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현장] '나랏말싸미' 15년간 품어온 시나리오에 생명 불어넣은 송강호·박해일·전미선(종합)
[365현장] '나랏말싸미' 15년간 품어온 시나리오에 생명 불어넣은 송강호·박해일·전미선(종합)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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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세에 감독 데뷔 조철현 감독 "스포일러 없는 영화 추구"
-송강호·박해일·전미선 "가족과 다시 만난 느낌"
영화 '나랏말싸미'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캐릭터 포스터/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나랏말싸미'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캐릭터 포스터/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영화 '사도'(2016)의 각본가로 유명한 조철현 감독의 데뷔작 '나랏말싸미'가 15년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 현장에는 주연을 맡은 배우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과 연출을 맡은 조철현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과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답게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종대왕을 연기한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박해일이 신미 스님을, 전미선이 소헌왕후 역을 맡아 무게감을 더한다. 특히 세 배우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2003) 이후 16년 만에 작품에서 만났다.

영화 '나랏말싸미' 촬영 현장에서 배우 전미선, 조철현 감독/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나랏말싸미' 촬영 현장에서 배우 전미선, 조철현 감독/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61세에 감독 데뷔 조철현 감독 "스포일러 없는 영화 추구"

각본가로 영화계에 데뷔 이후 30년 만에 첫 연출작을 선보이는 조철현 감독은 이날 "초짜 감독의 영화라 이 배우들의 캐스팅을 기대하지 못했다"며 무한한 팬심을 드러내며 감격스러움을 표했다.

조 감독은 영화 '사도'(2016) '평양성'(2011)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의 각본을 맡았으며 '나랏말싸미'는 그가 15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이다.

그는 "스포일러가 없는 영화를 추구한다"며 "시나리오를 다 보여드리고 영화를 보게 해야 한다고 꾸준히 생각해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사실 영화에 관련된 정보가 유튜브에 거의 다 나와 있다. 그러나 그 정보 자체가 영화가 아니다. 중요한 건 정보가 아니라 영화 속에 스며들어 있는 인물의 심정이다"라며 "스포일러를 다 알고 봐야 재미있는 영화"고 밝혔다.

영화 '나랏말싸미' 송강호, 박해일 스틸컷/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나랏말싸미' 송강호, 박해일 스틸컷/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송강호·박해일·전미선 "가족과 다시 만난 느낌"

송강호는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 정신이 투철한 임금으로, 글은 백성의 것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한글 창제를 시작하고 맺은 인물 세종대왕을 연기했다. 새 문자 창제를 반대하는 신하들과 끝없는 힘겨루기, 소갈증(당뇨병)과 안질(눈병) 등의 지병 등 악조건 속에서도 필생의 과업으로 모든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새 문자를 만들고자 하는 인물이다.

그는 세종대왕이라는 위대한 성군을 연기하면서 부담감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로는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업적 이면에 숨겨진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고뇌와 외로움, 고통,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데뷔 이후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며 연기 장인으로 손꼽히는 송강호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세종대왕'을 연기 해볼 수 있겠나 생각했다"고 유쾌한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극이 주는 웅장함도 있지만, 우리의 이야기, 조산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다"며 "편안함으로 꽉 차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16년 만에 작품에서 만난 박해일과 전미선에 대해서는 "나만 늙은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며 "다시 만난 가족 같다. 두 배우 다 후배지만 푸근함, 따뜻함이 있는 배우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영화 나랏말싸미 대본리딩 현장에서 배우 박해일/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나랏말싸미 대본리딩 현장에서 배우 박해일/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박해일은 유교 조선이 금지한 불교를 진리로 받드는 신미스님을 연기했다. 자신이 믿는 진리인 부처 외의 그 어떤 것도 섬기지 않은 단단함을 지닌 인물이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임금에게도 무릎 꿇지 않을 정도의 반골이지만, 한양 안에 불당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문자 창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세종을 도와 새 문자 창제에 함께한다.

삭발을 시작으로 신미 스님으로 완벽 변신한 박해일은 촬영 현장에서 산속을 이동할 때 차를 타지 않고 산길을 직접 걸어 다니는 등 캐릭터에 빠져들기 위한 노력으로 조 감독에게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조 감독은 "삭발식에서 박해일의 모습을 본 스님들이 '저희보다 박해일 씨가 더 스님 같다'고 했다"며 웃음을 안겼다. 

이어 "과거 '몽유도원도'라는 작품을 '나랏말싸미'보다 먼저 준비했는데 박해일에게 제의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래서 (박해일의) 출연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송강호 씨의 소개로 만난 자리에서 시나리오와 캐릭터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해일은 "당시 사극에 출연을 한 상태라 (이미지가) 겹쳐서 거절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제안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덥석 물었다. 더없이 좋은 작업이었고 배우로서도 새로움을 찾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전했다.

영화 '나랏말싸미' 크랭크업 현장/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나랏말싸미' 크랭크업 현장/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전미선은 한글 창제에 뜻을 보탠 품이 너른 여장부 '소헌왕후'역을 맡아 지금까지 궁중 사극의 여성들과는 180도 다른, 그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당당한 현대적인 여성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헌왕후'는 세자가 아니었던 어린 이도에게 임금이 되어야 한다고 권했던 현명한 배우자로, 왕비가 된 대가로 친정이 역적으로 몰리게 된 인물이다. 나라가 금한 부처의 말씀을 진리로 받들며 다스리고, 스님 신미(박해일)를 세종(송강호)에게 소개해 필생의 과업인 문자 창제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살인의 추억'때부터 전미선의 팬이었다고 고백한 조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이 영화는 두 명의 졸장부와 한명의 대장부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전미선이 연기한 대장부 소헌왕후에 의해서 신미 스님과 세종대왕이 어떻게 졸장부에서 대장부가 되는 과정에 대한 드라마다"라고 밝혔다.

전미선은 "소헌왕후는 세종대왕과 신미 스님의 중간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여장부와 같이 두 남자를 더 크게 만드는 분이 소헌왕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는 7월 24일 개봉.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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