령으로는 안성기가, 당시의 고종으로 김상중이 출연한다. 강수연은 비록 미미한 출연이지만, 장렬한 죽음 앞에 열강 속에 쇠퇴한 국운을 세워보겠다는 일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포스터.

2009년 김용균 감독이 선보인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모든 것을 걸고 민비(수애)를 지켜야만 하는 호위무사 무명(조승우)과의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앞서 영화 '분홍신'에서 신비스러운 연출력을 보인 김 감독은 정권 야욕 구도 속 대원군(천호진)과의 갈등을 압축하고 고종(김명민)의 역할을 절제하면서 애틋한 호위 무사와의 순애를 보여줬다.

이외에도 명성황후를 다룬 민비 영화로는 도금봉이 출연해 김진규와 호흡을 맞춘 1969년 이규웅 감독의 '전하 어디로 가시나이까?'와 1973년 신상옥 감독의 '3일 천하'가 있다. 

또 1971년 이규웅 감독의 '경복궁의 여인들'에서는 윤정희가 출연했으며, 1970년 임원식 감독이 민비만 상징적인 타이틀로 붙힌 액션 무협극 '민비와 마검'에서는 오수미와 고상미가 자매로 등장해 이채를 띄었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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