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현장] 정지영 감독 '블랙머니'로 재입증한 '명장의 품격'...조진웅·이하늬 "함께 해 영광"(종합)
[365현장] 정지영 감독 '블랙머니'로 재입증한 '명장의 품격'...조진웅·이하늬 "함께 해 영광"(종합)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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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 "무게감 있는 '고발 영화'? 재미있는 '상업 영화'"
-'대한민국 최대 금융 스캔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소재
-조진웅 "금융 스캔들 상황 알고 분개"
-이하늬 "'살아있는 전설' 정지영 감독과의 작업 영광"
영화 ‘블랙머니’ 포스터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블랙머니' 포스터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충무로를 대표하는 정지영 감독이 7년 만에 연출작 '블랙머니'로 돌아왔다. 대한민국 최대의 금융 스캔들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그만의 흥미진진한 기법으로 풀어내며 재미없는 '고발 영화'가 아닌 재미있는 '상업 영화'로 담아냈다. 여기에 대세 남녀 배우 조진웅과 이하늬가 합류해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블랙머니' 언론시사회에는 정지영 감독, 배우 조진웅과 이하늬가 참석했다.

올해 일흔넷인 정지영 감독은 여전히 청춘의 느낌을 풍기며 현역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감독이다. 지난 1983년 데뷔 이후 충무로의 '명장'으로 평가받는 그는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정 감독은 1990년 당시 금기시되던 '빨치산'을 소재로 전쟁과 이념의 비극을 그린 영화 '남부군'(1990), 베트남 전쟁을 한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최초의 영화로 베트남전의 현대사적 의미를 재조명한 '하얀 전쟁'(1992) 등을 통해  매 작품 국내외 영화상을 휩쓸며 1990년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손꼽힌다. 

신작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IMF 이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소재를 바탕으로 극화한 작품이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금융 스캔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블랙머니'는 자산가치 70조 은행이 1조 7000억원에 넘어간 희대의 사건 앞에 금융감독원과 대형 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얽힌 거대한 금융 비리를 파헤치는 평검사의 활약상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영화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정지영 감독은 "나도 경제를 잘 몰라서 영화 준비하며 많이 공부했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 2012년까지 매우 시끄러웠던 사건이라 간접적으로 듣긴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직접 공부하면서 보니 만만치 않더라. 어려운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알아야 하는 이야기였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날 정 감독은 '쉽게' '재미있게'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작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와 달리 상업적인 면도 고려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블랙머니'는 어려운 경제 이야기에 사회 비리를 고발하는 영화인데 관객들은 오락 영화를 보고 싶어 한다"며 "'사는 것도 골치가 아픈데 극장에 가서 고발 영화를 보냐'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여기에 감동까지 있으면 더 좋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 비리를 되도록 많은 과객과 나누고 토론해보고 싶었다"며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1985'는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만들려고 애를 쓴 영화다. 이번엔 실제와 가깝게 그리기보단 어려운 경제 문제는 관객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느끼도록 했다"고 밝혔다.

영화 '블랙머니'에서 서울지검 '막프로' 검사 '양민혁' 역을 맡은 배우 조진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블랙머니'에서 서울지검 '막프로' 검사 '양민혁' 역을 맡은 배우 조진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정지영 감독이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한 부분은 조진웅이 연기한 '양민혁 검사' 캐릭터에서 드러난다. 경제를 어려워하는 관객이 극 중 인물을 더 쉽게 따라가게 만들기 위해 경제 전문가가 아닌 경제를 전혀 모르는 일반 검사 '양민혁'을 중심인물로 내세웠다.

조진웅은 올해 '광대들: 풍문 조작단' '퍼펙트맨'에 이어 '블랙머니'까지 쉼 없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까지 연속 흥행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 9월부터 한 달 간격으로 선보인 두 작품이 작품성에서 혹평을 받으며 흥행 실패로 이어진 상황이다.

극 중 조진웅은 서울지검의 '막프로' 검사 '양민혁' 역을 맡았다. 영화가 조진웅의 시점을 따라 진행되는 만큼 조진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그는 "개봉 시기는 내 의지와 무관하다. 우연히 한 달 간격으로 개봉하게 됐다"며 "모두 소중한 영화지만 '블랙머니'는 전작들과 결이 다르고 무게감이 있는 영화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의 배경이 된 금융 스캔들에 대해서는 "시대적 상황을 알고 분개했다"며 "암암리에 사회적인 문제를 몰라도 되는 것처럼 살아가던 중 눈을 뜨게 만드는 백신 같은 영화였다"고 밝혔다.

영화 '블랙머니'에서 변호사 '김나리' 역을 맡은 배우 이하늬/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블랙머니'에서 변호사 '김나리' 역을 맡은 배우 이하늬/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하늬는 올 초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 이후 10개월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장르부터 캐릭터의 성격이 전혀 반대인 작품으로 연기 변신에 나선다.

극 중 냉철한 이성과 흔들림 없는 판단력을 가진 '슈퍼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 역을 맡았다.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 대리인으로 경제 용어, 영어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지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이하늬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잘 썼을까' 생각했다"며 "사실 글로 읽었을 때는 두 세 번 정도 읽어야 이해가 돼 정독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쉽게 잘 풀린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정지영 감독님이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말을 쑥스러워하시지만, '살아있는 전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또 오랫동안 기다렸던 조진웅과도 같이 연기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영화 '블랙머니' 조진웅, 이하늬 스틸컷/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블랙머니' 조진웅, 이하늬 스틸컷/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날 이하늬는 코미디 성격이 강한 전작들 때문에 이 영화에 출연하지 못할 뻔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연달아서 '극한직업' '열혈사제'가 사랑받아서 코믹한 부분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더라"며 "(정지영)감독님도 두 작품을 보고 캐스팅 안 하려고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 안에 냉철한 '김나리'가 있을까 생각했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셨다"며 "무게감 있는 시나리오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경제용어나 영어 대사도 많지는 않지만 '핵'이 되는 대사가 많았다. '밥 먹었니?'와 같이 툭 치면 나오는 일상적인 느낌이 나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정지영 감독은 "'무게감 있는 영화'가 아니라 '재미있는 영화'로 표현해 달라"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정치검찰, 검찰개혁과 맞물린 개봉 시기에 대해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오래전부터 준비했는데 내가 생각한 검찰을 그렸다. 현재 상황이 영화에 장점으로 작용할 것인지 아닐지 모르겠다"며 "제발 좀 더 관객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두 배우 외에도 충무로의 막강 조연 군단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국영화 '다작의 아이콘' 이경영을 비롯해 강신일, 최덕문, 조한철, 허성태, 문성근, 서현철, 이성민, 류승수가 출연한다.

오는 11월 13일 개봉 예정.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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