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남삼성고에 IB 교육과정 도입 선언한 박하식 교장
[인터뷰] 충남삼성고에 IB 교육과정 도입 선언한 박하식 교장
  • 신향식
  • 승인 20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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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식 교장 "IB 한글화 긍정적 소식…국내 IB 공교육 본보기 만들겠다"
충남삼성고 교장실의 박하식 교장 책상 옆 벽면엔 전교생의 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지난 5월 인터뷰차 충남삼성고 교장실에서 만난 박하식 교장. 박하식 교장 책상 옆 벽면엔 전교생의 사진이 부착되어 있다./사진=신향식

[인터뷰365 신향식 인터뷰어] '6.13 교육감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에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서울, 제주, 충남 등 전국 9개 교육청의 현 교육감들은 IB 도입을 추진하거나 IB 도입방안을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거 재선에 성공하면서 IB 교육과정의 국내 공교육 도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관계자들도 IB 교육과정에 관심을 갖고 물밑 탐색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 IB로 신입생을 선발 중인 서울대가 향후 수시전형에서 IB 이수자들에게 문호를 활짝 연다면 IB 도입 학교가 늘어나고, 공교육의 수업 및 평가방식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 일종의 '나비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그러면, IB가 무엇이길래 일부 교육감들이 관심을 기울일까.

IB는 스위스 비영리교육재단 IBO가 주관하는 논술형 교육과정이다. 주입식 교육 대신 토론과 논술을 중심으로 창의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한국의 주입식, 암기식, 객관식 교육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IB 본부에서는 한국의 일부 교육청의 신청을 받아 IB 교육과정의 한글화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 결과는 이미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한국의 교육감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 전격 공개될 예정이다.

IB 교육과정은 각 교육청과는 별도로 일부 초등학교 및 고등학교 차원에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인천포스코고를 시작으로 소속 10개 초중고교에 IB 교육과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에서 운영하는 자사고인 충남삼성고도 IB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남삼성고의 박하식 교장은 "현재 충남삼성고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IB에 관심 있는 교사를 중심으로 4개월째 연구하고 있다"면서 "IB 인증 과정으로 볼 때 지금은 '관심학교'로서 도입 타당성 연구(feasible study) 단계이고, 곧 '후보학교(candidate school)' 신청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교장은 "공교육 학교들이 IB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가장 이상적인 모델을 충남삼성고에서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교장은 국내 공교육에 IB 교육과정을 도입한 주역이다. 그가 2011년 경기외고 교장으로 있을 때, 경기외고는 국내 고등학교 최초로 IB를 운영할 수 있는 학교로 인증을 받았다. 해외 대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IB 교육을 했으며, 공교육에 그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교장은 민족사관고등학교 교감,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교감, 경기외국어고등학교 교장을 거치면서 소속 고교들을 명문고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하식 교장을 지난달 15일 충남삼성고 교장실에서 만나 IB 도입 준비상황을 들어봤다. 다음은 문답 전문.

학교 도서관 정기간행물 코너를 설명 중인 박하식 충남삼성고 교장/사진=신향식

◆ "IB를 교육발전 동력으로 활용할 가치 있어"

- 시대변화에 맞춰 교육을 혁신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습니다만.

고교에서 중시하는 교육과 대학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학생상과 역량이 불일치합니다. 대학에서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과 기업과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일치하지 않다보니 에너지를 많이 소모합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보다 교육과정 운영 방식(학점제, 선택제 등), 평가의 문제(상대평가 절대평가, 객관식 평가, 서답형 평가), 대입제도(정시 확대, 수시 축소, 학종의 확대 및 축소)를 변경하고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려고 합니다만 이것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떤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교육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명료한 인재상을 제시하고 일관성 있게 지도해야겠지요. 이를 위해 고교와 대학, 그리고 대학과 기업이 소통하면서 교육적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 현재는 그것이 구현되지 않고 있군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창의적 융합형 인재'를 제시하고, 네 가지 인간상과 여섯 가지 핵심역량도 발표했지만 교육 현장에 이어질 수 있는 연계성을 구축하지 못했습니다.

- 이런 문제가 IB에서는 해결되는지요?

네, 가능합니다. IB에서는 교과서가 없지만 전 세계 공통으로 일정한 교육 수준과 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IB 교육을 받은 학생이 대학 생활에 가장 잘 적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IB의 사명선언 및 IB 학생상을 지키고 모두 신뢰할 수 있는 평가 체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한국교육이 굳이 IB를 참고할 필요가 있나요?

국가 교육과정에서 표현되는 학교 교육의 내용과 방법은 IB보다 우수한 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IB가 한국 교육을 대체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50년 동안 일관성 있게 발전한 IB를 교육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할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 일부 교육청에서 IB 도입을 추진합니다만.

교육청 차원으로는 문제가 있습니다. IB 교육의 주체는 학교여야 하고 교육청은 학교가 하고자 할 때 장애물을 제거해 준 뒤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됩니다.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교육청이 앞장서서) 이 정도로 IB 교육이 무엇인지 안내해 주었으면 개별 학교에서 자생적으로 주도권을 갖고 추진해야 합니다.

◆"시도 교육청 별로 IB 학교를 한두 개씩 허용해야"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시도 교육청 별로 우선 IB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를 한두 곳씩 허용하면 됩니다. 국내 교사들은 IB를 운영하는 외국 학교의 교사들보다 우수한 면이 많습니다. 그런 교사 또는 학교장(교감) 중에서 자발적으로 IB 교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나와야 합니다. 그 분들을 교육청이 지원하면 됩니다.

- 학교 경영자도 공부를 해야겠군요.

학교 경영자가 4년 이상 지속적으로 IB 교육과정을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IB를 도입하려는 학교는 관련 교원들의 근무 연한을 보장하고 필요 인력의 수급 체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 충남삼성고의 IB 도입 일정을 알려 주시지요.

충남삼성고는 올해 IB 후보 학교로 신청을 하고, 2020년 말까지 인증을 받은 뒤 2021년부터 IB 교육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IB 교육과정의 한글 번역 작업이 늦어지면 일단 올해 IB 영어 버전으로라도 인증 신청을 할 계획입니다. 우선 영어 버전으로 운영하다가 IB 교육과정의 한글 번역이 완료되면 학교 전체를 IB로 교육할 예정입니다.

- 현재는 어떤 단계인가요?

IB 도입을 위한 '타당성 연구(Feasibility Study)' 단계입니다. 올 가을에 후보학교로 신청하여 후보학교 지위 상태에서 IB 인증 학교가 되기 위한 준비를 2019년에 충실히 수행할 예정입니다. 2020년에 IB 인증학교가 되는 계획으로 추진 중입니다.

- IB의 한글화가 성사되지 않아도 이것을 추진할 예정입니까?

계속 준비하려고 합니다. IB 교육과정을 한글로 번역하면 (국내에 IB를 보급하는 데) 유리하겠지요. 하지만 혹시 한글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향후 IB 교육에 경험을 가진 교사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도 영어로 IB 교육을 시작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겁니다. 현재 IB 본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IB의 한글화에)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긴 합니다.

- 충남삼성고의 IB 도입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등학교는 국내 교육과정 지침에 몇 가지 행정조치만 있으면 국제공인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국내 고교에서도 얼마든지 국제적 교육과정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충남삼성고는 개교 준비 단계에서 IB 연구의 바탕 위에서 교육과정을 설계했습니다. 졸업장과는 별도로 본교의 교육 목표에 맞는 최소한의 성취를 한 학생들에게 'CNSA 디플로마'를 수여하고 있습니다.

충남삼성고 학생들이 교사의 지도로 공학 관련 조별 활동을 하고 있다. 

◆"충남삼성고에선 IB 과정과 유사한 프로그램 운영"

- 수여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IBDP와 매우 유사한데 8과정의 디플로마를 운영합니다. △자연과학 디플로마, △생명과학 디플로마, △공학디플로마, △IT디플로마, △국제인문디플로마, △사회과학 디플로마 등이 있습니다.

- 한 분야를 예를 들어 소개해 주시지요?

국제인문디플로마는 사실 영어권이나 국제학부(자연계 포함) 지원학생들을 고려한 과정입니다. 국제인문디플로마를 IB 디플로마로 전환하면 큰 변동없이 IB 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 교사들 선에서는 많은 관심을 갖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설립 목적인 '글로벌 미래 인재 육성'을 달성할 수 있고, 졸업 뒤 진학 방향을 국내외로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지난 4월에 일본의 IB 학교를 방문하셨지요?

국립중고교인 학예대학 부속 국제 중등학교를 다녀왔습니다. 문부과학성의 IB 도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인증 받은 학교인 쯔쿠바 부속고등학교도 견학했습니다. 일본 IB 대사인 이쿠코 여사가 설립한 동경국제학교(TIS)도 방문했습니다.

- 참고할 게 있었는지요?

문부과학성과 IB 학교 경영자들, 교사들의 열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임감을 갖고 교육하고 있더군요.

◆"일본 교육 혁신에 필요한 답을 IB에서 찾아"

- 왜 IB 교육과정을 들여왔다고 하던가요?

학예대 총장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 IB를 추진하는 현실적인 이유 중에 하나로 '일본 교육이 큰 변화 없이 진행된다면 앞으로는 지금처럼 과학과 문학 등에서 노벨상 수상자는 끊어질 것'이라는 겁니다. 일본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 답을 IB에서 찾았다고 하더군요.

- 츠쿠바부속고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던가요?

츠쿠바부속고에서는 외부에서 IB 교사를 초빙한 것이 아니더군요. 기존 교사 중에서 희망자들에게 연수를 받게 하면서 준비를 끝냈다고 합니다. 이 분들에게 별도로 보상한 것도 전혀 없었답니다. 오히려 일반 학급 수업도 하면서도 IB 수업을 병행하는 열의를 갖고 있었습니다.

- 열정이 대단하군요.

안타까운 현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IB 공교육 도입의 1호에 해당하는 츠쿠바고교는 2017년 2월에 IB 학교로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2018년도 입학설명회 때 그 설명을 하고 IB를 희망하는 학생을 선발하였는데 그 인원이 9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IBDP는 2학년부터 받으므로 현재 이 9명은 내년부터 시작할 IBDP의 예비과정에 해당하는 프로그램과 일본의 국가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좀 의아했는데 의문은 어렵지 않게 풀렸습니다.

- 어떤 상황이던가요?

우선 이 학생들은 2년간 100만엔(1년에 50만엔)을 수업료와는 별도로 납부해야 했습니다. 6개 영역 중 두 과목은 영어로 진행되는 IB 수업을 수강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영어 실력을 갖추지 않은 학생에게는 아직도 IB가 어려운 난관이었습니다. 과목 개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각 영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표준과정과 심화과정을 이미 학교에서 정해 놓고 있어서 학생들의 선택권이 전혀 없었습니다.

 박하식 충남삼성고 교장/사진=신향식 

◆"후발주자인 한국이 일본보다 IB를 더 잘 운영할 듯"

- 그런 문제도 있군요.

학예대 총장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일본에서 먼저 IB를 공교육에 도입했지만 한국이 더 잘 운영할 것으로 본다고 하더군요.

- IB 도입을 위해 준비할 게 많겠지요?

도입을 결정하고 교육을 시행하기까지 (고등학교는) 2년에서 3년이 소요됩니다. IB 인증 뒤 신입생을 선발할 때 그 교육과정을 안내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인증 뒤 다시 2년이 지나야 IB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5년 정도의 장기 계획으로 진행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경기외고 부임 시절에 IB를 들여온 사연이 궁금합니다.

IB를 도입하기 위해 경기외고에 부임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당시 교명은 '명지외고'였지요. 경기외고의 법인이 현 봉암학원으로 변경되면서 외국어 교육 전문학교인 외고가 아니라, 제대로 글로벌 교육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법인에 생겼습니다. 저 역시 외고의 방향은 세계 시민, 더 나아가 글로벌 리더를 길러내는 데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IB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IB 학교 없어 부끄러웠다"

- 예전부터 IB에 관심을 갖고 계셨군요.

경기외고 이전의 학교에서부터 IB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경제 및 무역 규모로 볼 때 세계 10위권 국가지만 세계 공인 교육과정인 IB로 교육하는 학교가 하나도 없어 교육자로서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법인의 새로운 학교 발전 방향, 그리고 우리 고교가 국제적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IB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IB 도입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적지 않았습니다.

- IB의 장점을 설명해 주시지요.

IB 교육과정이 실제로 학교 외에서는(사교육에서는) 절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사교육 대신 공교육을 살림으로써 학교의 권위를 세워주는 효과가 있다는 뜻입니다.

- 또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IB는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공부답게 하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경기외고에서 IB로 공부한 첫 졸업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면담을 한 결과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IB를 만나서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고맙다고도 하더군요.

◆"사교육에서는 지도할 수 없다는 게 IB의 장점"

- IB를 왜 도입하였는지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영어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공용어로 수업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국제화 교육을 해야겠지요.

- 외국어로 수업하는 게 가능했습니까?

당시 경기외고 8개 학급 중 영어과가 4개 반 있었습니다. 그 중 1개 학급만 IB로 운영한다고 입학 설명회 때 알려주었습니다. 외국어로 수업할 수 있는 교사는 당시 재직 중이던 원어민을 활용했습니다. 재직 교사 중 자발적으로 지원하게도 했습니다. 일부는 신규 채용을 했지요.

- 추가 비용은 어떻게 하였나요?

학교의 일반예산으로 IB 교육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IB 교육 희망자에게 별도 납부(수익자 부담 형식으로)하게 했습니다.

- 학교장과 법인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면서 반감을 갖지는 않던가요?

학교장과 법인의 의지는 분명했지만 일방적 추진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국제화 교육팀을 만들어 연구하게 하고, 재직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실시하게 했습니다.

◆"학생들은 존중받을 권리도 있지만 지켜야 할 교칙도 있어"

- 교육부와 교육청의 허가를 받는 일도 필요했겠군요.

외고 교육의 선진화, 충실화를 위한 길이 IB 교육임을 설명하여 교육부와 교육청으로부터 도입 승인을 받았습니다. 후보학교 단계에서는 두 차례 심사단의 자문과 심사통과과정을 밟아야 합니다. 2010년 6월에 IB 학교 인증을 위한 후보학교 시절 첫 방문단의 학교 방문으로 준비 상황을 점검 받고 컨설팅(교사연수 상태, 학생 학부모 상담, 학교 교육 시설 점검)을 거쳤습니다. 여름방학 중 법인의 재정 지원을 받아 시설을 보완하고 교사를 충원하였습니다. 인증을 위한 실사단 방문(2010.12.) 뒤 보완 사항이 있었지만 그 해 12월 31일 최종 인증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 한국 교육의 문제점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교육기본법에 제시된,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윤리의식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게 큰 문제입니다. 학생들이 존중받아야 할 권리도 있지만 이들은 학생으로서 윤리의식도 확립하고 교칙도 지켜야겠지요. 하지만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의 눈치만 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교육철학과 윤리의식이 학교에서 사라져 안타깝습니다.

-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

2015개정 교육과정의 제12조(학습자)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①학생을 포함한 학습자의 기본적 인권은 학교교육이나 사회교육의 과정에서 존중되고 보호된다. ②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재 및 교육시설은 학습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개성을 중시하여 학습자의 능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마련되어야 한다. ③학생은 학습자로서의 윤리의식을 확립하고, 학교의 규칙을 준수하여야 하며, 교원의 교육 연구 활동을 방해하거나 학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조별 활동 중인 충남삼성고 학생들

◆"'BIG BOY'대신 'LITTLE ADULT'란 슬로건 즐겨 사용"

- 요즘 대학입시의 학종(학생부종합전형) 유지냐, 정시 확대냐를 놓고 논쟁이 치열한데 어떻게 보시나요?

고교와 대학 교육은 서로 연계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서로 독립성을 인정해야겠지요. 그런 의식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의 대입제도는 단지 대학에 진입을 허용하는 방식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평가방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지에만 신경을 쓰고 말더군요. 고등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할 것인지 깊이 성찰하지 않습니다.

- 어떻게 대안을 모색해야 하나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학에서 해야 할 기능과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분명히 정립해야 합니다. 대학 진학 전단계인 일반계 고교는 대학에서 필요한 학업 수행 능력, 전공 관련 역량 등을 충실하게 교육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고교와 대학이 (솔직하게 공개된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류 협력해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여야 합니다.

- 선생님의 교육철학이 궁금합니다.

왜 국내 고교생들에게는 세계적인 수준의 심층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활동을 하는 교육을 제공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IB도 연구하였습니다. 고교 3년은 인생의 다른 어떤 기간을 위한 준비만을 하는 시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 시기도 의미 있고 행복하게 보내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슬로건은 고등학생은 'BIG BOY(빅 보이)'가 아니라 'LITTLE ADULT(리틀 어돌트)'라는 말입니다.

- 충남삼성고를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훈은 자율, 창의, 품격(自律 創意 品格)입니다. 학생들을 어른으로 존중하고, 그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이 부분을 교육과정에 담으려고 신경을 썼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의 특징을 '학생선택 진로별 교육과정'(TARGET CURRICULUM)이라고 부릅니다.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꿈을 품고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대학 진학 성적 신경쓰지 않았더니 오히려 좋은 결과"

- 이를 위해서는 인성 교육도 중요하겠군요.

인성을 강조합니다. 인성 프로그램으로 'MSMP(Miracle of 66 days Melting Pot)'가 있습니다. 입학하면 66일 간 기숙사에서만 지냅니다.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과 태도를 몸에 익히는 시간입니다.

- 학교 슬로건이 무엇인가요?

'Beyond University'입니다. 입시 교육만 하지 말고 대학에서의 삶 그리고 그 이후 직업인으로서의 삶에 꼭 필요한 교육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학 진학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았더니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오네요.

- 2018학년도 입시실적도 좋다고 들었습니다만.

'신흥 명문'으로 우뚝 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서울대 합격생을 13명 배출하면서 광역 자사고 중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지난해 9명에서 4명이 늘었지요. 지난해 첫 졸업생 배출과 동시에 안산동산고에 이어 광역자사고 2위로 올라서더니 올해는 더 좋은 성과를 낸 겁니다.

- 이공계 계열에서 큰 성과가 있더군요.

충남삼성고는 창의적 과학공학 인재육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공학 특성화대학인 하얼빈 공대 6명, 카이스트 4명, GIST 4명, DGIST 2명, 포스텍 1명 등의 합격자를 냈습니다. 천안 아산 학생이 90%입니다.

 

 

신향식

필명 신우성. 언론인 출신의 입시전문가 겸 대학강사. 스포츠조선과 굿데이에서 체육기자로 활약했고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독서신문에서 프리랜서 기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경희대, 경인교대, 백석대, 인덕대, 신우성학원에서 작문(글쓰기) 관련 출강.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에 관한 연구'의 요약본이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수록. 신우성글쓰기본부 대표. 저서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