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페이 종족 등장으로 확장된 세계관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선'과 '악'의 대립에서 결국 '선'이 승리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전작 '말레피센트'의 흥행에 힘입어 5년 만에 돌아온 '말레피센트 2' 역시 그렇다. 그러나 이 뻔한 동화 같은 영화엔 특별함이 숨겨져 있다.
'말레피센트 2'는 요정 왕국 무어스를 수호하는 '말레피센트'가 딸처럼 돌봐온 무어스의 여왕 '오로라'가 인간 왕국의 '필립 왕자'와 결혼을 약속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왕국의 결혼으로 평화가 이어지는 듯 하지만, 인간 왕국 '잉그리스 왕비'의 계획으로 연합이 깨지면서 종족 간 전쟁이 벌어진다.
주인공 '말레피센트'는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공주 '오로라'에게 저주를 건 마녀로 디즈니의 가장 사악한 악녀로 소개된다. 그러나 영화 속 '말레피센트'는 인간을 겁먹게 만드는 거대한 검은 날개와 머리 위에 솟은 뿔, 뾰족한 송곳니 안에 숨겨진 순수함과 사랑스러운 매력이 돋보이는 귀여운 캐릭터다. '오로라'의 결혼을 반대하는 듯하지만 숨어서 상견례 인사말을 연습하고, '오로라'를 위해 자신의 상징인 뿔을 가리고 인간 왕국에 방문할 땐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
'말레피센트 2'는 동화적인 구조, 판타지 블록버스터라는 큰 틀 안에서 캐릭터의 감정선도 놓치지 않았다. 최근 아들 매덕스의 한국 대학교 입학 소식으로 한층 더 한국과 가까워진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는 다시 한번 완벽한 '말레피센트'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러닝 타임 내내 관객을 '말레피센트'의 시점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 또 새롭게 합류한 미셀 파이퍼가 연기하는 '잉그리스 왕비'를 비롯해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촘촘히 쌓아 올렸다.
이번 작품에선 전작에 등장한 요정들의 세계 무어스, 인간 왕국과 함께 '말레피센트'의 종족 다크페이의 세계를 등장 시켜 세계관을 확장했다. 넓어진 무대를 빈틈없이 채우는 영상미는 '역시 디즈니'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이맥스(IMAX), 4DX 등으로 영화를 체험하는 시대에 발맞춘 작품이다. 판타지 블록버스터답게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인간 왕국과 다크페이의 전쟁 과정에선 한쪽이 너무 강력한 힘을 발휘해 긴장감은 다소 떨어진다.
스크린을 화려한 비주얼로만 채우지 않았다. 편견에 맞서는 '말레피센트', 무어스의 요정들, 다크페이를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인간과 현대 사회에 따끔한 경고 메시지를 전한다. 다만, 메시지의 완성을 위해 후반부 갑작스레 변화하는 캐릭터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 미셸 파이퍼, 엘르 패닝, 치웨델 에지오프, 샘 라일리 등 출연. 12세 관람가, 상영 시간 1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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